문화재청, 내달 13일 진위 여부 판가름
"국가 문화재 지정 투명성 확보 계기 삼자" 여론
입수경로 등 수사중인 경찰도 심의결과 예의 주시

2015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해 위조활자로 확인된 청주고인쇄박물관 소장 '증도가자(證道歌字)'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7년 동안 지리한 진위싸움을 거듭하고 있는 '증도가자'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지난 2010년 9월 공개이후 세계 최고(最古) 논란을 지속해 오고 있는 '증도가자'의 진위여부가 오는 4월 13일 판가름 날 예정인 가운데 이번 결론을 계기로 문화재 역사 바로 세우기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다.

문화재청은 내달 13일 동산문화재위원회를 열고 '증도가자 문화재 지정 심의'를 통해 서울 다보성 고미술관이 신청한 증도가자로 추정되는 고려금속활자 101점에 대한 결론을 낼 예정이다. 서울 다보성 고미술관은 증도가자가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고려 1377년)보다 138년 앞선 것이라며 2011년 문화재 지정 신청을 냈으며, 2015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청주고인쇄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증도가자 추정 금속활자 7점에 대한 3차원 컴퓨터 단층촬영 결과 위조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 치열한 진위 논란을 지속해 오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에 따라 2015년 동산문화재분과 문화재위원회 '고려금속활자 지정조사단'을 꾸려 집중 분석에 들어갔으며, 지난해 12월 말 홈페이지에 증도가자 101점에 대한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올해 1월 13일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이후 지난 2월 16일과 20일 두차례에 걸쳐 성분 분석, 서체, 주조와 조판 전문가와 국립문화재연구소, 국과수 연구원들이 모인 가운데 간담회를 실시했다.

첫번째 간담회에 참석한 황정하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실장은 "납 동위원소 분석에 있어 한국으로 단정 지울 수 없는 점과 먹 탄소연대 측정에 있어서 편차가 크기 때문에 몇십년을 단위로 말할 수 없는 점 등 문제점을 강력 제기했다"며 "특히 증도가자의 출처가 일본이라고 하는데, 2013년에 추가공개한 11점의 먹 성분 탄소연대측정 결과가 현대로 밝혀진 만큼 이는 결국 모든 활자가 현대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지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번째 간담회에서는 주조와 조판에 있어서 금속활자(증도가자)가 목판 번각본(증도가)와 서체가 일치하는 않는 점, 활자와 조판이 맞지않는 점 등이 제기됐으며, 참석자들간 결론없는 이견이 반복됐다는 분위기를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내달 13일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에서는 최종 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증도가자에 대한 문화재 지정 가치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며 "지정·취소·보류중 하나의 결정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두달에 한번씩 열리는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는 심의기관이며, 이날 어떤 결정이 나느냐에 따라 앞으로 몇번이 더 개최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고려금속활자 증도가자 자료사진 / 중부매일 DB

이에 대해 지역의 문화재 전문가는 "다시 말하고 싶지도 않지만, 문화재청이 그렇게 오랫동안 증도가자에 대한 전문가 조사를 하고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공개검증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코미디였다"며 "문화재청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자료를 보면 증도가자가 고려금속활자가 아니라는 추정은 가능한 반면 진짜라는 분석은 없는데 '중립성 확보'라는 명분으로 요식행위를 계속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문가 간담회도 논란을 둘러싼 양측이 각기 자신들의 주장을 거듭하는 소모적인 자리일 수 밖에 없지 않냐"고 반문하고 "아무쪼록 문화재청이 현재 우리나라의 시대적 요구인 국가의 모든 분야를 바로 세우고 사회정의를 지키는 정직한 결론을 내리고, 국가 문화재 지정에 있어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재정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대전지방경찰청도 지난 2015년 11월부터 증도가자 입수한 경로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으며, 이번 문화재청의 심의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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