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연현철 디지털미디어부 기자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은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웹과 SNS상에서 그대로 증명되기도 한다. 본사에서 운영하는 페이스북에는 기사는 물론, 소방서에서 제공받은 화재영상들을 게시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조회수는 타영상과 비교해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30~40배 높게 나타난다.

화재의 규모, 피해액 등도 조회수에 영향을 미치지만 피해가 적고 빠른 시간내에 진압된 영상도 이에 못지않은 조회수를 기록한다. 화재영상이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지역언론사의 특성상 뉴스의 기본요소중 하나인 '근접성'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사람들은 먼 곳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뉴스에 관심이 많다'는 의미로, 자신이 거주하는 인근 지역에 사고가 나거나 자주 오가는 곳에서 사건이 발생하면 큰 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뉴스의 성격을 지니지 않고 흥미유발에 초점을 맞춰 싸움영상 등을 게시하는 SNS 페이지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페이지들은 우리 주변에서 사람간에 다투는 모습이 촬영된 영상을 한데 모아 게시하기도 하는데, 일부 사람들은 해당 게시물들에 "재밌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연현철 기자

이제는 기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SNS를 통해 사건·사고를 전달하는 보도적 성격을 띠면 사회개선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대다. 싸우는 것을 말리지도, 안타까워하지도 않고 되레 사람들을 불러모아 함께 구경하자는 것일까. 이러한 영상을 게시하는 운영자에게 '의도'를 물을 것인지, '심보'를 물을 것인지, 이제는 우리들의 문제의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더 이상 구경꾼으로 남아있어서는 안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