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이시종 지사가 15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9년 세계 스포츠어코드 컨벤션 충북 유치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스포츠어코드 컨벤션은 100여 개의 국제경기연맹, 대회 조직위 등 2천여 명의 국제 스포츠 정상들이 모이는 '스포츠계의 UN총회'이다. /김용수

원천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이 완제품을 생산하며 기대에 부풀어 사업화를 시작한다. 어느 시장, 어떤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기술력을 보유했음에도 매출은 쉽사리 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업과 제품에 대한 충분한 마케팅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았을 때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처한 상황이 중소기업의 그것과 여러모로 비슷하다. 지자체마다 제각기 고유의 브랜드를 만들고 이미지를 제고하고자 노력하지만 전략적이며 정확한 타깃을 공략하지 않는한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 제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 괴산유기농산업엑스포는 마치 캐리비언 시리즈가 개봉하듯이 독특한 테마와 합치되어 개최되기에 상당부분 효과를 보고 있다. 그렇다면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은 어떤 전략적인 성공포인트를 가져갈 것인가?

지난 6월 15일 충북도는 '2019년 스포츠어코드 컨벤션(SportAccord Convention)'유치를 선언하였다. 스포츠어코드 컨벤션은 IOC를 비롯해 국제스포츠경기연맹들의 국제회의와 전시부스를 운영하는 스포츠계 세계 최대 컨벤션 행사로 2013년 스페인 마드리드(1회)를 시작으로 2016년 서울(4회), 2017년 덴마크 오르후스(5회)에서 열렸고 2018년엔 태국 방콕(6회)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충북도는 지역의 국제적 브랜드 이미지 공고화를 통해 국제 스포츠·무예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 마련과 함께, 스포츠·무예산업 진흥에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스포츠어코드 컨벤션 유치를 선언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늘어나는 복지비용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고 축제 등 각종 행사에 소요하는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국제행사를 지양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충북도의 세계적 인지도는 크게 낮은 상황에서 충북에 소재한 기업들의 해외진출과 해외기업의 충북 투자유치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 달리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역 이미지 마케팅을 위한 국제행사를 투입대비 성과라는 계량적 잣대로만 평가하기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유치의 궁극적 목적이 지역의 부가가치 창출을 겨냥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기업의 제품경쟁력과 브랜드인지도를 강화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세계적인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기업치고 타 제품에 비해 월등한 품질을 지니고 있지 않은 것이 없듯이, 성공적 개최 또한 궁극적으로는 지역이 내세우는 콘텐츠와 우수한 상품에 기인할 수밖에 없다. 괴산을 유기농 특화지역으로 선포하고 유기농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면서 인지도를 넓히듯, 제천을 한방천연물의 본향으로 도약시키듯 전적으로 지역의 특성에 기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는 충주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한국의 자랑스런 전통무예 택견이 콘텐츠이다.

스포츠컨벤션 어코드의 성공적 유치와 개최를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도민의 이해와 참여 속에 공감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왜 충북이 스포츠인가? 그만큼 스포츠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여타 지역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는가? 이를 확보하기 위해서 그 정당성을 효율적으로 홍보하고 있는가? 개최를 위한 각종 기반은 충분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네트워크는 온전히 구비되고 있는가? 등에 대한 점검과 적절한 해답이 제시되어야 한다.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전국 17개 시·도지사와 만나 강력한 지방분권제를 만들겠다는 의지와 함께 제2국무회의 신설근거 마련 등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 밝혔다. 지역을 알리는 국제적 행사를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고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형태야말로 새정부의 분권화정책과 부합되는 대표적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국제무예마스터십을 최초로 개최한 충북에서 스포츠컨벤션 어코드를 개최하는 것은 국제스포츠도시라는 이미지 구축의 개연성이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국제행사는 지역 이미지 개선과 홍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이다. 일회적 성과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대하기보다는 국제적 위상정립과 미래가치 창출을 위해 어떻게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축제로 만들 것인지 함께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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