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시리즈] 충청권 아파트 미분양 넘쳐난다 <下>
대전·충남·충북 아파트 미분양 물량 여전, 세종선 '0'건 대조

아파트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 중 청주, 천안, 서산, 아산 등 충청권에서만 대규모 청약미달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분양시장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청주 부동산시장에서는 '과잉공급'이 불러온 부작용으로, 분양물량 조절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용수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대책을 통해 신규 아파트 분양 규제를 강화하면서 반사이익을 노릴 수 있는 미분양 아파트들이 눈길을 끌고 있지만 '과잉공급'이 현실화되면서 '골칫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 양극화 '심화'

특히 대전과 충남·북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대출 규제 등 주택시장 불확실성 여파와 함께 이른바 '세종시 블랙홀 현상'까지 맞물리면서, 분위기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엎친데 덮친격으로, 충남·북 특정지역이 미분양관리지역 이름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부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완판 행진의 선봉에 선 '세종 주택시장'의 호황의 강도는 여전히 견고한 모습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7일 공개한 5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현황에 따르면 888가구를 기록한 대전의 미분양 물량은 전월 935가구 대비 5% 감소했다.

올해들어 1월 551가구, 2월 731가구에 이어 3월 998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분위기 반전으로 평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충청권은 미분양관리지역 '꼬리표'

충남 미분양 물량은 지속적으로 늘어 1천가구를 돌파했고, 소폭 감소세를 보인 충북은 여전히 556가구 규모의 미분양 물량을 떠안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이 지정한 미분양관리지역 중, 충청권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청약 미달 사태가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8·25 대책 발표 후, 현재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미분양관리지역이 발표된 상태다. 미분양관리지역은 미분양 주택이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 중 최근 3개월간 미분양 물량이 50% 이상 증가했거나 미분양 우려가 있는 지역이다.

실제 미분양관리지역 이름표를 떼지 못한 충북 청주를 비롯해 충남 천안·아산·예산 신규분양 아파트에선 청약미달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과잉공급에 따라 이들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도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 5월말까지 충남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0.36% 하락했다. 이 하락폭은 경북(-0.038%)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폭이다.

분양물량 조절 등 대책 마련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아파트 신규 과잉공급이 문제다. 분양물량 조절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반면 세종의 미분양 물량은 단 한건도 없었다. 그러나 정부의 과열지역 대응은 세종 매매가 상승을 둔화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19일 기준 세종의 매매가 변동률은 전주 0.78%에서 0.33%로 축소됐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추가 발생을 막으려는 정부의 조치(미분양관리지역 지정)에도 건설사들이 무리하게 이들 지역에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청약 미달'이라는 부작용을 자초했다"며 "보다 탄력적인 공급조절책이 시급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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