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최동일 부국장겸 음성·괴산주재

괴산 중원대 캠퍼스 전경 / 중부매일 DB

신입생 절벽시대를 맞은 대학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위기의 강도는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물론 교육당국이 대학 정원감축을 골자로 하는 대학구조개혁의 칼을 뽑아들기는 했지만 급격한 학령인구의 감소 앞에 큰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전국의 대학교 수는 4년제만 해도 200곳을 웃돌고 전문대를 합치면 340여곳에 달하며 사이버대학, 대학원대학 등을 합치면 400곳이 넘는다. 이같은 숫자에는 폴리텍대학 9곳과 과학기술원 등이 빠진 것으로 그야말로 전국 구석구석에 대학이 포진해 고학력자를 배출해내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넘쳐나는 대학에 들어갈 신입생 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 감소해 당장 내후년인 2019학번때부터는 신입생 자원이 대학정원보다 적은 '절벽'에 도달하게 된다고 한다. 더구나 불과 4년뒤인 2023년쯤에는 대학정원보다 10만명이나 신입생이 부족해진다고 하니 일부대학 캠퍼스가 텅텅 비는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대학정원이 53만명을 약간 웃돌았던 2016년 고교졸업자는 65만명이 넘어 12만명이나 많았지만 4년뒤인 2020년에는 50만을 겨우 턱걸이해 수만명이 결원이 예상된다.

여기에다 매년 대학진학자 비율(지난해 약 70%)이 떨어지는 만큼 대학들은 존속을 위해 신입생 확보에 목을 매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같은 상황은 수도권에 있는 4년제 대학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신입생을 모두 채우지 못한 곳이 지난 2013년 6%에서 2015년 14%로 증가했다. 신입생 모집에서 더 불리한 지방 4년제는 같은 기간 45%에서 56%로 늘어나 결국 절반을 넘겼다. 한마디로 전국의 대학들이, 특히 여건이 불리한 대학들의 경우 존폐의 위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앞날을 기약할 수 없는 대학들도 힘들지만 줄어드는 일자리로 내일이 막막한 대학생들도 힘이 들긴 매한가지다. 엊그제 한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한달 평균 생활비가 117만원이나 된다고 한다. 방학 등을 감안해도 한해 1천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생활비에, 이공계가 아니어도 1년에 1천만원을 넘는 등록금만 따져도 학부모는 물론 대학생 자신의 등골을 빼먹는 수준이랄 수 있다.

대학이, 대학생활이 이처럼 힘들어지면서 여러 대학교에서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들을 찾고 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인근 대전지역의 전문대학 4곳이 최근 경쟁보다는 상생으로 난국을 해쳐나가기로 하고 다양한 실천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젊은 층이 많은 대도시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대전도 이럴진데 하물며 농촌에 위치해 개교한 지 아직 10년도 되지 않은 중원대학교의 입지는 이들에에 비해 많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최동일 부국장

그래도 다른 대학에 비해 저렴한 등록금과 기숙사 지원 등 중원대만의 장점으로 비교적 빠르게 안착해 나갔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였다. 그런 중원대에 비리의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이 먹구름은 교수의 비위와 학사비리 의혹 제기로 가시화됐으나 그동안 중원대가 걸어온 불투명하고 비정상적인 과정속에서 어둠이 더욱 짙어졌던 것이다. 지금 중원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기숙사 불법건축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재단과 대학간에 지금과 같은 불분명한 관계가 지속된다면, 학교 운영자들이 아무도 책임지려하지 않고 입김만 불어넣는다면 '신입생 절벽'보다 더 심각한 '신뢰의 절벽'을 먼저 맞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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