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클립아트 코리아

살면서 우리는 좋은 일이 일어나면 '나에게도 이런 기쁜 일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쁜 일이 일어나면 '왜 하필 나에게만 이런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느냐'며 원망한다. 실패하면 좌절하고 비관하면서 마치 이젠 인생이 끝장난 거라 단정해버린다. 그러나 긴 안목으로 보면 인생은 좋은 일과 나쁜 일,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이라는 실에 의해 짜이는 한 조각 옷감이다. 기쁨과 행복 또는 슬픔과 불행이라는 옷감으로만 만들어진 인생이라는 옷은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고 만 생각하지 말고, 때론 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자.

즐거운 행복과 근심스런 불행은 영원하지도 절대적이지도 않다. 즐거움 뒤에는 근심이 기다리고, 불행 뒤에는 행복 또한 기다린다. 그러니 지금 이 행복이 영원하리란 생각도 하지 말고, 또한 이 슬픔이 지속되리란 염려도 하지 말자. 사람들은 행복이 찾아오면 그 기쁨에 빠져 행복이 영원할 것이라 착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 그 행복이 지나가고 불행이 다가올 때 아무런 대비 없이 당황해 한다. 노자의 《도덕경》을 보면 "아, 행복이여. 그 뒤에 불행이 기다리고 있구나! 아, 불행이여. 그 뒤에 행복이 기다리고 있구나!"라는 내용이 있다. 행복과 불행은 늘 교차하며 인간의 삶에 끼어든다. 그러니 당장의 행복과 불행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상의 모든 움직임은 결국 극에 이르면 반전(反轉)이 된다. 달이 차면 기울고, 달이 기울면 다시 차게 된다. 성공이 있으면 실패가 있고, 행복 뒤에는 불행이 도사리고 있다. 나에게 다가온 영광이 크고 화려할수록 치욕 또한 치명적이다. 나에게 이익이 크면 그만큼 손해도 막심하다. 갑자기 돈을 벌어 재산이 늘어나면 그만큼 가족 간의 관계가 소홀해질 수도 있다. 나쁜 길로 접어들 기회도 비례하여 많아진다. 때문에 나에게 권력이나 이익이 다가오면 무조건 웃을 게 아니라 한 번 더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익과 손해는 늘 같이 다니고, 영광과 치욕도 형제처럼 함께 온다. 세상에 어떤 일도 완전히 이익만 되거나 온전히 손해만 되는 일은 존재할 수 없다. 지금은 손해 같지만 나중에 이익이 되어 돌아오고, 당장은 이득 같지만 훗날 손실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도 흔하다. 기쁜 일이 생기면 그 뒤에 슬픈 일이 뒤따르고, 많이 소유하면 또한 잃어버리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당장의 세상사를 좋고 나쁨만으로 쉬이 단정하지는 말아야 한다. 현재 좋은 일이 생겼다고 너무 날뛰고 자만할 일만도 아니다. 그렇다고 지금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고 지나치게 낙담하거나 비관만할 것도 없다는 얘기다. 살다보면 인생의 먹구름 뒤에 햇볕이, 햇볕 뒤에 먹구름이 몰려 올 수도 있다. 비록 말같이 생각처럼 쉽지 만은 않지만 과도하게 일희일비 하지는 말자. 크게 보면 우리의 삶은 새옹지마(塞翁之馬) 그대로다. 호사다마이고 전화위복인 것이 인생이다. 변방의 노인이 말을 잃어버린 것이 꼭 나쁜 일만은 아니었듯, 그렇다고 잃어버린 그 말이 암말 한 마리를 데리고 돌아온 일이 반드시 경사만은 아니었듯 말이다. 재물이 늘어나면 근심도 커지고, 지위가 높아지면 외로움도 더하는 법이다. 평탄하고 굴곡 없는 삶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꽃밭과 가시밭길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산이 높으면 골짜기 또한 깊은 법이다. 때문에 무조건 좋거나 나쁘기만 한 삶은 있을 수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삶의 흐름은 공평하리만큼 희로애락이 순환하고, 새끼 꼬듯이 꼬아지는 과정의 연속이기 마련이다. 인생이라는 노를 저어가면서 세파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하려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고 중요한 까닭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