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자식농사 잘 지었다고 주위로부터 극찬을 받는 이가 있어 본인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행동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 믿으면서 익명으로 소개함을 지면으로 양해를 구한다.

택배기사 최 씨는 마흔 여섯에 베트남 여성과 국제결혼을 하여 아들만 셋을 두었다. 홀어머니가 아이들을 잘 돌봐주어서 최 기사는 작장에 충실할 수 있었고, 베트남 며느리도 시어머니의 도움으로 한국말도 잘하고, 아웃과도 잘 어울리면서 틈을 내서 알바도 한다. 초등학교 3학년의 아들은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베트남어를 잘해 이중언어 말하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최 씨가 주변인들의 존경을 받는 데에는 몇 가지 사연이 있는데, 그 첫째는 자녀들에게는 물론이고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의 부정적인 말과 행동을 내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른 아이 구분 없이 먼저 인사하고 꼭 존대 말을 쓰며, 아무리 화가 나도 욕설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려서 사과하고, 어쩌다 술을 마셔 취하게 되면 자기 논밭 둑을 돌아다니며 건사를 하다가 술기운이 없어지면 그제야 집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노모와 가족들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란다.

그런 그를 두고 주변사람들은 '남이 보는 데서만 착한 척하는 이중인격자요 아첨하기 좋아하는 살살이'라고 비난을 했으나 그의 대답은 늘 한결같다고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지, 자식들이 뭐든지 매일 보는 가까운 부모한테서 배우지 먼 성인군자한테 배우는 것 봤나? 어른이면 어른다워야지!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인가?'

두 번째는 언제 어디서나, 남이 보거나 말거나, 사람이나 짐승이나, 힘들거나 귀찮아도 항상 자신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형편도 넉넉지 않으면서 택배일로 알게 된 독거노인들 보살피는 일을 쉬지 않고 있으며, 주말이면 조손가정의 청소년들을 자기의 자녀들과 함께 지역아동센터로 불러 모아 승용차가 있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선현과 위인, 애국지사와 의사 열사 효자들의 유적지를 찾아다니며 그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있단다. 그 모든 비용은 자신이 부담하고서.

셋째는 가족들과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사람들과 한 약속은 꼭 지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 가장 정직한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단다. 누구와의 약속이든 크고 작은 것 구별 없이 밤을 새워서라도 지킨단다. 아이들과 함께 아내에게서 베트남어와 문화를 공부하는 것도 빠지지 않았고, 몸이 좀 불편해도 가족행사나 동네의 일에 불참하지 않으며, 공과금 마감일을 한 번도 넘겨본 적이 없고, 차선과 신호와 속도위반이 한 번도 없단다.

자기네 아이들이 두 눈 크게 뜨고서 똑바로 지켜보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어떤 잘못도 저지를 수가 없었단다. 아이들이 잘못을 했을 때 무슨 낯으로 바로 잡아주겠으며, 잘못을 저지르면 아이들 앞에서 당당할 수가 없어 의식적으로 바른 행동을 하고, 고운 말을 쓰며, 먼저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약속이행에 솔선한단다. 커나가는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고 싶어서란다.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어른들이 국민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사람답게만 살아간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분들을 존경하고 따르게 되어 사람 만드는 일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될 텐데. 가르치는 사람이 말로만 잘하라고 하지 말고, 자기가 먼저 잘 된 본을 보여주면 얼마나 좋을까!' 꾸며서라도 좋은 생활모습을 보여주잔다. 그러다보면 그것이 자신의 습관이 되어 저절로 행동으로 옮겨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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