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성범 수필가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우리는 누구나 더 행복해지길 원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를 열어간다. 그런데 이 행복은 나 혼자만으로는 이루어 질 수가 없다. 우리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이다. 함께 행복을 이루어 나가는 방법 중 하나가 친절이 아닌가 한다. 어느 책에서 읽은 예화를 음미해 보고자 한다.

어느 뜨거운 여름날 오후 평범한 옷차림의 한 할머니가 가구점 앞에서 오랫동안 서성이며 서 있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할머니에게 가구점 사장이 말을 걸었다. '어르신, 누구 기다리시나본데 안에 들어오셔서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세요' '아니오, 젊은 이, 우리 아들이 데리러 온다고 했는데 웬일인지 오지를 않네, 그래도 영업하는 가구점에서 사지도 않을 건데 들어가기 괜히 미안해서 --' '아니예요, 어르신, 가구점에 널린 게 쇼파인데 할머니 앉으실 소파 없겠어요? 편하게 앉아서 기다리세요--' 가구점 주인은 할머니를 가구점 안으로 모셔 쇼파에 앉게 하였다. '시원한 음료수 드시면서 부담 갖지 마시고 편하게 기다리세요, 아드님 오시면 제가 알려드릴께요--'

그렇게 말하고 나아가서 가구점 주인은 계속해서 밖을 보며 할머니 아들의 차가 오는 지 한참을 살폈다. 그러나 결국 아들은 오지 않았고 할머니는 한참을 기다리다 돌아가야만 했다. 고마워요, 젊은이, 아들이 무슨 일이 있나보군요, 약속을 어길 아들이 아닌데 ---, 그나저나 너무 고맙구려, 덕분에 뙤약볕 밑에서 고생하지 않고 시원하게 기다리다 갑니다'

그렇게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환한 얼굴로 헤어지게 되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며칠 뒤 정장을 입은 낯선 사람이 편지 한장을 들고 가구점을 찾았다.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친애하는 사장님, 제 가족이 탄 자동차가 사고가 나는 바람에 어머님과 약속을 못 지켜 어머님을 오랫동안 기다리게 한 사람입니다. 어머님 말씀이 사장님 덕분에 시원한 사무실안에서 편하게 기다리다 돌아왔다고 하시니 아들인 저로서는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직접 찾아뵈어야 하는 데 출장이 계속 잡혀 있어 이렇게 인편으로 편지를 전해드립니다.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편지를 전한 그 신사는 편지를 쓴 사장의 부하직원으로 자기네 사무실과 사장님 새 저택의 가구를 바꿔야 하니 주문을 하겠다고 했다. 편지를 쓴 사람은 바로 철강 왕으로서 미국의 최고부자이면서 검소함을 실천했고 오늘날 미국의 기부문화를 창조했다고 칭송받는 바로 앤드류 카네기였다. 이런 카네기와의 인연을 계기로 가구점의 젊은 사장은 미국 내 최고의 가구업체의 사장이 되었다 고 한다.

이성범 수필가

진심과 정성을 담은 친절은 사람을 감동시킨다. 그런 진정성 있는 친절을 받은 사람은 누구나 보답하고자 최선을 다한다. 사람을 따뜻하게 만들고 이 세상을 살만하게 만드는 것은 다른 사람이 나에게 나누어 주는 마음이다. 상대방에게 아무런 대가없이 베푸는 친절은 우리를 살맛나게 만들어 준다. 길가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노인들의 짐을 미소 한 줌과 함께 들어 줄 수 있는, 은행창구에서 바빠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을 위해 한 걸음 물러나 먼저 사용하도록 양보하는 그런 사람, 내가 그런 사람이 되고 내 도움을 받은 사람이 그런 사람이 되고 그렇게 친절이라는 전염병이 온 세상에 번진다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더 따뜻하고 행복질 것이다. 불현 듯 "친절은 사회를 하나로 묶는 황금 사슬이다" 라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말이 뇌리를 스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