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최동일 기자] 지방정부가 중앙의 통제를 벗어나 자율적으로 혁신역량을 경쟁할 수 있는 지방분권체제가 확립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치입법권의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재은 수원시정연구원장(전국지방분권협의회 공동대표)는 25일 중부매일과 충북도 국토균형발전 및 지방분권촉진센터 주관으로 보은군청에서 열린 지방분권개헌 보은군 토론회 주제발표에서 "지방자치가 중앙의 통제를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원인은 헌법규정의 취약성에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원장은 "대한민국은 지금 지방정부에 대한 중앙정부의 규제와 통제로 지방정부의 기능은 마비됐고 중앙정부는 과부하 상태"라며 "후발국가의 추격을 벗어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방분권체제로의 개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지방자치에 대해 "결정권을 중앙정부가 장악하고, 지자체는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한 사무·사업을 집행할 뿐인 중앙집권적 분산체제"라며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에 의해 집행의무가 부여된 사무 처리에 행정과 재정을 모두 소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원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헌방향으로 "주민자치권을 기본권의 하나로 규정하고, 주민의 대표인 지방의원에 의한 자치입법권이 규정돼야 자치조직권이나 자치재정권, 자치복지권을 실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헌법 전문에 통일을 대비한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고 선언하고 지방분권국가라는 규정을 포함해야 한다"며 "권한배분의 원칙으로 보충성을 규정해 주민의 삶에 직결된 공공서비스는 기초지방정부가 담당하고 자치재정권과 관련된 국세와 지방세, 공동세에 관해 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 두번째 주제발표자인 이두영 충북도 국토균형발전 및 지방분권촉진센터장은 지방분권개헌국민회의가 마련한 '개헌안' 요지를 설명한 뒤 참석한 패널들과 지정토론을 이어갔다.

이날 지정토론에는 하유정 보은군의원, 안광윤 보은군 경제정책실장, 박진수 보은문화원 이사, 김홍길 보은군기업인협의회 부회장 등이 패널로 자리했다.
　
이자리에서 하 의원은 "지방분권이 되면 부자 지자체만 득을 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며 "특히 보은군처럼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정부에 대한 재정분권의 합리적인 대안들이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두번째 패널인 안 실장은 "지방자치 실현의 가장 핵심적 요소는 자치재정이라 할 수 있다"며 "출발선부터 다른 도·농을 대상으로 일방적인 지방분권을 시행한다면 심각한 지역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이사는 "지역의 문화 수준을 높이면 주민이 행복해지고, 문화를 매개로 지역사회가 통합되면 지역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커진다"며 "지방분권의 핵심이 주민자치인 만큼 '문화분권'이 선행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부회장은 "현재 중앙정부에서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정책들은 현지 실정에 맞는 않는 것이 너무 많다"며 "지방정부의 경제적 자립이 곧 지방분권의 핵심 키인 경제분권에 이르는 길"이라고 밝혔다.
　

앞서 개회식 축사에서 정상혁 보은군수는 "분권 없는 자치는 공허하고, 균형발전 없는 분권은 맹목"이라며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라는 조화만이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쌍두마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자 보은군의회 의장은 "지금이 바로 지방분권형 개헌의 골든타임"이라고 주장하고 "지방분권 개헌으로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를 재창조해야할 때"라며 지방분권 토론회 개최를 환영했다.
　
2시간여 동안 이어진 이날 토론회에는 이정 중부매일 대표이사와 정 군수, 고 의장을 비롯해 보은군 공무원과 지역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