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송휘헌 정치행정부 기자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이윤택 전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행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편 한국극작가협회는 이 전 감독을 회원에서 제명한다고 지난 17일 입장을 냈다. 이와 함께 한국여성연극협회가 성명을 내는 등 각종 연극 단체에서도 이 전 감독 사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8.02.19. / 뉴시스

서지현 검사가 지난달 29일 방송에 나와 "검찰 내에서 성추행이나 성희롱 뿐만 아니라 성폭행도 당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계기로 권력을 가진 자가 권력을 이용해 지위가 낮거나 힘이 약한 여성에게 위력을 과시하고 성폭력을 저지른 것을 피해 여성들이 직접 고발하고 있는 ME TOO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연극 연출가 이윤택씨에 대해 성추행, 성폭행을 넘어 낙태까지 했다고 폭로한 일은 가히 큰 충격적이다. ME TOO운동이 계속적으로 확산하는 모양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역에는 쉽게 입을 열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방대 비하 막말과 성희롱·협박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청주시립국악단 조정수 지휘자 사건에 대해서 사건 당사자들은 본보 보도가 나가기 전까지 입을 열지 못했다.

이는 지역사회에서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말하기는 아직도 따가운 시선과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이러한 운동에 소외된 것은 지역만이 아니라 남성도 포함된다. 지난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남녀 근로자 모두를 위협하는 직장 성희롱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15개 산업분야 근로자(3천명) 중 29.0%가 6개월간 주 1회 이상 성희롱 경험했다고 답했다. 근로자 1인이 6개월간 평균적으로 경험한 성희롱 횟수는 남자 6.79회, 여자 5.79회로 나타났다.

송휘헌 정치행정부 기자

지난해 12월 증평군청 여성 공무원이 남성 부하 직원에게 수회 성회롱 발언을 했다가 강등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와 같이 ME TOO 캠페인에 지역과 남성은 사각지대에 있지 않는지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 한다. 캠페인을 통해 우리사회에 침묵했던 성폭력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리고 괴물이 되어버린 일부 썩은 권력자들을 도려내 이 땅에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된다. 또 ME TOO 캠페인이 남성과 여성으로 가를 것이 아니라 누구나 피해자가 될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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