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숲해설가

매화 꽃 / 중부매일 DB

이제 한 낮은 초여름 같습니다. 봄비가 몇 번 내리고 들판에는 푸른빛이 돌기 시작합니다. 거리에 노란색의 산수유 꽃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감탄과 함께 봄은 우리 곁에 더 다가왔습니다. 매화는 오래전부터 사랑을 받아온 나무입니다. 특히 문인들이 가장 사랑한 나무로 꽃이 피면 매화나무, 초록색 열매가 달리면 매실나무라 부릅니다. 또 시기를 달리해 이름이 붙여졌는데 일찍 꽃이 피기 때문에 조매, 겨울에도 꽃을 핀다고 동매. 그리고 눈 속에도 핀다고 설중매라는 이름으로 불리었습니다. 꽃의 색으로도 달리 불러 붉은색으로 피면 홍매, 흰색으로 피면 백매라 불렀습니다.

매화는 역사 속에도 등장을 많이 합니다. 대표적인 내용이 고려시대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에 매실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 등장합니다. '매실은 신 맛이 강해서 생각하면 입 안에서 침이 돌게 된다.' 중국에는 더 오래된 기록들이 있는데 우리가 잘 아는 삼국지에 조조 군사들이 행군 중에 길을 잃어 갈증으로 몹시 괴로워할 때 조조가 큰 소리로 산 너무 큰 매화나무 숲이 있으니 매실을 따먹어라 외치자 군사들이 갈증을 잊고 걸었다고 합니다. 우리 곁에 오랫동안 함께 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매화나무가 많습니다. 첫 번째로 강릉 오죽헌에 있는 천연기념물 484호로 지정된 율곡매입니다. 수령이 600년 정도 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율곡 선생과 신사임당이 가꿨다고 합니다. 3월 말에 매화꽃이 피면 오죽헌에 은은한 매화 향으로 가득 채워진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지리산 화엄사에 있는 천연기념물 485호 인 매화나무입니다. 수령은 450년 정도 추정하고 있으며 화엄사 뒤로 길을 따라 오르면 대나무 숲 사이에 나무가 있기 때문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볼 수 없습니다. 야생에서 자란 매화이기에 야매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그 삶의 강인함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장성 백양사에 있는 천연기념물 486호 고불매입니다. 고불매는 백양사 안쪽에 담장 옆에 있는데 만나보면 죽은 나무처럼 보입니다. 매화나무의 특징이 가지가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가지에서 아름다운 꽃이 핀다고 해서 환생이나 고통을 이겨내고 성공을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순천에 유명한 사찰인 선암사에 있는 천연기념물 488호 선암매입니다. 350년에서 600년 되었다고 하는데 이 곳에 다른 매화나무들이 군락 심겨 있어 매화꽃이 필 무렵 꽃 대궐의 모습입니다.

미선나무 / 중부매일 DB

충북에도 봄에 사랑받으며 생태적으로 중요한 미선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천연기념물 제147호 괴산 송덕리 미선나무 자생지, 천연기념물 제220호 괴산 추점리 미선나무 자생지, 천연기념물 제221호 괴산 율지리 미선나무 자생지, 천연기념물 제 364호 영동 매천리 미선나무 자생지, 천연기념물 제370호 부안 미선나무 자생지로 총 5곳이 선정되어 보전되고 있습니다. 총 5곳 중에 충북에 4곳이 있으며 충청도에 모두 있습니다. 예전 기록에는 조선육도목으로 여섯 개 도에 모두 서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미선나무가 처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14호로 지정된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에 미선나무 자생지입니다. 천연기념물 번호는 지정된 순서부터 번호를 부여받게 되는데. 14호면 상당히 일찍 지정된 것입니다. 하지만 미선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이 전국에 알려지자 사람들의 무단 채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숲해설가

취로 인해 수난을 당하게 되어 서식지가 파괴되었습니다. 그래서 1973년도에 이곳의 미선나무 자생지는 천연기념물로 해제가 되었습니다. 아직 미선나무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매화만큼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인지 미선나무를 만나기 위한 노력이 미미한 편입니다. 미선나무는 충북의 자랑이자 세계에 유일한 1속 1종의 생태적 보물입니다. 물론 홍보도 중요하지만 홍보와 보전은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미선나무 서식지의 가치를 생태적이고 전문적인 알림을 통해 보전, 교육, 관광의 역할을 하기를 바라봅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