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엄길청 경제평론가·경기대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내 첫 애플스토어 개장 둘째 날인 1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애플 가로수길을 찾은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18.01.28. / 뉴시스

기업의 가치를 회계적 평가로 하고 아파트 가격을 평당 분양가를 기초로 평가하던 기본적 평가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제품을 만들면 장기간 시장을 점유하며 성장과 수익을 내던 방식에서, 시간이 가면서 스스로 기술과 서비스가 진화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차원을 달리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정한 재고와 원자재에 의해 수익을 관리하던 방식도 이제는 생산방식의 혁신이 이어지면서 그리 신통한 수익방식은 아닌 것이 되어 가고 있다.

공전의 히트작인 소나타시리즈 하나 가지고 긴 세월을 성장하고 주가가 오르던 현대자동차도 신차가 세상을 매혹시키지 못하면 주가는 그대로 있고 심지어 구형모델 차도 판매가 부진해진다. 이제 자동차회사라면 기계와 컴퓨터와 인터넷이 하나가 되어 사람이 사용하기 좋은 디바이스를 자동차 형식으로 지속적으로 구현해 내야 기업 매출도 오르고 기업의 주가는 오른다. 제약회사들이 효능이 좋은 신약을 만들면 그것을 생산하여 소비하는 과정이 기계와 컴퓨터와 인터넷이 연결되어 만들고 다시 사용자에게 전달된다.

독일의 아디다스가 신발을 만드는 과정도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대로 컴퓨터가 신발을 그리고 공장에서는 기계로 신발을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해외직구로 우리 소비자에게 온다. 누구도 중간이 개입하지 않는다. 이게 스마트기업이다. 건설회사들이 아직도 빈 땅에 박스형 아파트를 지어 돈을 번다면 그 회사 주가는 오르기 어렵다. 도시가 이제 스마트시티로 변하는데 그 위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올려놓으면 어떻게 긴 세월동안 호환이 되겠는가.

서초구가 삼성타운 부근의 공터인 롯데칠성 부지와 코오롱 체육관 부지, 그리고 진흥아파트 재건축을 묶어 일본의 롯본기 힐 식의 콤팩트시티를 만들겠다고 구상을 발표했다. 이는 강남서초란 도심지역을 융복합의 스마트시티로 만들기 위한 첫 출발로 보여진다. 애플이 압구정동과 신사동 사이의 가로수거리에 20년간 600억원의 임대료를 미리 내고 플래그쉽 매장을 내기로 했다. 이 지역이 장기간 최고급상권으로 자리할 것이란 예상을 전제로 한 일이다. 당장은 여러 가지 행정적인 규제가 있지만 애플은 궁극적으로는 이 지역이 스마트시티로 재생될 것을 확신하는 결정이다. 여기서 바로 강 건너의 한남동에는 더힐이란 최고급아파트 부근에 다시 이보다 더 고급 아파트를 기획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그 인근의 유엔빌리지 일대도 스마트시티로 변한다는 예상을 하게 된다.

사정이 이런데 아직도 주식·부동산 투자를 주가 챠트와 떠돌아 다니는 정보나 시장흐름을 보고 직관으로 대응하는 투자자세는 점차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이제 투자자는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처신해야 한다.

엄길청 경제평론가·경기대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각종 센서나 초지능이나 빅데이터에서 나오는 결과가 또 다른 상황을 만나 해결하는 수많은 새로운 일들의 확장가치를 한사람의 머리의 힘과 이전의 경험으로 대응하는 것이 점점 한계가 느껴진다. 그러므로 여러 가지 스마트기술의 평가와 그에 대한 투자가치를 초 지능적인 시스템 판단을 통해 분별해 내고 이를 개인 투자판단에 활용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그래서 투자자라면 일상이 아주 성실해야 하고 늘 학습욕구가 높아야 한다. 그래서 이제는 투자 대상을 고르기 위해 관심기업을 찾을 때 일단 생산과 판매와 고객관리가 스마트 기업인지, 관심투자 지역을 볼 때 건물입지와 지역의 행정환경이 스마트시티 지역인지부터 가려보아야 한다. 증시에서 한동안 주목을 받던 바이오 주식이나 부동산에서 강남서초의 주요 지역 재건축아파트 부지가격 상승은 이런 배경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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