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기능경기대회 주목할 선수] 2. 대회 첫 다문화가정 선수
기계설계CAD직종 폴리텍대 다솜고등학교 아담·건희 군
중국인 엄마 둔 박건희 군, "'공돌이' 편견 버렸으면"

충북기능경기대회 첫 다문화가정 선수인 제천의 한국폴리텍대학 다솜고등학교 박건희(왼쪽, 중국), 지마 아담 휘로(파키스탄) 학생이 기계설계CAD직종에 출전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신동빈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나중에 어른이 되면 아버지나라에 가서 제 기술을 활용해보고 싶어요. 중2때 아빠랑 파키스탄에 갔다가 결심한 거예요. 파키스탄은 빈부격차가 크고 전기, 경제문제가 많이 어려워요. 저는 밀링, 선반, 머시닝 등 기계를 다 다룰 수 있으니까 도움이 될 거예요."

기계설계CAD직종에 출전하는 충북 제천의 한국폴리텍대 다솜고등학교(공업고) 컴퓨터기계과 3학년 지마 아담 휘로(19) 군은 파키스탄 아버지를 둔 다문화가정 출신이다. 충북기능경기대회 역사상 첫 다문화가정 선수다.

아담 군의 아버지는 파키스탄 현직 시장(시(市長), 어머니는 간호사다. 부모의 지지와 응원이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글로벌사회니까 꿈도 글로벌해야죠. 세계 '원탑(one top·최고)'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매순간순간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컴퓨터기계쪽 공학자를 꿈꾸는 아담 군은 최근 대회준비를 위해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11시간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맹연습을 하고 있다. 그는 컴퓨터응용밀링자격증도 갖고 있다. 이번 충북대회에서 은메달을 시작으로 전국대회, 세계대회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고 배워서 겸손하려고 노력하는데, 실력을 보여줄 때에는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에게 뒤처지지 말자는 게 제 생활신조입니다."

CAD(컴퓨터이용설계) 기술을 배우고 익히고 전문화하는 긴 시간을 거치면서, 기억에 남는 일로 같은 다문화가정 친구와 함께 어려움을 나눴던 시간을 꼽았다.

"매일매일 훈련에 매달려야 하니까 힘들잖아요. 고달픈 마음을 건희랑 같이 얘기하면서 서로 의지하고 버텼는데 그게 '추억'이 됐어요. 건희는 '경쟁자'라기보다는 '전우(戰友)'에요."

아담군과 그의 친구 박건희(19) 군은 공통점이 많다. 같은 다문화가정 출신에다 같은 학교 같은 과, 같은 나이이고, 이번 대회에서 같은 직종에 출전한다. 건희 군은 엄마가 중국인으로 충북 괴산에서 살고 있다.

"캐드(CAD)직종은 컴퓨터상에서 3D모델로 부품들을 만들어서 조립도 해보고 도면도 만들어요. 기계재료나 가공법 등을 종합적으로 다 알아야 할 수 있어요."

'컴퓨터 박사'라는 소리를 듣는다는 건희 군은 기능경기대회 첫 출전에도 불구하고 긴장한 기색이 덜하다. 컴퓨터경진대회 출전경험이 두차례나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 가도 요즘은 취업하기가 힘드니까 기술을 배우면 취업이 쉬울 것 같아서 '기술'을 선택했어요, 기술이 발전되면 사람들이 더 편리해지고 사회도 더 살기 좋아지잖아요. 나중에 대학에 가더라도 폴리텍대학에 가서 기술을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습니다."

건희 군의 꿈은 중학교 때까지는 트럼본, 호른 연주자였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공업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방향전환해 지금은 컴퓨터도면설계사를 꿈꾸고 있다.

기술에 대해 애정과 자부심이 남다른 건희군은 한가지 당부했다. "'공업고=공돌이', '기술인=공돌이(공장에서 일하는 남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 라는 편견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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