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10월 종말론 전국 확산… 신도들 재산 노린 사기극 결론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1990년대 초 특정 교회에서 시작된 종말론이 전국으로 확산됐다.

종말론자인 다미선교회 이장림 목사는 1992년 10월 28일 24시(29일 밤 12시)시를 휴거일로 지정하며 큰 논란이 됐다. 휴거란 '예수가 세상을 심판하기 위하여 재림할 때 구원받는 사람을 공중으로 들어 올리는 것'을 의미하는데, 향간에는 이날 전 세계에서 10억명이 하늘로 올라갈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소문까지 퍼졌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 난무하자 중부매일은 휴거일을 앞두고 '휴거설 퇴보·유보' 기류를 적극적으로 전하며 사회혼란을 막는데 주력했다.

휴거일인 1992년 10월 28일 중부매일 14·15면에는 휴거설에 회의적인 다미선교회 내부모습을 전했다. 이날 기사에 따르면 '다미선교회는 휴거 불발 시 사과문 발표를 준비 중이다', '휴거 주장 유보를 검토하고 있다', '충북 교회에는 휴거 행동지침 전달되지 않았다' 등의 내용을 다뤘다. 또 다미선교회 측에서 휴거를 빌미로 신도 재산을 헌납 받은 만큼 반환요구가 빗발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날(29일)에는 '다미선교회가 예언한 휴거는 거짓이었다', '병든 사회·교회 합작품' 등의 내용으로 휴거소동에 대한 분석 기사를 내놨다.

14면에서는 휴거소동의 원인이 세기말에 발생하는 사회적 현상, 물량주의에서 비롯된 한국교회의 중산층화, 현 기성교회에 대한 불신 등이라고 진단했다. 기성 교회가 신앙의 깊이를 강조하지만, 실상은 교회성장에 필요한 헌금을 강요하고 있는 모습을 꼬집었다.

15면에서는 "다미선교회 청주지부 신도 60명 등 제천·진천·증평·영동 신도들이 휴거 예배를 했지만, 휴거의 순간이 지나서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며 "실망한 모습으로 귀가했다"고 보도했다.

휴거 불발 이후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다미선교회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헌금반환 신청을 받기로 했다. 휴거일 전에 구속(사기)됐던 이장림 목사는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범죄수익금에 대한 압수명령도 내렸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휴거소동은 한 교회가 신도들의 재산을 노린 사기극으로 결론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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