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 누가 가난한 자인가③



그러면 재물이 없으면(경쟁하지 않으면, 다투지 않으면) 어떻게 먹고 사느냐고 할 텐데, 하늘이 키울 것이니 사욕을 버리고 내일을 걱정하면서 오늘을 살지 말라고 한다. 여기서 하늘이 키운다는 것은, 하늘이 준 대지의 선물을 사랑으로 서로 나눈다면 넉넉할 것이라는 비유일 것이다. 사랑 안에서는 모두가 살 수 있는 것이다. 들의 백합화는 인간처럼 수고하지 아니하고 길쌈도 아니하고 대지를 옷으로 입고 살아도 솔로몬의 화려한 옷보다 낫다고 하지 않는가. 이런 삶은 남과 나를 하나로 볼 수 있는 마음가짐에서 나온다. 이것이 사랑인 것이다. 또 다른 나에게 베푸는 것은 결국 나에게 베푸는 것이기에 나에게는 더하고 덜할 것도 없는 것이다. 제로섬(zero-sum)이다. 결국 얻거나 잃을 것이 없다. 총계는 똑같아진다. 그래서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했다. 이 진리를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말라.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로움은 그날에 겪는 것만으로 족하니라."

이 부분을 잘 살펴보자.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먹을까'란 우리가 늘 하는 걱정인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다. 하지만 인간이 태어날 때 제 먹을 복은 타고난다고 말한다(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우리가 먼저 구해야 할 것은 '하늘이 의롭게 여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연민, 사랑을 의미한다. 그리하면 이 모든 것(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을 곁들여 같이 받게 될 것이라 말한다. 모두가 하나임을 알고 사랑으로 나누면 결국 부족할 것 없이, 두려워할 것 없이 모두가 같이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정도는 된다는 것이다. 사랑의 힘은 우주와 자연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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