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 누가 가난한 자인가④



이에 대한 칼릴 지브란의 뛰어난 비유를 보자.

"풍요와 만족은 대지의 선물을 서로 잘 교환하는 데 있다. 그러나 그 교환이 사랑과 부드러운 정의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단지 어떤 자를 탐욕으로, 어떤 자를 굶주림으로 이끌 뿐 .

그러므로 그대들이 장터를 떠나기 전에 보라, 빈손으로 돌아가는 이가 없는가를. 대지를 주관하는 영은 그대들 중 지극히 작은 자의 필요까지 다 채우기 전에는 바람 위에 평화롭게 잠들지 못한다 .

그대가 가진 것을 줄 때 그것은 주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주는 것은 그대가 그대 자신을 줄 때이다. 그대가 가진 것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내일 부족할 것을 염려해 간직하고 지키는 것일 뿐. 또 내일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순례자들을 따라 성지를 다니며 흔적도 없는 모래밭에 뼈다귀를 묻어두는 겁 많은 개에게 내일이 무엇을 가져다줄 것인가? 부족할까 두려워함이란 무엇인가? 두려워하는 것, 그것이 이미 부족함이 아닌가? 집에 우물이 가득 찼어도 목마를까봐 두려워한다면, 그 목마름은 영원히 채울 길이 없다." (칼릴 지브란 저, 류시화 옮김, '예언자', 무소의뿔, 2018.)

그날그날의 양식(일용할 양식)으로 사는 이에게는 그날그날의 걱정으로 족한 것이다. 일용할 양식으로 산다는 것은 풍요로운 대지의 선물을 서로 잘 교환하는 것이며, 이 교환은 사랑과 부드러운 정의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자를 두려움에서 오는 탐욕으로 이끌지 않을 것이며, 그로 인하여 어떤 자를 굶주림으로 이끌지 않을 것이다. 사랑과 부드러운 정의를 성경에서는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이라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