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용두리가 병천면 편입… 진짜 생가터 지금은 '밭'
유적지 조성당시 추모각·생가 위치달라 행정구역 변경
주민들 "찾기편한 마을입구에 생가 복원됐던 것" 기억

천안 용두리 지령부락 입구에 복원·조성된 유관순 열사 생가.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 유관순 열사와 관련된 각종 기사와 설명글은 그의 고향을 충청남도 천안군 동면 용두리 또는 충청남도 천안시 병천면 용두리로 기술하고 있다.

천안군이 천안시로 승격되면서 동면이 병천면으로 변경된 것도 아니다. 동면과 병천면 모두 천안에 존재하고 있고 엄연히 행정구역이 다르다. 지금의 용두리의 행정구역은 병천면에 속해 있다.

삼일운동 데이터베이스에는 유 열사의 본적을 동면, 당시 주소지도 동면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유 열사의 복원된 생가는 지금 병천면에 위치하고 있다.

유 열사의 고향이 동면에서 병천면으로 바뀐 데에는 웃지 못 할 사연이 숨겨져 있다. 정부는 1969년부터 봉화시위가 이뤄졌던 매봉산 주변에 유 열사의 유적지 조성에 들어갔다. 매봉산은 유 열사 생가의 뒷산이기도 하다.

정부는 매봉산 북쪽에 유 열사 추모각을 마련했다. 그런데 공교롭게 이 곳은 행정구역상 병천면 탑원리였다. 이 당시만 해도 용두리는 동면이었고 결국 같은 산을 끼고 있지만 추모각은 병천면, 생가는 동면에 위치하는 애매한 상황이 발생한 것.

결국, 정부는 용두리의 행정구역을 동면에서 병천면으로 변경했다.

마을주민들은 "당시 탑원리를 동면으로 편입시키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면적상 동면이 병천면보다 커서 용두리가 병천면을 편입됐던 것이다"고 회고했다.

마을주민들이 실제 유관순 열사의 생가터로 지목하고 있는 곳.

유 열사 추모각에서 매봉산을 끼고 차로 5분 정도 가다보면 유관순 열사 생가가 나온다. 유 열사의 생가는 용두리 지령부락 입구에 복원·조성돼 있다.

그런데 이 복원된 생가는 실제 유관순 열사의 생가터가 아니라고 마을주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실제 생가터는 복원된 생가에서 마을 안쪽으로 100여m 들어간 곳이며, 지금은 밭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 마을주민은 "생가 복원 당시 실제 생가터에는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고, 또 주차장과 관리동을 건축하기에 실제 생가터는 너무 작았다"면서, "결국 사람들이 찾기 편하고 주차장도 마련할 수 있는 마을입구에 유관순 열사의 생가가 조성됐건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유 열사의 고향이 동면과 병천면으로 혼재돼 사용되는 이유와 현재 복원된 생가가 실제 생가터와 다르다는 부분에 대한 연구가 이뤄진 적은 없다. 마을주민들의 구전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정확한 사실확인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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