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가경동·복대동 살인사건 범행 자백
이춘재, 가경동·복대동 살인사건 범행 자백
  • 신동빈 기자
  • 승인 2019.10.06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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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망 좁혀오자 "결혼 계기로 청주 내려와 습관처럼 범행"
살해수법, 시신 유기 장소, 몽타주 유사했지만 검거 실패
청주서부경찰서(현 흥덕경찰서) 강력5반 김시근 형사가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이춘재씨를 조사하고 있는 것을 보도한 중부매일 신문기사 스크랩(1994년 1월16일자 15면).
청주서부경찰서(현 흥덕경찰서) 강력5반 김시근 형사가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이춘재씨를 조사하고 있는 것을 보도한 중부매일 신문기사 스크랩(1994년 1월16일자 15면).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 범행 일체를 자백한 이춘재(56)가 1990년대 청주 가경동·복대동 살인사건을 자신이 저지른 짓이라고 털어놨다. 두 사건은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된 청주 미제 살인사건 14건 중에 포함돼 있다.

경기도 화성에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5년 간 연쇄살인사건을 저지른 이춘재가 유력 용의자로 자신이 지목되는 등 경찰 수사망이 점점 좁혀오자 결혼을 계기로 청주로 내려오면서 습관처럼 저지른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

이춘재가 자신의 범행이라고 시인한 흥덕구 가경동 살인사건은 1991년 1월 26일에 있었다. 가경동 택지조성공사현장 하수도 흉관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모(17)양은 입이 속옷으로 막혀있었고, 양손은 뒤로 묶여있었다.

사인은 목졸림에 의한 질식사다. 화성연쇄살인사건에서 나타난 범인의 '범행 시그니처'와 동일한 수법이다. 시신 유기 장소 역시 하수도 흉관으로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알려진 화성 2·4·7차 사건 시신유기 장소(농수로)와 비슷하다.

또한 같은 날 동일범에게 강도를 당한 후 극적으로 탈출한 주부 김모(당시 30세)씨의 진술을 토대로 만들어진 몽타주 역시 '손이 작고 날씬하다'는 특징을 비롯해 나이, 체격, 눈매 등이 화성연쇄살인사건 몽타주와 닮아있다.

당시 인근 주민들 역시 "사건 현장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있는 포크레인에 한 남성이 숨어 있다가 달아나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 이춘재가 이 무렵 청주에서 굴삭기 기사로 일한 점을 미뤄볼 때 생존 여성과 주민들이 본 남성이 이춘재일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처럼 생존자 및 목격자 진술 등 범인 검거를 위한 단서는 많았지만 당시 청주경찰은 애꿎은 남성을 범인으로 특정해 수사를 벌이다 진범 검거에 실패했다. 당시 범인으로 붙잡힌 남성은 재판 과정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복대동 살인사건에도 화성살인사건과의 유사점이 다수 나타난다.

이 사건은 1992년 6월 25일 흥덕구 복대동 S재료상사 내실에서 발생했다. 숨진 주부 이모(28)씨는 전홧줄에 목이 졸려있었고, 머리에는 4㎝ 가량 찢어진 상처가 있었다. 하의는 벗겨져 있었다.

피해 여성의 사망 원인이 질식사인 점, 여성을 상대로 했다는 점, 이춘재의 당시 거주지와 인접(400m 거리)했던 점 등이 그가 진범일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경찰은 사건 직후 "20대 남성이 사건현장을 빠져나와 도망쳤다"는 주민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범인 검거에 나섰지만 수개월 동안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다 결국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이처럼 화성에 이어 청주에서도 잔혹한 범죄를 이어간 이춘재는 1994년 1월에 경찰에 덜미를 잡힌다.

이춘재는 청주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화성으로 이사를 준비하던 중 처제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 성폭행하고 살해했다. 자신을 피해 도망간 아내에 대한 분노, 실직으로 인한 생활고 등이 그의 폭력성을 드러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숨진 피해자와 가족 관계였던 그는 자연스럽게 용의선상에 올랐고, 경찰의 집요한 수사 끝에 범행 일체를 시인하게 된다.

경찰은 이춘재의 추가 자백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춘재가 모방범죄로 알려진 화성 8차 사건도 자신의 범행이라고 주장하면서 '진술 신빙성'과 함께 '경찰 수사력'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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