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늦은 아들 찾아나선 부모, 폭행장면 목격… "엄벌 촉구"
주동자 Q군 휴대폰 신체촬영 등 가혹행위 담겨 있어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학생들의 또래끼리 다툼이 아닙니다. 명확한 상하관계 속에 이뤄진 조직적이고 잔혹한 범죄입니다."

학교폭력 실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한 피해학생 A군의 부모는 가해학생들의 행위를 단순한 폭력행위가 아닌 범죄라고 규정했다. 이들읕 "가해학생들의 행위가 학생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잔인하다"며 촉법소년인 이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추석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오후 8시께 A군의 부모는 '동네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오겠다'며 할머니집을 나선 아들을 찾아 나섰다. 귀가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닿지 않자 걱정되는 마음에 집을 나선 것이다.

A군의 부모는 도보로 5분여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청주시 청원구의 한 중학교 인근에서 아들을 발견했다. 친구들과 축구를 한다던 A군은 학교 운동장이 아닌 맞은편 패스트푸드점 앞에 있었다. 그곳에서 A군은 또래 친구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듯 했다.

A군 아버지는 "아들이 또래 친구들에게 맞는 모습을 보고 아내가 말리러 가려는 것을 제가 잡았다"며 "아이들끼리 장난일 수 있으니, 개입하지 말고 지켜보려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A군에 대한 폭력행위는 수위가 높아졌다.

Q군 등 가해학생 3명은 A군을 10여분간 마구 폭행했다. 대로변에서 일어난 일이었지만, 가해학생들의 행동에는 거리낌이 없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 폭행을 버티지 못한 A군은 결국 그 자리에서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A군의 부모는 아들에게 달려갔다.

A군의 부모는 "왜 아이를 괴롭히냐"고 소리쳤다. 그러자 Q군의 일행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장난이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Q군 일행의 가혹행위는 가게 앞 CCTV에 고스란히 남았다. 영상을 확인한 A군의 부모는 '괴롭힘이 처음이 아닐 것'이라고 직감했다. A군의 부모는 이날 가해학생의 부모들에게 전화를 걸어 만날 것을 요청했다.

이날 오후 10시께 일부 가해학생의 부모와 A군의 부모가 마주 앉았다. 이 자리에서 A군의 부모는 가해학생들 중 주동자로 지목된 Q군의 휴대폰을 열람했다. Q군의 휴대폰에는 2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Q군을 비롯한 가해학생 7명이 3명의 동기생을 괴롭힌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피해학생 가족 등에 따르면 Q군은 가해·피해학생이 참여하는 SNS단체대화방을 개설했다. 이 방에서 Q군은 '누구누구 싸워라'고 지시했다. 이후 특정장소에서 싸움이 벌어지면 이 모습을 촬영해 대화방에 올렸다. 또 먹다 뱉은 음식물을 피해학생에게 묻히고 사진을 찍는가 하면, 신체 일부를 촬영해 소장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Q군은 생일명목으로 돈을 걷는 등 지속적으로 금품을 갈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의 부모 등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가해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 이 사실을 알렸다. 가해학생들은 대부분 같은 학교를 다니는 친구사이였다.

이와 관련 학교폭력 신고를 접수한 청주청원경찰서는 피해자 조사를 진행하는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청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해당학교 학교폭력전담기구에서 사안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교육지원청 주관 학교폭력위원회에서 가해학생들에 대한 징계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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