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대의원 중 98명 참석… 61표 얻어

문길곤 신임 청주예총 회장이 지난 10일 유제완 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교부받고 있다.
문길곤 신임 청주예총 회장이 지난 10일 유제완 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교부받고 있다.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우선 큰절부터 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 10일 통합 제3대 청주예총 회장 선출을 앞두고 기호 1번으로 출사표를 던진 문길곤씨가 큰 절을 올리자 연극계를 주축으로 한 젊은 회원들 사이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는 차분히 10여분의 출마의 변을 이어가며 차세대 신진예술가 지원, 원로예술인 예우, 온라인 플랫폼 시스템 구축, 예술연구소 설립, 중앙동 청소년광장에 청주예술의 거리 조성 등 공약을 발표했다.

그가 내놓은 공약은 그간 청주예총 사무국장과 충북예총 사무처장으로서의 경험이 뒷받침되면서 예산에 대한 활용방안도 구체적으로 그려서 내놨다.

그는 이날 공약발표를 마치면서 '영화감독'을 꿈꾸는 아들과 대학 회계학과 졸업반인 딸에 대해 언급하며 장성한 자녀들에 대해 책임을 벗고 예총을 위해 온전히 헌신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문길곤씨와 진운성씨가 지난 10일 열린 청주예총 회장선거에서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는 의미로 대의원들 앞에서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문길곤씨와 진운성씨가 지난 10일 열린 청주예총 회장선거에서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는 의미로 대의원들 앞에서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이어 진운성씨도 공약발표 전 큰 절을 회원들에게 올리면서 "절을 안하면 떨어질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4년전 청주예총 회장으로 취임했을 때를 회상하며 먼지 낀 청주예총 건물 청소부터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새로운 청주예총을 위해 헌신했던 행보들에 대해 열거하며 표심에 호소했다.

그는 '찌질이'라는 단어를 꺼내며 예산 몇푼 때문에 예술인들이 희생당하고 참아야 내야했던 순간들을 언급하며 울분을 토해내기도 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김대중 신임 청주사진작가협회장의 활약도 눈길을 모았다.

우기곤 전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김대중 협회장은 정기총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사업보고 등 책자로 대체하는데 의견을 내기도 하고, 두 명의 출마자에게 결과에 깨끗이 승복할 것을 대의원들 앞에서 공표해줄 것도 제안했다.

100명의 대의원 중 98명이 참석한 이날 총회에서는 투표 도중 기표용구 2개중 1개가 부러지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사회를 맡았던 권수경 청주예총 사무국장과 감표위원 중 한명인 최성우 청주연극협회장은 재차 "살살 기표해달라"거나 "기표용구를 그냥 주머니에 넣고 가지 말아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문길곤씨는 이날 통합 제3대 청주예총 회장선거에서 대의원 98명 중 61표를 얻어 신임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예술로 행복한 삶! 청주예총과 함께' 슬로건을 실현하는데 한발짝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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