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깊은 손맛에 반해… 든든하게 한끼 뚝딱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당신의 밥집을 소개해주세요'는 청주사람들이 매일 만만하게 다니는 밥집은 어디 있을까란 단순한 물음에서 시작했다. 한끼를 때우기 위해서,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한상차림으로 가성비가 좋아서 다니는 밥집에 대한 기획은 맛집탐색을 벗어나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덜고자 기획됐다. 30대부터 50대까지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이자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9명을 선정해 "당신의 밥집을 소개해달라"고 미니인터뷰를 제안했다.

9명 중 가장 먼저 응답한 수필가 이은희씨의 한편의 에세이같은 답변으로 시작해 강진모 충북음악협회장의 20년 단골 고기집, 이상조 다락방의 불빛 대표의 보리밥 예찬론 등 숨은 청주 밥집의 정체가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정상수 청주시립미술관 학예팀장의 제주도 보다 더 맛난 고기국수집, 신철우 충북예총 사무처장의 30여년 전 아르바이트 근무지로 시작해 단골집으로 애용하는 닭갈비집, 천은영 극단늘품 대표의 연극연습 후 먹는 시골밥상도 찐 청주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밥집이자 맛집이었다. 이밖에 청주 최대 맘카페 대표인 김선영 맘스캠프 대표의 짬뽕사랑, 한기연 청주 YWCA 팀장의 쌈채소 삼겹살 식당, YTN 출신 서정호 청주대 교수의 할머니 손맛이 생각하는 청국장, 비지장에 칼국수집 소개 등 15곳의 다양한 밥집리스트를 통해 청주에 솜씨좋은 식당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한번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

인터뷰는 맛집 보다 '밥집'에 포커스를 맞춘 만큼 9명의 일터와 무관치 않다. 청원구 4곳, 흥덕구 6곳, 서원구 2곳, 상당구 3곳으로 구분져 보면 청주지역 곳곳에 포진해있는 맛깔난 식당을 찾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9명이 직접 찍은 사진과 다양한 추천이유도 또 다른 볼거리다. 모쪼록 '나눔과 결실의 계절' 가을, 더도 말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기를 소망한다. 
 

공통질문

1. 평소 자주 다니시는 밥집을 1~2군데를 소개해주세요.

2. 그 곳에서 주로 드시는 메뉴는 무엇인가요?

3. 밥집에 관한 에피소드나 밥집을 애용하는 이유는?
 


강진모(충북음악협회장)

강진모 충북음악협회장
강진모 충북음악협회장

-①대운불고기(청주시 흥덕구 직지대로753번길 64)

-삼겹살 혹은 모듬돼지고기

-20년 넘게 애용하는 식당이다. 일단 정육점과 같이 운영하는 곳이라 고기가 신선하고 저렴하다. 갓 지은 밥맛도 예술이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것들이 입에 잘 맞고 된장찌개가 일품이다. 살이 찐다는 부작용은 있지만 꾸준히 출석하게 되는 밥집이다.

-②생선구이전문점 정가네 (청주시 흥덕구 사운로 199)

-생선구이 혹은 조림

-화덕으로 구운 생선과 양념이 듬뿍 들어간 갈치조림, 돌솥밥이 맛있는 집이다. 부작용이라고 한다면 배가 너무 부르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일까. 생선으로만으로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지인들에게 소개해서 실패한 적이 없는 곳이다.


▷김선영(맘스캠프 대표)

김선영 맘스캠프 대표
김선영 맘스캠프 대표


-①스마트뽕뽕(청주시 흥덕구 경산로 50)

-황제전골뽕뽕

스마트뽕뽕 황제전골뽕뽕
스마트뽕뽕 황제전골뽕뽕

-우선 저소득층 어르신분들에게 꾸준하게 식사대접을 하는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 곳이다. 음식맛 또한 끝내준다. 주로 황제전골뽕뽕을 먹는 편인데 음식명 그대로 대접받는 음식같다. 전복부터 갈비까지 육·해·공이 어우러져 있어 몸보신하기에도 좋다. 이 집은 끓여먹는 짬뽕으로도 유명하다. 전복과 갈비 등 먼저 먹고 어느 정도 국물이 진해졌을 때 면을 넣어 먹는 방법이다. 손님들이 음식을 취향따라 해먹는 재미를 볼 수 있는 곳이다.

-②빠네하우스(청주시 흥덕구 대농로 33 1층 108호)

-투움바크림빠네

빠네하우스 투움바크림빠네
빠네하우스 투움바크림빠네

-이태리 가정식이란 콘셉트에 맞춰 아늑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는 곳이다. 분위기가 좋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가성비와 맛 또한 일품이다. 고등학생 아들이 좋아해 자주 애용하는 곳이다. 물론 양도 푸짐하다. 팁을 드리자면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빠네파스타 중 1종을 무료로 먹을수 있어 1석 2조다.


▷서정호(청주대학교 교수)

서정호 청주대학교 교수 

-①장맛이 좋은집(청주시 청원구 1순환로225번길 44)

-청국장과 비지장

-청주농고 뒤쪽에 위치한 이 곳은 장을 직접 담그는 곳으로 유명하다. 가격이 저렴하고 맛이 좋아 가족들과 자주 방문한다. 방문하는 식구들 수가 늘면 생두부를 추가해 먹는다. 어른입맛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저학년 딸과 유치원생 막내아들 입맛에 잘 맞아 즐겨찾고 있다. 몇해전 서울에서 청주로 이사왔다. 생활기반이 서울이다 보니 지인과 친인척 등 수도권에 많이 거주하는데 한번은 어머니가 98세 외할머니를 모시고 방문한 적이 있다. 어릴 적 외할머니가 끓여주셨던 비지장을 좋아해서 이곳에서 대접했다. 할머니가 밥그릇과 장그릇 모두 비우셔서 내심 뿌듯했던 곳이다. 청주는 맛과 멋이 잘 보존된 빛나는 보물이 숨겨져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②밀마을 칼국수(청주시 청원구 충청대로 24-6)

-김치만두를 넣은 칼국수

-청주대 인근, 내덕2동 행정복지센터 옆에 있다. 이곳은 고령의 어머님 한분이 운영하시는데 맛이 좋아 주로 교내 교수님들과 간다. 혼자 운영하시다보니 음식이 나오는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뜨거운 국물이 입에 들어가면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곳이다. 칼국수 국물이 맛있어 공기밥 한그릇을 추가해 먹는다.


▷신철우(충북예총 사무처장)

신철우 충북예총 사무처장

-육거리춘천닭갈비(청주시 상당구 상당로29번길 17-2)

-닭갈비

육거리 춘천닭갈비
육거리 춘천닭갈비

-가성비가 좋고 회식 겸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1980년대 후반 군대 가기 전 아르바이트를 했던 곳이기도 한데 소주 한잔 곁들여 역사, 인문, 예술계통의 분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어 즐겨 찾고 있다. 닭갈비 먹고 육거리에서 분평동 자택까지 종종 걸어다닌다. 육거리만이 가지고 있는 정겨움이 있다. 그곳에서 30여년이상 변치 않고 가게를 운영하시는 사장님때문에도 자주 간다.


▷이상조(다락방의 불빛 대표)

이상조 다락방의 불빛 대표 
이상조 다락방의 불빛 대표 

-산들보리(청주시 흥덕구 운천로4번길 4)

산들보리 보리밥
산들보리 보리밥

-보리밥

-보통 요즘 보리밥집이라고 가보면 퓨전한정식 경향이 있다. 이곳은 보리밥의 본질에 충실한 곳으로 본연의 맛을 잘 담아내는 식당이다. 함께 나오는 냉이가 들어간 된짱찌개를 좋아한다. 보리밥 한그릇 뚝딱 먹고 나면 건강한 밥상 한그릇 대접받은 기분이다. 보리밥이 보리밥다운 곳으로 만만하게 찾아갈 수 있는 밥집이다. 보리밥, 청국장, 비지장, 떡만두국 등 메뉴도 다양하다.


▷이은희(수필가·㈜대원 전무이사)

이은희 수필가·㈜대원 전무이사
이은희 수필가·㈜대원 전무이사


-①그랑지 (청주시 청원구 율봉로 264 103호)

그랑지 고구마 프라이즈, 성게알크림파스타, 시저샐러드.
그랑지 고구마 프라이즈, 성게알크림파스타, 시저샐러드.

-고구마 프라이즈, 성게알크림파스타, 시저샐러드

-퇴근하고 동네 한 바퀴 톺아보며 걷기를 좋아한다. 어느 위치에 어떤 상점이 있는지 엿보는 재미가 있다. 식당 오가며 운동하는 것도 일거양득이다. 아주 작은 식당이라 테이블도 몇 개 없지만 젊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주방에 붙은 긴 탁자에 곁님과 일상을 이야기하며 생맥주 한 잔에 갓 튀긴 고구마 프라이즈는 입맛을 돋우는 메뉴다. 성게알 크림파스타와 시저샐러드는 쌉싸래하며 담백하니 좋다. 무엇보다 곁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고 음식맛도 좋은 곳이라 즐겨 찾는다.

-②명장복집(청주시 청원구 1순환로 102-1 2층)

-복정식 (점심특선) - 코스로 나온다. (복 야채 무침, 튀김요리, 복지리, 밥 비벼주는 곳)

-외부에서 손님들이 오면 딱히 갈만한 곳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름난 곳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은 지인에게 소개할 만큼 깨끗하고 편하게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다른 복집 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점심특선을 저녁에도 먹을 수 있어서(비밀이긴 하지만) 모임과 회식장소로 애용하고 있다. 사장님이 친절하시고 손맛이 좋다. 코로나19로 율량동 일대 식당 곳곳이 문을 닫았는데 계속 문을 열고 있어 다행이고 손님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정상수(청주시립미술관 학예팀장)
 

정상수 청주시립미술관 학예팀장
정상수 청주시립미술관 학예팀장

-①새시대 진국고기국수(청주시 서원구 호국로 160 1층)

-고기국수

-제주도 여행가서 먹어본 흑돼지 고기국수보다 맛있는 곳이다. 굳이 제주도 여행을 가지 않아도, 다녀온 제주도 여행이 그리울 때 찾아가면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고기국수 한그릇을 먹을 수 있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과 푸짐한 고기의 양에 반해 자주 찾는 곳이다. 국밥도 맛있어서 국수만큼 맛있는 곳이다.

-②와룡중화요리(청주시 서원구 모충로96번길 15)

-짜장면 혹은 짬뽕

-짜장면 한그릇도 5천원대에서 찾기 힘들어지는 요즘 현존하는 가장 저렴한 짜장면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짜장면은 2천500원, 짬뽕은 4천500원에 만날 수 있다. 단 현금으로 계산해야 되는데 카드로 계산해도 짜장면은 4천원대다. 탕수육도 7천원만 내면 먹을 수 있는 놀라운 곳이다. 단점이라 하면 화장실을 쓸 수 없고 서빙하시는 주인 아주머니가 조금 무서우시다는(?)것이랄까. 저렴하지만 맛도 좋은 밥집이다.


▷천은영(극단 늘품 대표)

-곰집 시골밥상(청주시 상당구 상당로131번길 8-2)

곰집시골밥상
곰집시골밥상

-청국장 보리밥, 된장찌개

-극단 근처라서 자주 찾는 곳이다. 15년째 다니고 있는 식당이다. 연극쟁이들에게 엄마밥을 책임져 주시는 넉넉한 인심도 한몫하는 곳이다. 최근 교통사고에 코로나19까지 확진되셨다가 다시 복귀하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연극 연습 후 늦은 시간 찾아도 "와서 밥 먹어"라고 든든하게 챙겨주시는 곳이다. 연극인들에게 항상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사장님의 손맛은 말할 것도 없다. 된짱찌개나 보리밥은 지친 일상에서 만나는 힐링푸드다.
 

▷한기연(청주YWCA 팀장)

한기연 청주YWCA팀장
한기연 청주YWCA팀장

-①시골생고기(청주시 상당구 중고개로 333)

-쌈채소와 삼겹살

시골생고기
시골생고기

-사장님이 친절하시고 야채도 푸짐하게 주셔서 정감이 가는 가게다. 두툼한 생고기를 불판에 구워 다양한 쌈채소와 곁들여 먹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다. 고기를 다 먹은 후 불판에 콩나물과 야채를 볶아먹는 것도 재미가 있다. 구수하고 맛 좋은 된장찌개는 덤이다. 냉면과 곁들여 먹어도 새콤달콤한 맛이 어우러져서 배가 불러도 젓가락을 들게 된다. 신선한 고기는 말할 것도 없어 웬만한 고기집은 성에 안찰 정도다.

-②허니찹쌀 꽈배기(청주시 흥덕구 1순환로 504 1층 102호)

허니찹쌀 꽈배기
허니찹쌀 꽈배기

-꽈배기

-근무 중 출출한 오후 4시, 직원들과 나눠 먹을 수 있는 착한 간식이다. 사무실 근처라 따뜻하게 튀겨진 꽈배기를 바로 먹을 수 있고 저렴해 많은 사람들과 자주 나눠 먹는다. 이 집의 히든 메뉴는 핫도그다. 바삭한 튀김옷에 맛있는 소시지가 있는 핫도그는 겉바속촉 느낌으로 식감이 좋다. 설탕 뿌려 먹으면 당충전 간식으로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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