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33년 역사' 희로애락 생생하게 담아낸 기록물

편집자

중부매일이 창간된지 올해로 33주년을 맞이했다. 1월 20일 창간일을 기점으로 33주년을 기념하고, 기록하기 위한 사사(社史)편찬은 그렇게 기획됐다. 중부매일이 걸어온 발자취를 정리하는 일은 충청의 33년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일로 과거와 현재를 기술하고 미래로 도약하는 일을 의미한다. '중부매일로 본 충청 현대사Ⅰ(1990~2022)'는 중부매일 지면에 실린 기사정보를 역사적 시각으로 재활용하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기자는 현대판 사관(史官)이고, 매일 아침의 기사는 생활현장의 기록물이라는 시각을 바탕으로 엮어졌다. 무엇보다 33년의 역사를 한눈에 조망하면서 구체적인 사건사고와 시대의 흐름을 세밀하게 짚을 수 있는 적임자로 꼽혀 조혁연 전 중부매일 부국장이자 충북대학교 초빙교수를 사사편찬위원장으로 모시게 됐다. 이어 편찬위원으로 김동우 전 YTN 충청본부장, 김영철 전 중부매일 독자권익위원회 위원장이자 ESD㈜대표, 송창희 중부매일 국장과 서인석 중부매일 국장, 김홍민 편집국장과 박은지 문화부장이 참여했다.

 

중부매일 본사에 설치된 윤전기가 가동에 들어가는 모습
중부매일 본사에 설치된 윤전기가 가동에 들어가는 모습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 '중부매일로 본 충청현대사'Ⅰ(1990~2022)는 총 2권 분량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사사편찬위원회에서는 33년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기술하며 과거를 거울삼아 미래를 열어가자는 원칙을 적용했다. 이와 함께 급변하는 충청의 역사를 조명하고, 중부매일의 기념책자로서만이 아닌 역사의 기록을 통해 향후 충청권 발전의 디딤돌 역할도 자처했다.

우선 1권은 '중부매일에 비친 충청 33년'이란 제목으로 충청 현대사를 집성했으며 2권은 중부매일 사내용 성격을 지니고 있다.

중부매일 1990년 4월 4일에 발행된 첫 호외. / 남요섭씨 제공
중부매일 1990년 4월 4일에 발행된 첫 호외. / 남요섭씨 제공

'중부매일에 비친 충청 33년'은 5년단위의 역사로 세분화 돼 1990~1994년, 1995~1999년, 2천~2004년, 2005~2009년, 2010~2014년, 2015~2019년, 2020~2022년 등 총 7장으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충북과 대전·충남·세종 등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 책에는 '주목받은 기사'와 '그 시절 그 화제'로 나뉘어 구성됐는데 충청의 33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시대의 변화에 따른 풍속도를 엿볼 수 있다.

중부매일 창간 소식지가 인쇄되는 모습.
중부매일 창간 소식지가 인쇄되는 모습.

구성부분에 있어서는 목록표를 1,2권 각 주제의 첫머리에 배치해 독자의 이해도를 높였으며, 원고 작성 또한 목록표 시간 순서대로 풀어가는 형식을 택했다. 또한 기사 작성자, 사진 촬영자, 인터뷰어 모두 '중부매일'로 처리됐다. 이에 따라 중부매일 전·현직 기자의 이름은 일체 등장하지 않는다. 이것은 중부매일은 구성원 모두가 만든 것이고 지면에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사우 배려차원에서 고려된 전략이다. 이와 함께 연·월·일을 문장에 앞머리에 자주 배치했으며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쉼표나 마침표는 찍지 않았다.

'중부매일에 비친 충청 33년' 제1장 1990년~1994년 주목받은 기사로는 '오송역 유치, 계란으로 바위를 깨다', '우암상가 붕괴사고', '충주 유람선 화재사건', '충주 김보은 양 의붓아버지 살해사건' 등 사건·사고기사가 이름을 올렸다. 그 시절 그 화제로는 '다방폐업 잇따라 원인은 음료수 자판기 보급', '중고생 삐삐휴대, 교사들 골머리', '연극 '마지막 시도' 외설 시비' 등도 등장한다.

특히 제2장 1995년~1999년 화제기사로는 현재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김영환의 시 '지난날의 꿈이 나를 밀어간다', '이범석 사무관 등 앞서가는 6인의 뉴리더'라는 기사로 등장했던 현 자치단체장의 과거를 만날 수 있는 자료로도 흥미를 자아내게 한다.

1990년 2월 중부매일 창간기념 간담회의 한 장면.
1990년 2월 중부매일 창간기념 간담회의 한 장면.

제3장 2천년~2004년에는 '청주 K나이트클럽 양실장 몰카 사건', '한국 현대사의 흑역사 보도연맹사건', 2004년 역대급 폭설 중부권 강타' 등 굵직한 이슈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제4장 2005년~2009년 미호종개의 고향은 '미호강', '전국 유일 산업체 부설 양백상고 마지막 졸업식', '청주 셀프주유소 첫 등장', '태안 기름 유출사고' 등 역사의 한 페이지를 오롯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이슈가 기록돼 있다.

제5장 2010년~2014년의 경우 '우민아트센터와 우민재단의 등장', '무소속 3선의 신화 임각수의 추락', '가짜 백수오 파동에 멍든 제천 농심', '엽기 졸업식 뒤풀이', '역사속으로 사라진 일선문고'도 만날 수 있다.

제6장 2015년~2019년에서는 '청주·청원, 68년만에 통합되다', '지적장애인 축사노예 만덕이 사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시신없는 살인 고유정 사건', '성완종 게이트' 등 대한민국 사건·사고로도 꼽히는 굵직한 이슈들이 기록돼 있다.

가장 마지막 장인 제7장 2020년~2022년은 '코로나19'와 '심야 택시대란',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충청권 공동 유치 성과' 등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최초로 정리된 '충청현대사'는 충청 전역의 역사를 담아내는 것은 물론 과정을 공유하고 기억하기 위해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히 엮어내 누락되는 부분이 없도록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중부매일 창간호 나오던 날 중부매일 임직원 모습.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창간호 나오던 날 중부매일 임직원 모습. /중부매일 DB

이밖에 제2권 '중부매일이 걸어온 길'에는 제호 변천사부터 역대사장, 편집국장, 이사까지 기록하는 것은 물론, 엑셀파일로 1만800줄에 달하는 33년 보도일지가 수록될 예정이다.
 

[편집 후기] 조혁연 사사편찬위원장

골무 끼고 30년치 신문 훑어

PC방 출근도장 엑셀작업 정리

조혁연 사사편찬위원장 
조혁연 사사편찬위원장 


조혁연 중부매일 사사편찬위원장은 중부매일 33년사를 엮어내면서 골무를 사서 손가락에 끼는 일로 시작했다. 그는 지난 1989년 중부매일에 경력직 막내로 입사해 지난 2009년까지 21년간 근무했다. 조 위원장은 그 시기를 "보고 듣고 썼다'가 계속된 집요·추적·격정·분노·회한 등이 점철된 시간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역사 공부에 대한 미련으로 만학의 길을 택했던 그는 충북대학교에서 시간강사와 초빙교수로 대학강단에 섰다. 바쁜 캠퍼스 생활을 이어가던 중에도 가슴 한 구석에 "'중부매일'에서 50대 후반의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라는 열망이 있었고 지난 2021년 한인섭 대표로부터 사사편찬위원장직을 제안받으며 속내를 들킨 것 같아 깜짝놀랐다는 반응도 털어놨다.

막상 해보자는 의지로 시작했지만 33년치 신문을 일일이 들여다 보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이에 30여년치 지면을 스캔한 PDF파일을 발견, 그림파일로 변환해 1개월 단위로 볼 수 있도록 작업했으나 개인PC사양탓에 집주변 PC방으로 출근하면서 작업을 끝마쳤다고 했다.

그는 "33년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검색하려면 엑셀작업이 필요했고 충북대학교 사학과에서 배운 역사연구 방법론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사마천(司馬遷)이 창안한 '기전체' 방식으로 사료를 분류, 2022년 12월31일 엑셀파일로 정리한 세로칸은 1만785줄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조혁연 위원장은 "주제를 풀어내고 편집자주를 달고, 주목받은 기사를 뽑아내는 과정은 지난했고 사계절을 오롯이 보내게 됐다" 면서 "2권의 책 분량은 교열작업도 만만치 않았으나 이제 소임을 다해 후련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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