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유망주 발굴 어려움 가중… 열악한 어건 실업팀 운영 불가

제34회 충북도지사기차지 역전마라톤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제34회 충북도지사기차지 역전마라톤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 충북도지사기차지 시·군대항 역전마라톤대회 통산 5회 우승의 기록을 보유한 단양군, 2회 우승의 진천·음성군, 그리고 보은군. 이들의 기록은 상위권과 2시간에서 6시간까지 차이난다. 과거의 위상과 달라진 성적표는 특정 군의 문제가 아니다. '힘든 운동', '배고픈 운동'이라는 딱지표가 붙은 육상 중·장거리 종목은 학생에게 인기 없는 운동이 된 지 오래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안성영 단양군 감독, 이동국 진천군 감독, 심정보 음성군 감독, 윤태환 보은군 감독은 "해가 지날수록 학생 유망주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선수단 구성 자체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심정보 감독은 "미래가 불확실한 육상을 계속해나갈 학생이 없고, 학부모들도 자녀의 육상을 반대한다"며 "육상을 배우는 학생들이 줄다보니 성인 선수층도 얇아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장거리보다 단거리 육상선수 육성에 집중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동국 감독은 "충북 육상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전국체육대회에서 성적을 내는 것"이라며 "충북 11개 시·군 육상실업팀에서 전부 중장거리 선수를 육성하는 것보다, 각 지역에서 투창, 단거리 육상 등 주력 종목 선수를 양성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중·장거리 선수는 남녀 각 5명(성인부 기준)이다. 

실업팀을 운영할 수 없는 열악한 육상 현실도 중장거리 선수단 위축에 한몫하고 있다. 

안성영 감독은 "육상 실업팀이 없는 단양군은 학생 선수와 동호인 선수들로 역전마라톤 선수단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윤태환 감독은 "대회 경험과 훈련양이 부족한 탓에, 코스를 완주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며 "중부매일의 역전마라톤과 같은 대회가 많이 개최돼야 충북 육상 인프라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4개 군 감독들은 "우리군의 이름을 달고 뛰기 때문에 선수단이 약하다고, 기록이 안나온다고 대회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며 "도로를 달리는 선수들은 군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하는 만큼 도민 여러분들께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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