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유일 사진전문 갤러리… 작품 아우라, 현장서 느끼길"

편집자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 143번길 28(북문로 3가, 소나무길)에 위치한 '예술곳간'은 청주 유일의 사진 전문 갤러리를 표방하고 있다. Zone5 사진연구회가 주축이 돼 사진을 중심으로 회화, 조각, 설치, 공예,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5월과 6월에는 '청주사진을 말하다'를 주제로 개관전을 연 바 있으며 오는 13일까지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NEWPHOTOGRAPHER(뉴포토그래퍼 사진미학 연구모임)의 2023 초청사진전 'TEN VOICES'를 개최하고 있다. 한희준 예술곳간 대표를 만나 갤러리 운영과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전문 갤러리를 표방하고 있는 예술곳간이 오는 13일까지 2023 초청사진전 NEWPHOTOGRAPHER(뉴포토그래퍼 사진미학 연구모임)의 'TEN VOICES'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전시 전경. / 박은지
사진전문 갤러리를 표방하고 있는 예술곳간이 오는 13일까지 2023 초청사진전 NEWPHOTOGRAPHER(뉴포토그래퍼 사진미학 연구모임)의 'TEN VOICES'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전시 전경. / 박은지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비 내리는 지난달 29일 오전 예술곳간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그림같은 사진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뉴포토그래퍼 사진미학 연구모임 작가 10인의 작품은 식물, 여성, 바다, 풍경, 석상을 소재로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낸 사진전이다. 문화예술공간지원사업이 청주에서 보기 드문 사진전문 갤러리를 탄생시킨 것은 여러모로 유의미한 결과를 낳고 있다. 연극부터 클래식, 뮤지컬, 마술, 공예, 회화 등 다양한 장르에 대한 공간과 콘텐츠 기획 비용에 대한 지원은 메말라 있던 예술계에 숨통을 틔워준 걸까.

"모든 장르가 애로사항이 있겠지만 섭외부터 주제 선정, 작품 대여와 작가와의 타협점을 찾기까지는 쉽지 않다. 여러 작가분들을 모실 때 작품 대여료를 드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작가분들이 청주에 갤러리가 탄생한 것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흔쾌히 작품을 전시장에 걸 수 있도록 협조해주신 부분이 크다. 원도심 활성화가 되기 위해서는 인지도 있는 유명작가들을 모시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예술곳간 전시 기획은 문상욱 선생님께서 발품팔며 전국을 다니며 작가들을 모시고 있다. 예술계가 어렵고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많은 작가분들이 응원하고 있다. 올해는 개관전 이외에 4개 프로그램을, 내년에는 굵직한 전시 2개를 기획할 예정이다."

좋은 기획과 작품 전시는 관람객의 발걸음을 모으기 마련이지만 유독 청주에서는 관람객 모으기가 어렵다는 소리가 종종 들려왔다. 이에 대해 한희준 대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사진2. 한희준 예술곳간 대표가 지난달 29일 김춘숙 작가의 'The metaphor of femininity 2' 작품 앞에서 미소를 띄고 있는 모습. / 박은지
사진2. 한희준 예술곳간 대표가 지난달 29일 김춘숙 작가의 'The metaphor of femininity 2' 작품 앞에서 미소를 띄고 있는 모습. / 박은지

"예술이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발걸음을 모으게 하는데 의미가 있다. 컬렉터뿐만 아니라 미술 애호가들은 서울쪽에 몰려있는 게 사실이다. 인사동 갤러리같은 경우 일 평균 방문자수가 200여명에 달한다고 알고 있다. 작가는 연예인처럼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품이 판매되기 위해서는 저명도를 갖춰야 하며 규모가 큰 전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작가는 시대에 맞춰서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고 흘러가야 한다. 자신의 내면을 다스릴 줄 알고 자기만의 것을 표현해낼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은 모든 행위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그 과정을 관람객들은 반드시 알아보더라."

사진전문 갤러리를 표방하고 있는 예술곳간이 오는 13일까지 2023 초청사진전 NEWPHOTOGRAPHER(뉴포토그래퍼 사진미학 연구모임)의 'TEN VOICES'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전시 전경. / 박은지
사진전문 갤러리를 표방하고 있는 예술곳간이 오는 13일까지 2023 초청사진전 NEWPHOTOGRAPHER(뉴포토그래퍼 사진미학 연구모임)의 'TEN VOICES'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전시 전경. / 박은지

그의 말대로 그는 사진 전공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을 갈아내는 작업을 통해 '비은염(None Silver Photo: 할로겐화 은을 사용하지 않고 화상을 기록하는 방식) 사진작업으로 국내에서 손가락에 꼽을 만큼의 반열에 올라있다. 사진과 설치미술을 혼합한 형태의 고전 인화 방식을 선호하며 국내는 물론 유럽, 중국, 일본 등지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사진 고전 인화방식인 시아노타입 프린트와 검 프린트 기법을 이용해 한지, 수채화지 등에 인화하는 평면작업뿐만 아니라 유리, 수지, 헝겁 등에 인화하는 입체작업을 병행하는 작가다. 세계평화센터(EU), 사라예보 시립미술관(보스니아), 태양도미술관(중국)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최근 충북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사업 국제교류에도 선정돼 헝가리와 환경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를 기획중이다.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 빛으로 만들어내는 사진작업을 선호한다. 1839년에 사진이 처음 나왔을 때 사진들의 프로세스는 컬러, 백금, 흑백 프린트 등 10여가지의 프린트 방법이 있는데 지금은 디지털 프린트만 사용하고 있다. 당시 사용하던 프린트 기법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미술하시는 분들은 자신과 작품 사이에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스토리가 생겨난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고전적인 인화방식을 통해 스토리가 생겨난다. 작업하면서 실수와 변수가 생겨나면서 새로운 것이 탄생하며 오롯이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나라 작가 중에는 황규태 선생님 작품을 좋아한다."

앞으로 한 대표가 앞으로 갤러리 '예술곳간'을 통해 구현해내고 싶은 목표에 대해 물었다.

사진전문 갤러리를 표방하고 있는 예술곳간이 오는 13일까지 2023 초청사진전 NEWPHOTOGRAPHER(뉴포토그래퍼 사진미학 연구모임)의 'TEN VOICES'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전시 전경. / 박은지
사진전문 갤러리를 표방하고 있는 예술곳간이 오는 13일까지 2023 초청사진전 NEWPHOTOGRAPHER(뉴포토그래퍼 사진미학 연구모임)의 'TEN VOICES'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전시 전경. / 박은지

"갤러리를 직접 가봐야 관심이 생기고 예술에 대한 애정이 생기면서 예술을 이해하게 된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굳이 보는 이유는 TV에서 느낄 수 없는 작품으로써의 영화를 만나기 때문이다.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보다보면 붓터치만 봐도 작가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작품이 주는 아우라가 현장에만 존재한다. 모니터로만, 휴대폰 화면으로만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번 문화예술공간지원사업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을 청주시민들이 자주 접하셨으면 한다. 좋은 전시, 좋은 공연을 보는 눈이 생기면 향후 청주 예술계도 함께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향후 청년 작가들과 비은염 기법의 사진전시도 예술곳간을 통해서 접하실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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