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변함없이 볼 수 있는 '보존화'의 매력속으로

편집자

청주시 상당구 사직대로 361번길 41-6에 위치한 '수장고 화(花)'는 단독주택을 개조해 만든 보존화 갤러리다. 플로리스트이자 보존화(꽃의 싱싱함을 오랜기간 보존시켜 생화의 질감을 그대로 유지시키는 기술)작가로 활동중인 김윤경씨가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청주시 문화예술공간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어머니의 오래된 주택을 갤러리로 만들어 꽃을 활용한 새로운 전시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김윤경 대표를 만나 보존화 전시에 대한 그간의 활동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김윤경 수장고 화(花)대표가 지난 20일 플라워샵 '꽃송이가' 보존화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은지
김윤경 수장고 화(花)대표가 지난 20일 플라워샵 '꽃송이가' 보존화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은지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지난 20일 오후 찾아간 옛 청주시청 본관 맞은편에 위치한 플라워샵이자 플로리스트 양성 학원인 '꽃송이가'는 김윤경 대표가 운영하는 곳이다. 올해 전시 기획을 구상중인 갤러리는 잠시 휴식기를 갖고 있다는 플로리스트인 김 대표는 똑단발에 검은색 매니큐어, 스웨이드 재질의 카키색 원피스를 착용하고 인터뷰에 응했다. 생화와 보존화 사이에 자리를 잡고 만난 김 대표에게 보존화 전시를 어떻게 기획하게 됐으며 지원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지난해 4월에 모집공고를 보고 주택 개조 공사에 돌입해 6월 17일에 개관전시를 열게 됐다. 보존화는 생화를 특수가공처리해서 꽃을 오래도록 곁에 두고 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생화, 열매, 풀 등을 보존처리작업을 통해 다양한 자연소재를 활용할 수 있다. 드라이플라워의 경우는 자연건조를 해 갈변이 되고, 바스러지거나 곰팡이가 생기기도 하는데 보존화 기술은 탈수, 탈색을 통해 인위적으로 색을 입히거나 생화의 촉감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원하는 컬러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특정이 있다. 코사지(corsage)부터 액자형식, 마네킹 바디장식을 비롯해 백화점 VIP실, 호텔로비, 리조트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생화를 사용하게 되면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데 비해 보존화 장식은 변하지 않는 꽃을 통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진 않아서 보존화의 대중화를 위해 시작하게 됐다. 보존화는 주로 안개, 장미, 수국 등이 많이 활용됐는데 저와 함께 활동하는 작가들은 자연소재에 눈을 돌려 보존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먹다남은 옥수수 심지, 연근 등도 보존처리가 가능하고 작품으로 만들 수 있어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보존화는 보통 천일화라는 수식어가 있는데 최상의 컨디션의 꽃을 구해서 보존처리하게 되면 8~10년까지도 두고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습도계나 실링팬(ceiling fan)을 활용해 습도를 조절해 관리한다면 더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작품으로 판매도 가능하다. 평면그림보다 입체적이고 리터치를 통해 작품으로서의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수장고 화(花)는 전국 최초 보존화 갤러리로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싶어 공모사업에 도전, 갤러리를 운영하게 됐다."

김윤경 대표와 함께 활동중인 작가는 10여명 안팎으로 전국적인 규모도 많지 않은 편이다. 그는 현재 청주시가 추진 중인(당초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5년 미원면 쌍이리에 완공 예정) 공예촌이 조성된다면 전국에서 활동중인 보존화 작가들도 자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갤러리에서 진행된 작업들은 그와 함께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전시부터 플로리스트 입문자, 수강생들의 수료전시 겸 시민들과 만났다. 지난해 '시간의 숨결을 보존한'을 주제로 한 개관전부터 웨딩공간 장식 '꿈꾸는 계절', 연말 공간장식까지 100일간의 운영소감을 물었다.

"처음 전시는 자연소재인 '소리쟁이(높이 30~80㎝의 긴 피침형으로 마디풀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를 활용했다. 흔히 볼 수 있는 꽃이 아닌 식물을 소재로 해보자는 취지로 전시를 선보였다. 웨딩시즌에는 웨딩드레스에 꽃으로 웨딩장식을 한 작품들로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했다. 저도 각각의 작품을 선보이기도 하고 협업 작품도 참여했다. 갤러리 공간은 일반 주택을 개조해 용도변경을 신청해 만든 곳이다. 어머니께서 가지고 계셨던 주택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였고 시민들에게 꽃은 사치품이 아닌 작품으로써의 가치가 있다는 점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무료 관람으로 누구나 오셔서 볼 수 있는 공간이며 보존화라는 색다른 소재를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청주시 상당구 사직대로 361번길 41-6에 위치한 수장고 화(花)의 지난해 개최한 '꿈꾸는 계절' 전시 전경. / 김윤경 대표 제공
청주시 상당구 사직대로 361번길 41-6에 위치한 수장고 화(花)의 지난해 개최한 '꿈꾸는 계절' 전시 전경. / 김윤경 대표 제공
청주시 상당구 사직대로 361번길 41-6에 위치한 수장고 화(花)의 지난해 개최한 '꿈꾸는 계절' 전시 전경. / 김윤경 대표 제공
청주시 상당구 사직대로 361번길 41-6에 위치한 수장고 화(花)의 지난해 개최한 '꿈꾸는 계절' 전시 전경. / 김윤경 대표 제공
청주시 상당구 사직대로 361번길 41-6에 위치한 수장고 화(花)의 지난해 개최한 '꿈꾸는 계절' 전시 전경. / 김윤경 대표 제공
청주시 상당구 사직대로 361번길 41-6에 위치한 수장고 화(花)의 지난해 개최한 '꿈꾸는 계절' 전시 전경. / 김윤경 대표 제공

오는 4월이면 청주시 문화예술공간지원사업이 진행된 지 만 1년을 맞이한다. 김 대표에게 지난 1년여간 운영하면서 느꼈던 애로사항과 올해 계획, 당부하고 싶은 점을 물었다.

"청주에 13곳의 소공연장과 갤러리가 처음 생긴다고 했을 때 '좋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서울의 대학로에 굳이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들이 13곳이나 생긴다는 점에서 우선 놀랐다. 사업에 참여하면서 시설 개선비를 지원받을 수 있어서 외관과 내부를 리모델링할 수 있었고 무료 관람으로 이어나갈 수 있었다. 다만 3년 지원사업의 특성상 시설개선비는 첫해만 지원되는 사안이라 매년 공간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시민들에게 새롭게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도 컸기에 아쉬움도 컸다. 실제로 사업에 참여해보니 수익으로 직결되지 못하는데다가 3년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인데 현금성 지원으로 그치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 뿐만 아니라 선정된 13곳에 대한 홍보도 부족하다. 이 사업의 취지에 맞게 소공연장과 갤러리 조성을 통해 원도심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안내판 설치라든지, 공연·전시 일정이라든지 한눈에 볼 수 있게 알려주시면 더 많은 시민들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다못해 '소나무길 맛집 안내판'도 있는데 13곳의 문화예술공간을 함께 알리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의문이 든다.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보고 싶어하는 시민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갤러리를 하루종일 열어놓고 있어도 실제로 방문하시는 분들은 몇 팀 안됐다. 이 사업이 '좋다'에서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홍보가 절실하다. 문화예술공간 지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간담회 자리나 공식적인 회의가 상시화 되길 바라고 있다.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 지길 바란다."
 

김윤경 수장고 화(花) 대표 이력

- 1981년 청주 출생

- 화훼장식기사 자격 취득

- 화훼장식산업기사 자격 취득

- 화훼장식기능사 자격 취득

- 꽃송이가플로리스트학원 원장

- 꽃송이가협동조합 이사장

- 제36회 한국미술제 작품공모전 보존화부문 동상(2019)

- 제18회 대한민국압화대전 보존화분야 장려상(2019)

- 제38회 예술대제전 작품공모전 보존화부문 은상(2020)

- 청주시 아름다운 간판 은상(2021)

-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표창(2022)

- 수장고 화 갤러리 운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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