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공장 재배시설 활용 샐러드용 쌈류 키워… 관광자원화 목표"

지난 8일 충북 괴산군 라이스밀 하우스에서 윤경륜 대표가 작물을 들춰내 스마트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재규
지난 8일 충북 괴산군 라이스밀 하우스에서 윤경륜 대표가 작물을 들춰내 스마트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재규

사람들이 건강에 대해 인식이 높아지면서 먹거리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건강한 재료를 찾아서 먹는 것이다.

이에 가장 쉽게 접하면서 사람들이 즐겨 먹는 것이 바로 샐러드다.

샐러드를 즐겨 찾고 고급화되는 과정에서 유럽에서 재배하고 있는 샐러드 전용 쌈류들이 국내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샐러드 시장이 최근 급격하게 증가했다.

충북에서 이러한 샐러드용 쌈류를 스마트팜을 통해 재배하며 해마다 성장하고 있는 곳이 있다.

충북 괴산군 불정면에 위치한 ㈜라이스밀(대표 윤경륜).

윤경륜 라이스밀 대표가 스마트팜에 들어가는 전력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이재규
윤경륜 라이스밀 대표가 스마트팜에 들어가는 전력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이재규

라이스밀이 처음 설립된 해는 지난 2014년이다.

당시에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보다는 가공이 주를 이뤘다.

윤경륜 대표는 "충북도나 괴산군이 다품종에 소량을 생산하는 체질이다. 거기에 맞는 가공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냉동밥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여러 문제로 사업이 무산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윤 대표는 처음 농업 분야에 발을 디뎠던 것은 26년 전으로 농산물 유통을 하면서다.

특히 학교 급식 분야에서 사업을 하면서 농산물(원물)을 직접 생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농작물 재배에 나서게 됐다.

"원물 재배를 생각하면서 그럼 쌈류부터 하자. 그러나 쌈류를 기존 농법으로 하면 전반적으로 사업성, 생산 규모 등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 시작한 것이 식물공장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학교 급식이 전면 중단되면서 사업이 완전히 무너지게 됐다. 규모가 꽤 컸지만 아무 의미가 없었다."

좌절할 만도 하지만 이때 윤 대표에게 발상의 전환이 있었다.

가공·납품할 수 없게 됐지만 재배 시설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유통이 재배 생산성에 기초하고 있다는 생각에 재배를 전문화해 다시 출발하자며 의지를 다졌다.

이에 2020년 농가 보급형 스마트농업 법인회사로 탈바꿈하게 된다.

라이스밀은 유럽형 샐러드 채소 카이피라를 포함해 약 8종의 작물을 1만1천898㎡(3천600평) 규모의 시설하우스에 재배하고 있다.

윤경륜 라이스밀 대표가 하우스에서 스마트팜에 대한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 이재규
윤경륜 라이스밀 대표가 하우스에서 스마트팜에 대한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 이재규

설립 초기인 2020년에는 2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500t의 생산량과 30억원의 소득이 기대된다.

그러나 재배 환경이 어려워지고 생산 원가가 상승하면서 수익을 위한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최근 여름하고 겨울 온도 차가 극심해지면서 재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스마트팜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구조다. 특히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데 해마다 전기료가 인상되고 있다. 2021년에 비해 지난해 말 기준 전기료가 50% 상승했다. 올해 더 상승한다고 예고된 상황에서 2021년 기준 2배 정도 인상되는 것이다. 그만큼 수익이 줄 수밖에 없다."

윤경륜 라이스밀 대표가 하우스에서 스마트팜에 대한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 이재규
윤경륜 라이스밀 대표가 하우스에서 스마트팜에 대한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 이재규

윤 대표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재배 면적을 늘리는 등 규모화를 통해 매출을 늘려 부족한 수익을 상승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우리나라 상추 등 쌈류 시장 규모는 생산액 기준 3천억대로 추산된다.

이를 모든 쌈채류로 확대하면 7천~8천억대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들여오는 샐러드 전용 쌈류의 시장 규모는 500억원 대다. 시장 규모는 해마다 2배 정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괴산 중부 채소 클러스터가 쌈류 시장에서 10% 정도는 차지하고 있어야 어느 정도 경쟁력이 생긴다. 특히 외국, 동남아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그러면 수치상 300억원 정도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배 면적이 10만 평은 필요하다."

윤 대표는 3년 내 10만 평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라이스밀 등의 규모가 1만4천평으로 8만6천평을 더 확보해야 한다.

"10만 평을 확보하려면 예산만 200억원 정도 예상된다. 전체를 다 우리가 하려면 불가능하다. 그래서 절반을 우리가, 나머지는 농가와 함께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농가는 예산이 없다. 이에 현재 농가가 운영하는 비닐하우스를 활용해 단동 하우스로 전환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우리가 단동 하우스 기술 개발을 계획하고 있는 이유다."

윤 대표는 규모를 확장하는 한편 6차 산업을 강조한다.

스마트 농업을 관광 자원화하겠다는 것이다.

윤경륜 라이스밀 대표가 스마트팜이 이뤄지는 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재규
윤경륜 라이스밀 대표가 스마트팜이 이뤄지는 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재규

이를 통해 국민이 가진 농업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 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농업을 연상하면 할머니가 감자 캐던 뒷모습을 생각한다. 농업은 힘들고, 어렵고, 돈도 벌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식들이 농사를 짓겠다고 하면 부모들은 화를 낸다. 그 이미지를 깨는 방법 중 한 가지가 식물농장 등을 통한 스마트 농업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식물농장을 단 한 번만이라도 오면 농업에 대해 기억하는 부분이 현재와 달라진다. 농업이 스마트화되고 있다는 것을 국민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왜곡된 상태로 기억이 이어지는 것이다."

윤 대표는 이러한 부분에 어려움도 토로했다.

정부와 충북도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러나 법적으로, 행정적으로 한계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아주 사소한 예를 들면 화장실 문제가 아주 첨예하다. 귀농·귀촌하려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망설이거나 후회하는 사람들이 바로 40~50대 여성분이다. 가장 큰 이유는 화장실이다. 오수처리 등의 문제로 농사를 짓는 곳에 화장실을 만들 수 없다. 처리해서 나갈 수 있는 공간이 아예 없다. 40~50대 여성분들이 농촌에 오면 일거리가 많다. 그래서 귀농·귀촌을 고려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 결국 논이나, 밭에서 혹은 수풀에 가서 해결하는 방법밖에 없다. 식물농장을 체험관으로 만들려고 해도 6차 산업으로 인증받기 전까지는 화장실을 만들 수 없다. 기본적으로 마을 인근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은 부분이다."

윤경륜 라이스밀 대표가 충북 스마트팜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재규
윤경륜 라이스밀 대표가 충북 스마트팜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재규

윤 대표는 "내년을 목표로 체험관을 계획하고 있다"라며 "한 번에 되지는 않고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6차 산업 추진계획을 밝혔다.

윤 대표는 ㈜라이스밀을 비롯해 농업회사법인 ㈜메타그린, 청채원㈜ 등 3개 법인으로 확대하고 스마트팜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인터뷰] 윤경륜 라이스밀 대표

윤경륜 라이스밀 대표가 스마트팜 하우스에서 키우는 상추씨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 이재규
윤경륜 라이스밀 대표가 스마트팜 하우스에서 키우는 상추씨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 이재규

윤경륜 ㈜라이스밀 대표는 충북형 스마트팜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규모화를 강조했다.

윤 대표는 "스마트팜을 하려면 최소한 1헥타르(ha) 이상 규모가 돼야 한다"며 "1헥타르도 되지 않는 규모라면 굳이 스마트화할 필요가 없다"고 충고한다.

이어 "작은 규모는 데이터를 기반한 스마트팜이 필요 없고 오히려 편의성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이는 1헥타르 이하는 스마트팜은 하되 자동화 쪽으로 편의를 맞추고 그것을 범용성 있게 개발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이스밀도 생산 비용의 30%를 전기료로 사용하고 있을 만큼 에너지, 즉 전기 사용이 많다.

결국 스마트팜이 에너지 집약 사업이고, 시설 집약 사업으로 대규모화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충북은 풍력, 수력, 원자력 등 에너지를 생산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효율화가 사실상 어렵다"며 "그래서 집단화를 통해 에너지 부분을 관리하면서 효율화시키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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