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시대 앞둔 청주공항… 항공사들은 왜 답답해 하나 - 中
충북도 '활주로 신설' vs 업계 '슬롯·주기장' 우선

청주국제공항 주기장 위치. /충북도
청주국제공항 주기장 위치. /충북도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 청주국제공항 활성화 방안에 대해 충북도와 항공사는 확연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충북도는 청주국제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 신설을 선결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14일 도에 따르면 '바다 없는 충북'은 하늘길을 통한 교역로를 확보해 화물기가 뜰 수 있는 민간 전용 활주로 신설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항 내 입점 항공사들은 당장 시급한 문제로 슬롯·주기장(계류장) 확충을 꼽았다.

지난해 청주공항은 국내선 317만명, 국제선 52만명이 이용하며 최다 이용객을 달성한 전년의 317만명 보다 16.4%(52만명)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는 여객 회복률이 122.8%로 전국 국제공항 8곳 중 가장 높았다.

이달 기준으로 국제선은 ▷일본(도쿄·오사카·후쿠오카) ▷대만(타이베이) ▷중국(연길) ▷베트남(다낭·나트랑) ▷태국(방콕) ▷필리핀(클락) 등 6개국 9개 노선이 운항 중이다.

특히 연말까지는 9개국 18개 노선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에어로케이는 5대, 이스타항공은 1.5대 티웨이항공은 1대 증대 계획을 밝혔다.

이에 반해 항공기가 이·착륙후 활주로에서 정지하는 장소인 주기장은 부족한 실정이다.

주국제공항 주기장 현황.  /충북도
주국제공항 주기장 현황. /충북도

주기장은 총 13개로 ▷C급 8개 ▷D급 1개 ▷E급 3개 ▷F급 1개로 구성됐다.

해외여행용 비행기 중 가장 작은 B737이나 A320이 'C급'에 해당하고, B747이나 B77 등 대형 항공기가 E급, A380과 같은 초대형 비행기가 F급에 속한다.

이중 상시 가용 주기장은 총 12개로 F급 주기장은 미배정 운영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탑승교도 부족하다.

청주공항에는 국내선 3개, 국제선 2개 등 모두 5개의 탑승교(승객 탑승용 다리)가 있다.

탑승교 없는 주기장에 있는 항공기는 탑승교가 있는 곳으로 토잉(항공기 견인)돼야 한다.

이때 투입되는 인력과 장비로 인해 항공사 비용 부담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은 월 약 200회 이상의 토잉을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항공사들은 "13개인 주기장은 거의 포화 상태고, 탑승교 부족으로 청주국제공항 이용에 애로가 많다"면서 "항공기가 추가로 도입되면 주기장 부족으로 다른 공항에 주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충북도와 한국공항공사에 지속 건의를 해왔으나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당초 공항 내 항공기를 4∼5대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추가 배치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탑승객이 많이 이용하는 피크 시간대는 제한된 슬롯 수로 더욱 경쟁이 치열하다는 입장이다.

청주국제공항 슬롯은 현재 시간당 7~8회다. 인천공항(70회), 김포공항(41회), 제주공항(35회), 김해공항(18∼26회), 군산공항(20회)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이들은 "아침시간 및 낮 시간에 항공기 출발과 도착이 동시에 이뤄지면 공항은 줄서기 및 수속지연 등으로 매우 복잡한 상황이 연출된다"면서 "전반적인 시설 노후화와 더불어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시간대에 출발·도착이 가능한 슬롯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북도는 "주기장 확충은 국비 100억원을 확보한 만큼 늦어도 2025년 초까지 17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라며 "항공사들이 운항 시간대를 조율하면 슬롯 수에 제한받지 않고 얼마든지 운항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청주는 첨단산업 지역이지만 활주로 길이 제한과 민간 활주로가 없어 화물기가 한 대도 뜨지 못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민간 전용 활주로를 신설해 중부내륙 항공화물 거점공항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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