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91세…영결식 22일 10시 충북대 대학본부 3층 대강의실

2011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故 신언임 여사가 충북대 명예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1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故 신언임 여사가 충북대 명예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충북대 할머니'로 불리며 노점상으로 평생 모은 재산을 충북대학교에 장학금으로 내놓은 신언임 여사가 19일 오전 4시 40분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다.

신 여사는 신부전증으로 투병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녀가 없고, 유족은 조카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대는 충북대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빈소를 마련하고, 고창섭 총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충북대학교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오는 22일 오전 9시 30분 발인한 뒤 충북대 본관 10시 대강의실에서 영결식을 진행한다. 장지는 충북대학교 내 교육독지가 선영이다.

지난 2019년 4월 24일 청주 인근 식당에서 교육복지가 故 신언임 여사의 미수연을 열었다.
지난 2019년 4월 24일 청주 인근 식당에서 교육복지가 故 신언임 여사의 미수연을 열었다.

강정 신언임 여사는 일제 강점기인 1932년 빈농의 1남 8녀 중 다섯째 딸로 태어나 힘겨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부친을 졸라 뒤늦게 입학한 주성초등학교를 나이 열여덟에 졸업하고 전매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스물두 살에 결혼했으나 젊은 나이에 혼자가 됐다.

이후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시장어귀에서 까치담배 장사부터 시작해 만물상회를 운영하며 억척같이 돈을 모으기 시작했으며, 여자라는 이유와 가난한 집안형편으로 배우지 못한 향학열과 내 자식을 두지 못한 아쉬움으로 충북대학교 학생 모두를 아들, 딸로 여기며 전 재산을 기부한 것이다.

故 신언임 여사가 지난 2018년 12월 26일 충북대를 방문해 장학금 8억을 추가 기탁하며 충북대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故 신언임 여사가 지난 2018년 12월 26일 충북대를 방문해 장학금 8억을 추가 기탁하며 충북대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신 여사는 지난 1993년 당시 시가 33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충북대에 기탁했다.

초등학교만 나온 그가 '구두쇠, 억척 할머니'라는 소리를 들으며 30년간 행상, 노점을 해 모은 재산이었다.

이 건물은 이후 2008년 33억 원에 매각, 발전기금으로 적립됐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많은 학생들에게 학업의 길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되고 있다.

이어 2011년 9월 충북대 개교 60주년을 맞아 10억3천만원을 쾌척했고, 2018년 12월 마지막으로 남은 재산인 8억원을 기탁했다.

장학금으로 내놓은 재산이 51억3천만원에 달한다.

충북대는 그의 이름을 딴 '신언임 장학금'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故 신언임 여사가 충북대 홍보대사들과 활짝 웃고 있다.
故 신언임 여사가 충북대 홍보대사들과 활짝 웃고 있다.

충북대는 신 여사의 못 배움에 대한 아쉬움을 풀어주기 위해 2011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신 여사에게 명예 행정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당시 81세의 '충북대 어머니'가 빛나는 학사모를 쓴 뜻 깊은 날이었다.

또 2015년에 새로 지은 평생교육원 강당을 '신언임홀'로 명명했다.

나눔실천가로 살아온 신 여사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지난 2012년 제33회 김만덕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충북도에서도 2016년 '함께하는 충북 행복한 도민' 표창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평생 어려운 상황에서 학생들을 자식처럼 여기는 마음으로 베풀기만 한 고 신언임 여사의 명복을 빈다"며 "앞으로도 충북대는 신언임 여사의 뜻을 기려 우수한 인재 양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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