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회장 "궁시렁대 손만 올렸을 뿐 때린 적 없다"
피해자 "왼쪽 귀 잡고 얼굴 2회, 머리 1회 구타"

청주흥덕경찰서 전경 / 중부매일DB
청주흥덕경찰서 전경 /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이재규 기자]속보=장현봉 충북적십자회장이 직원 폭행 사실 일체를 부인했다.

장 회장과 폭행당했다는 영업이사 A(60)씨 간 주장이 엇갈리면서 진실 공방을 예고했다.

장 회장은 지난 5일 본보와의 만남에서 "직원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이날 "나는 적십자 회장이기도 하지만 내가 속한 회사의 대표이고, 영업 이익을 내야 하는 사람"이라며 "최근 매출이 떨어져 직원들에게 일주일에 두 번, 오전 8시 30분에 모여서 회의를 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일(2월 23일) 회의실에서 A씨가 지난 주와 같은 내용의 PPT를 준비해 변동 사항이 없으면, 게재하지 말고 다른 내용으로 채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궁시렁했다"며 "이에 화가나 한번 고함치고 직원들을 내보낸 후 둘이 있는 자리에서 화낸 것에 사과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다시 궁시렁해 한번 더 고함을 치면서 손은 올렸을 뿐 폭행한 사실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와 일한 지난 6년여간 욕이나 폭언, 갑질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화를 낸 것도 단 3번 뿐이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폭언을 했다면 (A씨가)정년퇴직 후 다시 일하게 해 달라고 했겠느냐"며 "나도 그 사람을 다시 채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장 회장은 "영업 실적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실적을 확인하니 적십자회장이라는 내 직책을 이용해 흠집을 내려고 하는 것 같다"며 "당당히 조사받고 일련의 사태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언급했다.

장 회장은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가 될 사내 CCTV 촬영 여부에 대해서는 "지난해 CCTV가 고장난 후 수리를 안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CCTV를 보면 감시한다고 항의를 해 이 사실을 직원들에게 공유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장 회장은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 CCTV가 고장이 났다면 곧장 수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폭행 이후 사무실 직원에게 CCTV를 어떻게 열람하는지 물었지만, 장 회장 혼자만 볼 수 있게끔 비밀번호를 설정해놔 직원도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장 회장은 평소 외부로 출타했을 경우에도 CCTV를 원격으로 조정해 직원들의 근무 상태를 확인한다"고 주장했다.

폭행 이후 A씨는 모멸감에 밤잠을 못 이룬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A씨는 "평소 회사를 다닐 때 장 회장으로부터 명예훼손, 모욕 등의 언사를 수차례 받았으나 아내와 자식, 손자의 부양을 위해 참고 지내왔다"며 "사회봉사단체장을 지내면서 정작 자기 회사 직원에게는 막말, 폭력을 행사하는 이중적 행태를 참을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청주흥덕경찰서로부터 이번 사건을 이첩 받은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은 이날 장 회장이 운영중인 D사에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부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으로 자세히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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