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사장, 총 800만원 전달..."회유로 허위 진술"
정 의원측, 오락가락 진술 번복 신빙성 떨어져
충북시민단체, 정의원 뇌물수수 고발·수사 촉구
 

김창환(정우택 국회부의장 돈 봉투 수수의혹 당사자의 법률대리인) 변호사가 6일 충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동빈
김창환(정우택 국회부의장 돈 봉투 수수의혹 당사자의 법률대리인) 변호사가 6일 충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김미정·신동빈 기자] 정우택 국민의힘 청주상당 국회의원(5선, 국회부의장)의 돈봉투 수수 의혹이 기존 상황을 뒤집는 추가 폭로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정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카페 사장 A씨는 6일 "정우택 의원과 보좌관에게 준 800만원 중 돌려받은 것은 한 푼도 없고, 회유를 받아 언론인터뷰에서 돈을 받았다고 허위 진술했다"고 밝혀 진실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A씨의 변호를 맡은 김창환 변호사는 6일 A씨의 경찰조사 직전 충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언론사와의 전화통화에서 돈을 돌려받았다고 허위 진술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당시 정 의원 보좌관이 찾아와 회유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좌관이 당시 기자를 연결해줬고 "다른 기자와는 접촉하지 마라. 자기들만 믿어라"라고 했다"고 덧붙엿다.

김 변호사는 "A씨는 지역에서 영향력이 매우 큰 5선 국회의원이자 국회부의장의 보복이 두려워 보좌관의 제안에 따랐다"면서 "그런데 사건이 커져서 더이상 숨길 수가 없어 진실하게 진술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부의장 측과 나눈 문자메시지가 있고, 그 내용은 A씨와 상의 후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정우택 국민의힘 청주상당 국회의원이 21일 충북도청에서 자신의 돈봉투 수수 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 의원은 이번 22대 총선에서 6선에 출마한다. / 김미정
정우택 국민의힘 청주상당 국회의원이 21일 충북도청에서 자신의 돈봉투 수수 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 의원은 이번 22대 총선에서 6선에 출마한다. / 김미정

김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직전에 정 부의장(당시 후보) 사무실 복도에서 정 부의장에게 200만원을 전달했다. 같은해 9월3일 청주시 상당구 한정식집에서 정 의원 등과 점심 후 메론 3박스를 전달하면서 그 중 큰 박스에 100만원을 담아 정 부의장 차에 실었다. 한달 뒤인 10월 1일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소고기와 양주 접대 후 1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정 부의장에게 줬다. 당시 A씨는 카페(청주시 상당구 문의면)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영업허가가 나지 않아 알아봐달라고 이야기했다. 그 다음날에는 보좌관이 100만원을 받았다. 5일 후인 10월 7일 정치후원금 300만원을 입금했다.

기자회견 후 A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조사를 받았다. 앞서 정 의원측이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돈을 받았지만 바로 돌려줬다'고 주장해왔던 정우택 의원은 6일 기자회견에서 "카페 주인이 말을 왔다갔다 바꾸는 것에 대해 신빙성을 잃어 믿을 수 없다"며 "진실은 수사기관에서 조사해 밝혀질 것"이라고 일축했다.

6일 충북시민단체연대회의가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돈봉투 수수' 의혹이 제기된 정우택 국민의힘 청주상당 국회의원에 대해 고발하는 동시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윤재원
6일 충북시민단체연대회의가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돈봉투 수수' 의혹이 제기된 정우택 국민의힘 청주상당 국회의원에 대해 고발하는 동시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윤재원

충북시민사회연대회의는 이날 정우택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충북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이들은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돈봉투를 받는 모습이 찍힌 영상은 있는데 돌려줬다는 증거는 있는가? 돌려주면 돈봉투를 받은 사실은 문제가 없는 것인가? 불법 카페를 운영하게 해달라는 업자에게 양주와 소고기를 접대받는 현직 국회의원의 처신은 적절한가? 불법카페업자에게 받은 선물이며 정치후원금은 정당한 것인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비난했다.

특히 "현직 국회의원이자 22대 총선 출마 후보에 대한 정확한 검증과 수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논평을 통해 "오락가락 진술을 번복하는 업자의 말 중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되는 말만을 발췌해 국민의힘 후보를 공격하는 작태를 보니 특정 정파와 연관된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며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 결과를 엄중히 지켜볼 것"이라고 정 의원을 엄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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