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슬로시티의 고장 대흥으로 떠나요"

[중부매일 최현구 기자] 연일 강추위에 온 몸이 움츠려지는 계절이다. 아이들의 긴 겨울방학도 끝나가고 미처 겨우내 가족 힐링을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마무리 가족여행으로 당일치기 관광코스를 소개해 본다. 서울과 대전 등 대도시로부터의 접근성도 용이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슬로시티의 고장 예산 대흥면 의좋은형제공원과 느린꼬부랑길을 강추한다.


◈의좋은형제공원

"형님먼저, 아우먼저~"
과거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실화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다. 형은 아우를 걱정하고 아우는 형을 걱정해서 밤중에 서로 볏단을 옮겨 놓았다는 이야기의 고장으로 유명세를 탄 곳이다.

예산군 대흥면 상중리에 위치한 의좋은 형제공원은 대흥동헌 초입에 위치해 아이들과 산책 겸 가볍게 둘러보기에 부담이 없다. 특히 공원에서 바라보는 드넓은 예당저수지의 웅장한 모습엔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지난2011년부터 열린 의좋은형제장터는 올해7회째를 맞이하고 있으며 매년4월부터11월까지 매월 둘째 토요일에 의좋은형제공원에서 장터가 열린다. 마을 주민이 직접 키운 농산물이나 수공예품을 구매하고 장터 먹거리와 공연도 즐길 수 있다.


◈대흥슬로시티


느린꼬부랑길이나 손바닥정원길은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도 쉽게 돌아볼 수 있는 코스다. 느린꼬부랑길은 마을의 자연과 역사를, 손바닥정원길은 마을 사람들이 직접 가꾼 정원과 슬로시티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느린꼬부랑길은 슬로시티방문자센터가 출발점이다. 코스는 세 가지 주제로 나뉜다.

▶제1코스는 4.6km 구간으로 약 60분이 걸리는 '옛이야깃길'이다. 백제 부흥군과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깃들었으며 1코스의 첫 번째 명소 배 맨 나무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나당 연합군과 백제 부흥군을 공격하러 왔다가 배를 묶은 나무라고 전한다. 그 자리에 느티나무가 1000년 넘게 산다. 마을 사람들은 주변 땅에서 개흙이 나온다고 말한다.

봉수산자연휴양림에서 북쪽 애기폭포 방면은 백제 부흥의 길이다. 봉수산 중턱으로 임존성과 마을을 잇는 중간 지대로 1코스는 대흥동헌 앞쪽을 지나며 원점으로 돌아온다. 대흥동헌 앞에는 이성만형제효제비와 의좋은형제동상이 있다. 대흥동헌과 이성만형제효제비 주변은 1코스와 2코스가 겹친다.

▶제2코스는 '느림길'로 슬로시티방문자센터를 출발해서 처음 닿는 장소가 대흥동헌이다. 예산군에 유일하게 남은 관아 건물로 1407년에 짓고 조선 중기에 보수했다.1914~1979년에는 대흥면사무소로 쓰였으며 동헌 대청마루에 앉아 내삼문 너머를 바라보면 나른한 햇살과 느긋한 바람이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준다. 대흥동헌 옆 대흥면사무소 앞에는 달팽이미술관도 눈길을 끈다. 옛 대흥보건지소를 개조한 건물로 대흥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가 자주 열린다. 달팽이미술관을 지나서는 동서리천 물길과 봉수산 중턱 사색의 길을 걷는다.

느린꼬부랑길이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길이라면 손바닥정원길은 마을 사람과 만나는 길이다. 느린꼬부랑길과 조금씩 겹치기는 해도 전체 구간으로 보면 일부다. 무엇보다 마을 사람들이 가꾼 손바닥정원을 감상하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제3코스는 '개구리가 있는 연못'이 대표적이다. 제초제를 뿌리지 않아 손바닥만 한 연못에 개구리와 도롱뇽이 알을 낳기 시작했다. 손바닥정원길을 걷다 보면 집 앞에 달팽이 모양 인형이 있다.



◈예당호 중앙생태공원

예당저수지 상류인 대흥면 동서리 189번지 일원 6천937㎡에 습지를 만들고 수중 산책로와 어우러진 생태공원이다.

군이 조성한 생태공원은 지난 2006년부터 21억원을 투자해 전망대 2개소와 조망대 3개소, 창포, 연꽃, 학습원, 연꽃 재배지를 조성하고 500m에 이르는 수중산책로까지 설치했다.

수중 산책로에 조성된 조류관찰대는 예당저수지의 풍광과 청둥오리, 백로 등 저수지에 있는 조류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예당저수지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하게 됐다.

또한 가시연, 노랑어리연, 수련, 어리연 등 4종의 연꽃과 꽃창포, 노랑꽃창포, 줄무늬석 창포, 창포 등 4종류의 창포 등을 총 1만여 본을 식재했으며 식재된 습지식물들이 5월경 개화되면 예당저수지와 어우러져 볼거리와 체험공간을 제공하게 돼 가족형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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