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대장의 눈물·정부보상 요구… 수몰민 역사 담긴 2시간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고, 청남대를 구실로 주민의 삶을 외면했다"

이번 토론회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김홍기 전 문의면 번영회장의 첫 마디는 중복 규제로 고통받아온 대청호 수몰민들의 마음을 울렸다.

자신이 청년시절 데모대장이었다고 소개한 김 전 회장은 "군사정권 시절부터 마을 청년들과 함께 청남대 반대, 대청댐 규제완화를 외쳤고 지금도 이 토론장에서 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그간의 세월을 회상하며 바뀌지 않는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취수탑과 가깝다는 이유로 전국에서 가장 심한 규제를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그에 대한 보상이나 지원은 미흡한 상황"이라며 "지금도 수자원공사나 금강유역환경청에서는 이런 사업들을 주민들과 제대로 협의했는지 우리 돈을 어디다 썼는지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공개를 거부해서 정보공개 소송까지 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김홍기 전 문의면 번영회장이 토론회에서 발표 도중 감정이 북받쳐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명년
김홍기 전 문의면 번영회장이 토론회에서 발표 도중 감정이 북받쳐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명년

그러면서 그는 "이외에도 내가 정말로 40년 동안 (노력) 했는데, 더 조사해서…"라며 눈물을 흘렸다. 평생을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완화 등 문의면 주민들의 삶을 위해 살았지만, 40년이 지난 지금도 단 하나의 규제도 풀지 않은 현실은 김 전 회장에게 너무나 가혹한 현실이었다. 그리고 아직도 고통 받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미안함도 느껴졌다. 그러자 토론회에 참석한 수십명의 문의면 주민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김 전 회장을 응원했다. 함께 나눠온 고통이기에 그가 흘린 눈물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김 전 회장의 발언을 끝으로 공식 토론이 마무리되자 객석에서는 질문이 쏟아졌다. 문의면 주민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들고 '그간 섭섭했던 심정, 앞으로 문의면 주민들을 위해 개선돼야 할 점'들을 직접 말했다.

김재년 문의면 주민자치원장. /김명년
김재년 문의면 주민자치원장. /김명년

김재년 문의면 주민자치원장은 "이번 토론회에서 대청댐 상류 주민들이 그간 환경보호를 위해 희생한 가슴 절절한 이야기들이 나왔다"며 "실질적인 보상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법이 제정돼야 한다, 법이 바뀌지 않으면 절박한 사람들의 목소리는 또 다시 묻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인들과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논의하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앞으로 호수가 있는 지역에 어떤 것을 완화하고, 어떤 것을 규제를 하고 있는지, 자세한 사례들이 촘촘히 조사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남일현 청주시의원. /김명년
남일현 청주시의원. /김명년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남일현 청주시의원은 "집행부에서 지방정부에서 대청호 규제완화에 대한 준비가 되고 있는 과정에서, 지역언론인 중부매일이 토론회를 개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오늘 토론회에서는 수계관리기금이 잘못 쓰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청주 문의면, 보은, 옥천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본인이 느낀 이번 토론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지금부터라도 수계기금이 지역주민의 윤택한 삶을 위해 쓸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그러기위해서는 공직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수계기금관리위원회에 지역주민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청주 문의면은 청남대 조성으로 쌓인 한을 풀어줄 때가 됐다"며 "40년간 대청호를 잘 관리해준 감사한 상류지역 주민들의 삶이 개선될 수 있게 힘써야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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