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토된 명문기와 통해 백제시대 물품공급·건축체계 이해
충남도, 심의 보완자료 문화재청에 제출… 내년 결과에 주목

 

금산 백령성 발굴사진. / 금산역사문화박물관 제공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군사적 요충지였던 금산 백령성에 대한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승격이 추진된다.

금산 백령성은 둘레 207m로 규모는 작지만 축성방식과 성돌의 사용, 목각고 등 사비시대 백제산성의 원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백제산성 연구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군은 지난해 2월 충남도에 금산 백령성 사적 승격을 신청, 그해 4월 충청남도 문화재위원회에서 가결되면서 12월 문화재청에 심의 자료가 제출된 상태다.

올해 6월 문화재청이 충남도에 자료 보완을 요청한 가운데 충청남도가 이번주 중 보완 자료를 제출한다는 계획이어서 빠르면 내년 상반기 사적 승격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금산 백령성은 백제산성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충남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고고학분야)는 "지정학적 가치를 고려할 때 백령성은 사적으로 승격 지정해 보존·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했고 또 다른 전문가(성곽분야)는 "지정학적 중요성뿐 아니라 성곽의 축조방식, 입지환경, 내부 목곽고 등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금산 백령성에서 확인된 목곽고와 출토된 명문기와, 병자기와.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 순) / 금산역사문화박물관 제공
금산 백령성에서 확인된 목곽고와 명문기와, 병자기와.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 순) / 금산역사문화박물관 제공

무엇보다 현장에서 조사된 현문식 문지는 그동안 신라계로 파악됐으나 백제산성 중에서는 백령성에서 처음 확인됐고, 발굴 당시 출토된 많은 수의 명문기와는 그 내용을 통해 백제시대 물품 공급체계와 영선체계(營繕體系)를 이해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명문기와에 새겨진 간지(干支)는 산성의 정확한 축성연대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 성내 정상부에서 발굴된 저수용 목곽고도 금산백령성의 특징 중 하나다.

목곽 내에 다량의 점질토가 채워져 있고 기와편과 토기편, 목조유물이 출토된 금산 백령성 목곽고는 대전 월평동유적에서 확인된 목곽고와 규모나 구조면에서 흡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평동유적의 목곽고가 창고와 같은 저장고 용도였다면 백령성 목곽고는 저수용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국시대부터 백제와 신라를 연결하는 통로였던 금산지역은 20여개소의 산성유적이 남아 있을 정도로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였다.

금산군은 산성유적들이 금산지역을 중심으로 백제와 신라의 대립관계를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는 만큼 백제신대 산성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는 백령성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되길 바라고 있다.

금산군 문화공보관광과 관계자는 "백령성이 백제산성 가운데 규모는 중규모 수준이지만 그 사례가 많지 않아 백제의 정치·군사적 측면을 엿보는 매우 중요한 사료"라며 "수목과 잡초가 우거지는 등 자연현상으로 성벽 훼손과 이완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적으로 승격돼 정비 및 보존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산군 자료에 따르면 전국 성곽관련 유적은 2천여개소로, 문화재로 지정·관리되고 있는 산성 문화재는 274개소이며 이 가운데 사적으로 지정된 문화재는 65개소로 알려졌다.

■금산지역 산성유적 현황(출처: 금산군)<br>
■금산지역 산성유적 현황(출처: 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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