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정부세종청사 이동 불편" 언급… 갈등 '재점화'

'세종역 신설' 논란이 천안분기 호남연결 노선 주장이 더해지면서 전국적인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강호축 개발을 위한 '충북선 철도 고속화'와 충청권 광역철도의 거점, 철도산업 해외진출의 터전 등 'KTX오송역'은 한반도 광역교통망의 중심거점으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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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하던 KTX 세종역 신설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세종의사당(국회분원) 유치 등 충청지역 현안을 위해 공조하던 충청권의 균열 움직임도 제기되고 있다. 세종역 신설 논란으로 반발하는 충북지역 모습과 국회분원 유치가 세종역 신설을 합리화하는데 이용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두 차례에 걸쳐 점검한다. /편집자

[중부매일 장병갑 기자] '신설계획이 없다'는 정부의 입장 표명에도 KTX 세종역 신설 논란이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다시 불거지면서 충북지역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KTX 세종역 신설 논란은 180여일 앞으로 다가온 4·15 총선과 맞물리면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낙연 총리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KTX 세종역 신설 불가'입장에 논란은 종식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세종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KTX 세종역 신설이 다시 언급됐다.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경기 구리 출신 윤호중 의원이 이춘희 세종시장에게 세종역에 대한 타당성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적극 추진해 달라는 주문했다.

윤 의원은 "세종시에 KTX가 서지 않아 정부세종청사 공무원 대부분이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30여분 타고 오송역으로 간다"며 "비효율적이기에 세종역에 대한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적극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도 "세종시에 KTX를 비롯한 철도가 운행하지 않는다는 게 잘못된 것"이라며 이춘희 세종시장에게 향후 계획 등이 담긴 상세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박덕흠 의원(보은·옥천·영동·괴산)은 충청권 공감 부족을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박 의원은 "충청권 주민들은 세종역 신설을 전국 유일 KTX 분기역인 오송역과 공주역, 서대전역의 위상과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은 "세종역 신설 때문에 충청권이 갈등을 빚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역 만드는 게 능사는 아닌 만큼 오송역과 세종시를 모노레일로 연결하면 이동시간이 10∼15분 정도로 짧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KTX 세종역 신설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충북지역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집권여당이 조국 사태로 국민을 갈라놓는 것도 모자라 세종역 신설 문제로 충청도민마저 갈라놓으려는 분열 책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윤 의원의 발언은 세종시가 지역구인 이해찬 대표의 사주를 받아 세종역 신설을 위한 군불을 때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당 도당은 민주당 소속인 이시종 지사와 충북도를 향해서도 당과 세종시의 눈치를 보며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며 공세를 펴기도 했다.

이에 앞서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충북범도민비대위는 지난 9일 국감에서 세종역 신설 발언이 나온 직후 대선공약에 위배될 뿐 아니라 명분도 실익도 없고, 충청권 이웃에 대한 철저한 배신이자 상생발전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범도민비대위는 정부가 세종역 신설을 국가 계획에 반영한다면 민주당 정권에 대한 강력한 퇴진, 심판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이미 여러 차례 세종역 신설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KTX 세종역 신설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10월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세종역 신설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세종역을 신설한다고 말씀드리기엔 현재 상황에선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며 "사전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쳤지만 세종역 신설이 타당하다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종역 신설은 지역 간 합의도 필요하고 열차운행의 효율성, 중복투자 문제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현재 국토부는 이런 문제에 대해 약간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해 11월 KTX 세종역 신설과 호남선 노선 직선화를 요구하는 호남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세종역 신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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