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지원 기대" 여론 속 "일방적 결정 황당" 볼멘소리도

청풍리조트 주변에 설치된 현수막/서병철
청풍리조트 주변에 설치된 현수막/서병철

[중부매일 서병철 기자] "국민들과 함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결정에 수긍은 하지만, 정부의 예산지원은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제천시 청풍면 연수국민연금공단 청풍리조트와 건강보험공단 인재개발원 등 2곳이 코로나19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로 확정된 이후 제천시내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한 상태다.

하지만, 정부 예산지원 여론은 팽배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4일 청풍 관내 휴양·연수시설 등 2곳을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했다

이상천 시장은 다음날 부랴부랴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청정지역인 제천시에 코로나 치료시설이 설치될 수 있다는 정보를 어제(4일) 듣고 반대 의견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가적 비상사태인 감염병 심각 단계에서 중앙정부가 채택한 정책을 우리시 만의 입장을 내세워 반대할 수 만은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유감의 뜻도 전했다.

이 시장은 "지역경제에 큰 악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특별교부세 지원 등 합당한 지원대책을 건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시종 지사도 지난 6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담화문을 통해 "도에서는 제천시, 정부와 함께 지역사회 감염이 조금도 없도록 철저한 방역과 함께 제천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후삼(제천·단양) 의원도 "시·도의원들과 함께 청풍에서 상주하며 주민들과 함께 코로나19를 이겨내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2곳의 인근 주민들이 코로나19 로부터 확실하게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게 노력해 줄 것을 정부에 강력하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급작스런 결정에 발끈하며, 곳곳에서 볼멘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이상천 시장의 격리시설 지정 반대 의견도 묵살됐다.

이 시장은 지난 4일 제천을 방문한 이 지사에게 "청풍지역 생활치료센터는 시내로부터 40~5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데다, 음압시설 등이 없어 코로나19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한성 제천사랑청풍호사랑위원장은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제천시장도 제천시민도 전혀 모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느닷없이 청정지역인 제천에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수용을 결정했다는 언론 보도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분노했다.

그는 "일방적으로 밀어부친 중앙 정부의 무소불위에 어이가 없다"며 정부는 절대적인 예산지원과 행정적인 지원은 물론 추후 발생되는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몰아 부쳤다.

장 위원장은 비록 정부가 제천시민을 무시하고 결정을 내렸지만, 국민들과 함께 고통을 분담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는 의견도 보였다.

지난 6일 열린 청풍면 직능단체장 및 이장단 회의에서도 정부 방침에 대체적으로 수긍하면서도, 관광지로서의 이미지 타격을 우려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청풍지역의 한 이장은 "마스크나 방역이 문제가 아니며, 청풍이라는 청정지역을 버리는 것"이라며 생존권이 걸려 있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이장도 "벚꽃축제로 1년을 먹고 사는데, 누가 이해해 줄 것이냐"며 반발했다.

이제는 청풍면 주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청풍면 직능단체와 지역민들은 청풍리조트 정문을 중심으로 경증환자들의 쾌유를 비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고 있다.

한편 8일 오후 5시께 국민연금공단 청풍리조트(레이크호텔)에 170명이 입소를 마쳤으며, 내일(9일)은 인재개발원에 136명 등 총 306명의 경증환자가 격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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