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주·세종 외지에 보유… 재산세 한 푼 안 내

[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주택 2채 중 하필이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준 청주의 고향 집을 팔아 원성을 듣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불똥이 충북 시·군 단체장으로 튀는 모양새다.

일이 벌어지자 주민들은 우선 자신들이 뽑은 시장·군수의 재산현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개인 재산을 가지고 왈가왈부는 적절하진 않지만, 내 집 마련의 꿈조차 이루지 못하는 서민층 사이에선 노 실장처럼 1가구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시장·군수가 부럽기만 하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공개한 재산현황(3월 26일 기준) 중 상가·토지를 제한 순수 주택 보유분을 살펴보면 도내 시장·군수 중 송기섭 진천군수와 조병옥 음성군수가 가장 많은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여러 가지 사연은 있겠으나 송 군수는 배우자 공동명의로 경기도 안양시에 4억8천500만원짜리 아파트 1채와 본인명의로 1억2천만원짜리 오피스텔 1채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배우자 공동명의로 진천에 1억6천만원 아파트 1채를 가지고 있어 송 군수 부부가 소유한 주택은 총 3채다.

이어 조병옥 음성군수는 고가는 아니지만 본인 명의로 음성지역 3천만원 단독주택 1채와 배우자 공동명의로 1억4천만원 아파트 1채, 배우자의 청주 오창읍 3억8천만원짜리 빌라 1채를 합치면 총 3채를 가지고 있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본인 명의로 충주 아파트 1채(9천600만원)와 서울 종로구 구기동 연립주택 1채(3억9천만원) 총 2채가 있다.

박세복 영동군수도 영동에 자신 명의 아파트 1채(4천500만원)와 청주에 부인 명의 아파트 1채(5억9천만원)를 합쳐 2채고, 홍성열 증평군수는 본인 명의로 증평에 아파트 1채(7천800만원)와 괴산에 단독주택 1채(2천300만원)를 소유하고 있다.

재산공개 현황에 변동이 없다면 나머지 청주·제천·단양·괴산·옥천·보은 시장·군수는 1가구 1주택이다.

그런데 자신의 정치목적이 끝나거나 아니면 차기 선거에 낙선하면 아예 지역을 떠날 수 있을 것이라는 '철새 정치인' 오해를 받을 만한 시장·군수가 있다.

적어도 노영민 실장은 현역시절 청주에서 주택을 보유라도 했으나 이들은 주민등록만 옮겨 놨지 '진짜 집'은 지역구가 아닌 외지에 있어 실질적인 적을 두지 않고 있다.

먼저 한범덕 청주시장은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5억원 상당의 아파트 1채를 본의 명의로 가지고 있다. 자신이 시장으로 있는 청주에는 집이 없고, 대신 5천만원짜리 전셋집을 구해 거주하고 있다.

배우자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세종시에 2억6천만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했던 이력이 있는 김재종 옥천군수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군수로 뽑아준 지역에서 소유하고 있는 주택은 없다. 

당시 자산을 현재도 그대로 유지한다면 이들은 자신을 지지하는 주민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지방세인 주택 보유분 재산세를 지역에 한 푼도 내지 않는 시장·군수가 되는 셈이다.

현실적으로 가족이 거주하는 주택을 처분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1채를 더 보유하기에는 시대적 거부감이 크지만, 주민들이 배신감을 느낄 정도라는 노 실장 사례처럼 오해를 받을 만한 소지는 충분해 보인다.

한 주민은 "지역구에 '집도, 절도' 없는 분이 시장·군수라고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정치 목적을 위해 잠시 머무는 그런 곳 정도로 생각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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