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K2 리그 첫 도전, 홈 경기당 관중 5천명 목표"

김현주 청주FC 대표 /김명년
김현주 청주FC 대표 /김명년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한·일 월드컵으로 전국이 축구로 들썩이던 지난 2002년 창단된 청주FC가 20년 만에 공식 프로구단이 됐다는 소식이 화제다. 청주FC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충북의 유일한 남자 프로 스포츠팀이 됐다. 이에 중부매일은 청주FC의 현황과 다른 구단의 선례, 전문가 제언 등을 통해 6회에 걸쳐 청주FC의 미래 방향성과 과제를 짚어본다. 첫 회에서는 청주FC의 간단한 역사를 살펴보고, 김현주 청주FC 대표를 만나 청주FC의 목표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청주FC는 지난 2002년 창단된 아마추어 축구단 청주 솔베이지가 모태이다. 2009년에는 CJB청주방송의 후원을 받아 청주직지FC로 이름을 변경하고 K3리그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4년엔 충북청주FC로, 2015년엔 청주FC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듬해엔 청주시티FC가 청주FC와 별도로 창단됐는데, 청주시티FC는 창단 첫 해부터 FA컵 32강 진출, 전국체육대회 충북 대표 출전, K3리그 3위, K3리그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 등 많은 업적을 달성했다.

지난 2019년부터는 기존의 청주FC와 청주시티FC가 통합해 하나의 팀으로 K3리그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청주FC는 K3리그에서 가장 적은 예산을 받는 팀 중 하나이지만, SMC엔지니어링의 강력한 서포트 속에서 K3리그에 단단히 뿌리를 뻗어나갔다. 현재의 청주FC는 K3리그 내에서 뛰어난 행정력과 타고난 구단 운영 등으로 타 구단에 모범이 될 정도로 성장했고, 이제는 프로의 세계인 K2리그에 도전한다.

청주FC의 K2리그 도전 뒤에는 무수한 도전과 실패, 재도전의 역사가 숨겨져 있다. 김현주 대표는 지난 2015년 프로축구단 창단에 처음 도전했으나, 청주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무산됐다. 청주FC는 K3리그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2017년에 프로 입성에 재도전했으나, 역시 청주시의회를 설득치 못해 두 번째 시도 또한 무산됐다. 이후 2019년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기업 컨소시엄 형태, 대기업을 네이밍 스폰서로 두는 방법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에 프로구단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세 번째 도전 역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보증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김현주 청주FC 대표 /김명년
김현주 청주FC 대표 /김명년

그러나 올해에 들어 충북도가 프로축구단 창단에 손을 내밀며 청주FC의 프로 진출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청주시는 시에서만 세금으로 프로축구 구단을 지원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으나, 도가 함께 하면서 이를 해결한 것이다. 결국 도의회와 시의회에서 재정 지원안이 통과됐고, 한국프로축구연맹 또한 안정적인 재정과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가진 청주FC의 K3리그 참가를 승인했다.

'청주'라는 축구의 황무지 위에 피어난 꽃과 같은 '청주FC'는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윤지현 청주FC 사무국장은 "기나긴 시간 끝에 K리그의 24번째 막내 구단이 된 청주FC는 시·도민에게 다가가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홍보 전략으로 청주를 축구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지금까지 축구 구단들이 하지 않았던 다양한 부분을 시도해 프로축구 시장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현주 청주FC 대표, 축구에 미친 사장님= "시민 속에서 팬과 소통하며 매일이 축제 같은 프로축구 구단을 만들고 싶습니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축구를 즐기는 청주 흥덕축구공원에서 만난 김현주 청주FC 대표의 얼굴을 무척 밝아보였다. 축구를 사랑하는 김 대표는 SMC엔지니어링을 창업하기 이전에는 수원에서 직장 생활을 오래 했어서, 청주FC 이전에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팬이었다고 한다.

전국의 모든 프로축구구단의 홈 경기장을 가봤다는 김 대표는 "주말이면 가족이나 커플이 함께 경기를 관람하는, 젊은 서포터즈들의 힘찬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수원의 관람 문화가 부러웠다"며 "청주FC의 지역 맞춤형 마케팅으로 이를 청주에서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먼저 경기장 주변 먹거리·놀거리·즐길거리를 대폭 보강한 후, 이를 단순 홍보가 아닌 정확한 타겟팅을 기획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겠단 것이다. 특히 축구를 좋아하면서 활동적인 20~3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도내 7개 대학교, 동아리, 동호회 등과의 간담회·SNS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김현주 청주FC 대표 /김명년
김현주 청주FC 대표 /김명년

김 대표에게 K2리그에 도전하는 첫 해인 내년도의 목표를 묻자, 팀 순위가 아닌 팀 관중수가 대답으로 돌아왔다.

그는 "홈 경기당 평균 관중수 5천명 이상이 목표"라며 "구단 사무국을 선수 지원, 재무, 행정, 대외협력, 유소년 지원, 마케팅 등 각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대표급 스타 플레이어 3~4명의 영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주FC는 막내 구단이자 후발 주자인 만큼 전문성이 있어야만 다른 팀들을 따라 잡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렇다고 해서 성적을 전혀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것 또한 아니다. 첫 시즌 목표 순위는 한 자릿수라고 한다. K2리그에는 12개 팀이 있으니 중하위권 정도가 목표라는 뜻인데, 별 볼일 없어 보일지 몰라도 신생 팀에게는 위대한 도전일 수 있다.

김 대표는 "1부 리그에 가기 위해서는 3년 정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3년 동안 선수 육성, 관람 문화 등을 갖추면서 투자 목표를 설정하고, 4년차에 과감하면서 집중적인 투자를 시행코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구단 운영에 있어 마케팅과 순위 뿐만 아니라, 유망주 발굴과 육성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지금까지 청주에는 어린 학생들을 선수로 키워줄 전문적인 기관이 없다 보니, 일찌감치 포기하고 좌절하는 선수들을 많이 봤다"며 "앞으로는 충북의 축구 인재가 꿈을 펼치지 못하거나, 타 시·도로 유출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현주 청주FC 대표 /김명년
김현주 청주FC 대표 /김명년

이렇듯 담대한 미래 청사진을 설명하는 김 대표이지만, 그가 일군 청주FC가 여기까지 오는 데에는 오랜 시간과 여러 번의 실패가 숨어 있었다. 8년 동안 3번을 실패하고 4번 만에 성공했으니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없었을까 싶은데, 놀랍게도 김 대표는 '없었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축구로 중부권 도시인 청주를 알리겠다는 사명감과 축구 팬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해 포기할까 생각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많은 상처와 고뇌, 역경 속에서도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이 함성을 지르며 즐겁게 경기를 보는 상상만 해도 즐겁고, 큰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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