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지역 기업 ·도민 합작 '티켓파워' 키워야

청주FC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청주FC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오랜 인고 시간을 거쳐 청주FC가 프로 리그에 첫 발을 내딛는다. 지금까지 어려운 고비는 다 넘겼지만, 청주FC에게는 이제부터가 또 다른 출발이자 새로운 시작이다. 고양 자이크로 FC, 충주 험멜 등 냉혹한 프로 세계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해체된 팀들도 많다. 청주FC 또한 도태되지 않고 오랫동안 사랑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부매일이 청주FC의 프로리그 성공 안착 과제들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청주FC와 천안시축구단의 2023시즌 K리그2 진출이 지난 8월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됐다. 충청권에서는 대전 하나 시티즌과 충남 아산 프로축구단에 이어 4개 프로 축구팀이 생기면서 충북 유일 프로 축구팀이 생긴 것이다. 충북도민들이 제대로 된 체육 문화를 향유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대중화와 전략 등 역시 필요하다.

◆지자체 지원 이끌어낼 시·도민 관심과 사랑이 '답'= 청주FC가 완전한 형태 시민 구단은 아니나, 청주FC는 연간 운영비의 3분의 2 가량을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는다. 충북도와 청주시가 5년간 각각 연 20억원 운영비를 지원하고, 청주FC는 연 25억원 이상 운영비를 부담한다. 5년 후에는 축구단 운영 성과, 재정 상태 등을 종합 평가해 도와 시가 운영비 추가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협약했기 때문에 청주FC만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청주FC는 앞으로도 꾸준히 지자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역민들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면 지자체 입장에서는 청주FC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을 할 이유가 없다. 도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청주FC가 프로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면서도 "청주FC가 하루 빨리 자생력과 자체 경쟁력을 갖춘 구단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청주FC는 올해 다양한 이벤트로 홈 경기 관중 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청주FC 홈 경기 평균 관중 수는 300~500명 수준에 머물르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열렸던 경주한수원과 경기에는 2천138명 홈 팬들이 경기를 즐겼다. 김현주 청주FC 대표는 "이벤트 등 단순 홍보만 할 것이 아니라, 경기장 주변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정확한 타겟팅을 바탕으로 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겠다"며 "홈 경기당 평균 관중수 5천명 이상을 목표로 대외협력, 마케팅 등 전문가를 적극 영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 길 먼 축구 인프라 확대= 지금까지 축구의 불모지 중 하나로 꼽혔던 청주에서는 제대로 된 축구 인프라를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2016년 청주시가 6억3천만원을 들여 축구장을 천연잔디로 바꾼 청주종합경기장을 제외하고는 청주시내에 천연잔디 구장이 없다. 인조잔디는 천연잔디에 비해 선수들 부상 위험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청주FC 선수들은 인조잔디 구장에서 훈련할 수 밖에 없다.

이에 청주FC는 시와 협의해 흥덕축구공원을 천연잔디로 교체할 계획이지만, 청주FC에게 필요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유소년 육성 시스템도 갖춰야 하고, 클럽하우스와 축구전용구장도 필요하다.

특히 단순 숙소를 넘어 훈련과 선수 관리 측면에서 효과적인 클럽하우스는 필수적이다. 이는 지난 코로나19 사태에서 크게 두드러졌다. 클럽하우스가 없는 인천 유나이티드, 수원FC, 성남FC, FC안양, 부천FC1995, 아산 시민축구단, 안산 그리너스 FC 등은 보조구장과 훈련장 등을 전전했다. 선수들 또한 자택과 훈련장을 오가며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그대로 노출됐다. 반면 클럽하우스가 있는 광주FC, 강원FC, 대구FC 등은 클럽하우스 내부에서 동선을 최소화해 자체 연습경기 등 훈련에 매진할 수 있었고, 이는 팀 좋은 성적으로 직결됐다.

광주FC 관계자는 "선수단 훈련 여건 개선과 팀 성적 향상을 위해 모든 구단에게 클럽하우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각 지자체마다 알고 있다"면서도 "실제 클럽하우스 건립까지는 지자체 재정 건전화, 구단 존재 가치 증명 등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토로했다.

◆지역 밀착 기업 등 투자 유치 노력 병행해야= 청주FC는 현재 지자체로부터 안정적인 운영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 청주FC 스스로도 홈 경기 수입과 굿즈 판매 등 수익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면서 노력해야 한다. 대기업이 아닌 이상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청주FC는 지역 밀착형 기업들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

청주FC는 이미 약 50개 지역 기업, 유관 단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더 많은 협력이 필요하다. 청주FC는 청주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 밀착형 기업들의 구단 운영 참여를 높여야 한다. 이관우 청주대학교 축구부 감독은 "기업 후원은 지자체 예산에 비해 필요할 때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청주FC 자체를 지역민 축제의 장으로 만든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신생 구단에게 중요한 첫 팀 컬러= 청주FC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브라질 용병 3명을 영입하는 등 팀 보강에 많은 신경을 쏟았다. 물론 이에 그치지 않고, 프로리그 데뷔를 앞둔 오는 겨울에도 팀 리빌딩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 현역 국가대표급 스타 플레이어 영입도 염두에 두고 있어 적절한 자금을 투자하는 영입을 통한 선수 보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지현 청주FC 사무국장은 "원래도 매년 절반 정도의 선수만 재계약을 하지만, 올해는 프로리그 진출 전년도라는 특별한 해이기 때문에 기존 선수들 중 3분의 1 정도만 내년에 함께 하게 될 것"이라며 "최고 선수들과 청주FC를 꾸려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신생 구단 선수단 변동이 많은 만큼 신임 감독 어깨도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내년도에 청주FC를 이끌 최윤겸 감독은 이미 2부 강원FC를 1부로 승격시킨 '승격 청부사'다. 최 감독에게 필요한 것은 무한한 신뢰와 아낌없는 전폭적인 지원이다. 실례로 세계적인 명장인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은퇴하면서 자신의 후임 감독이 6년이라는 파격적인 계약 기간을 받도록 구단을 설득했다. 이관우 청주대 감독은 "감독을 믿지 못하면 신생 팀은 매 시즌마다 휘청거릴 수 밖에 없다"며 "선수 영입부터 교육과 훈련, 전술, 경기 진행 등 모든 분야에 있어 감독을 굳게 믿어야 한다"고 열변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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