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과 호흡·경기력 향상 위해 '전용구장' 건립은 필수"

이관우 청주대학교 축구부 감독 /김명년
이관우 청주대학교 축구부 감독 /김명년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청주FC가 프로 세계에서 종횡무진 활약할 시간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청주FC가 좋은 모습을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또 앞으로 청주FC 미래는 어떻게 될까. 청주FC를 둘러싼 다양한 관심과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중부매일이 이관우 청주대학교 축구부 감독을 직접 만나 청주FC에 대해 들어봤다. 이관우 감독은 국가대표, 프로 선수, 지도자 경력을 모두 갖춘 프로축구 전문가다. /편집자


"도민 모두가 '청주FC는 진짜 좋은 팀'이라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 구단은 선수들이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갖춰주고, 선수들은 여기서 뼈를 묻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와 훈련에 임해야 팬들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청주FC는 분명 해낼 것이다."

이관우 청주대학교 축구부 감독은 프로리그에 첫 발을 내딛는 청주FC 경쟁력을 확신했다.

"청주는 앞으로 더 큰 도시가 될 것이고, 청주FC 또한 충북 스포츠 문화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프로팀 창단까지 어려운 고비는 다 넘겼다. 앞으로 구단 운영을 비롯해 유소년 선수 육성, 축구 팬 문화 확립 등까지 힘쓴다면 단순 프로 진출이 아닌, 그 이상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다."

물론 청주FC 앞날에 희망찬 미래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래에 청주FC가 1부 리그 승격과 충북 스포츠 문화 선도 등 명문 구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지난 2003~2005년 대전 하나 시티즌에서 뛸 당시는 한·일 월드컵 직후라서 축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평균 관중이 2만~2만5천명 정도였다. 청주FC가 평균 관중 수 1만명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좋은 선수, 선수들의 경기력, 전용 경기장 등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당장에 이 모든 것들을 한 번에 다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차근차근 해나가야 한다."

이중에서도 이관우 감독은 꼭 필요한 것으로 전용 경기장을 꼽았다. 청주FC는 현재 청주종합운동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청주종합운동장은 육상 트랙을 꾸준히 사용하고 있어 가변석 설치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관우 청주대학교 축구부 감독 /김명년
이관우 청주대학교 축구부 감독 /김명년

"특히 전용 경기장은 모든 구단에게 있어 중요한 이슈다. 청주FC 또한 전용 경기장에 대한 논의가 향후 필요하다. 대구FC는 전용 경기장 건립 후 평균 관중이 1만명 이상 증가할 정도로 팬들의 군중 밀집도가 높아졌다. 전용 경기장은 관객과의 호흡에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경기력도 좌우한다."

이밖에도 청주FC가 미리 세워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다. 앞서 김현주 청주FC 대표는 청주FC 목표로 프로리그 첫 해에 한 자리 수 순위, 5년 내 1부 리그 승격을 밝힌 적 있다.

"기존 팀과 신규 팀을 운영하는 것은 다르고, 대기업 스폰 팀과 시민 구단 운영은 또 다르다. 청주FC 경우에는 감독이 안정적으로 팀 컬러와 컨셉을 잡는 게 중요하다. FC바르셀로나 하면 티키타카, 아틀레티코 마드리다 하면 질식수비가 떠오르는 것처럼 청주FC만 강점이 있어야 한다."

청주FC는 내년도에 최윤겸 신임 감독이 부임한다. 최윤겸 감독은 국내에서 부천 SK, 대전 시티즌, 강원FC, 부산 아이파크, 제주 유나이티드 FC, 해외에서는 카이쿠르 리제스포르, 트라브존스포르, 호앙 안 야 라이의 지휘봉을 잡았던 베테랑 감독이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강원FC를 1부로 승격시키기도 했다.

"운칠기삼이 아닌, 실력과 경기력만으로 승부하기 위해서는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 감독은 선수 영입부터 선수 교육과 훈련, 전술 등 모든 걸 컨트롤해야 한다. 감독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없다면 매 시즌마다 불규칙한 순위의 성적표만 남을 것이다."

이관우 청주대학교 축구부 감독 /김명년
이관우 청주대학교 축구부 감독 /김명년

청주FC에게 필요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향후 안정적인 재원 조달도 청주FC 지상 과제다. 내년부터 5년간은 충북도와 청주시가 각각 연 20억원 운영비를 지원, 축구단 운영 주체인 충북청주FC는 연 25억원 이상 운영비를 부담해 총 운영비는 65억원이다.

"65억원이라는 돈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다만 창단한지 4~5년 된 팀이라면 적당할 수 있어도, 걸음마를 떼는 팀에게는 적어 보인다. 프로팀을 만들었다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클럽하우스, 전용 경기·훈련 구장, 스타 플레이어 영입 등 자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많다."

이 감독은 예산 확보 방안도 제시했다.

"대기업 후원을 확보하면 지자체 예산보다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장애물이 많다. 강한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도 좋지만, 청주FC를 지역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지역 밀착형 기업들 참여를 높이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다. 청주FC 경기력만 우수하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끝으로 이 감독은 청주FC의 후배 선수들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지금 당장이야 젊으니까 월급 받는 것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후에 스카우트 돼 돈을 더 많이 주는 구단에 갈 수는 있어도, 그 전까지는 매 순간 죽기살기로 뛰어 관중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선수들 모두가 스스로 충북 사람이라 생각하고 소속감과 자부심을 갖길 바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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