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읽기부터 영화·글쓰기까지… 소모임·북토크 활발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달꽃책방카페 /김명년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달꽃책방카페 /김명년

[중부매일 박은지·김명년 기자] 독립서점 단골손님이 책방 주인이 되는 사례가 얼마나 있을까? 청주 달꽃책방(대표 이주연)의 시작은 지난 2019년3월30일에 문을 열었다. 1대 대표인 노혜승씨가 책모임을 만들어 운영하다가 취업과 함께 책방 운영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무렵 지금의 이주연 대표에게 책방카페 인수를 제안했다. 그렇게 청주 달꽃책방 시즌2는 지난 2021년 7월1일에 시작했다. 1대 대표가 운영하던 방식을 그래도 이어오며 영화, 그림책, 글쓰기 등 10개 가까운 소모임마다 리더들을 세워 지속적이며 특색있는 모임을 갖고 있다.

청주공업고등학교 맞은편 500m 골목에 위치한 청주 달꽃책방은 다양한 소모임을 통해 책방의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주연 달꽃책방카페 대표 /김명년
이주연 달꽃책방카페 대표 /김명년

"달꽃은 달무리의 사투리로 밝은 빛, 좋은 영향, 선한 영향력 등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고전문학부터 그림책, 시와 영화, 그리기와 글쓰기 등 월별로 혹은 격주로 운영하면서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고객들과 만나고 있다. 굳이 더 세분화하자면 모임멤버들이 대학생 또래보다 직장인들이 많다. 모임의 특징은 실명을 밝히지 않고 별칭으로 부르며 따로 자기 소개는 하지 않는다. 다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신상정보를 알아서 소개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웃음)"

소모임을 살펴보면 '힐링북토크', '고전도전(고전문학읽기)', '그울림(그림책모임)', '작당모의(단행본 만들기)', '달시(시모임)', '리네마(영화모임)' '누구나 색연필(그림책 그리기), 가식없는 글쓰기 '가글' 등 꾸준하면서 다양하다. 이런 소모임은 단체대화방을 개설, 모임시간과 주제선정 등이 이뤄지며 모임별 리더들이 주도해 편중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책방을 플랫폼 삼아 이어나가고 있었다.

"청주로 이사온지는 4년정도 된다. 다른 지역에 비해 청주의 지역적 특징은 소소한 동네문화에 대한 니즈(needs)가 많고 실제 모임이 많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동네마다 공방모임도 많았고, 도서관 모임도 활발했다. 대도시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작은 도시도 아닌 규모인데 동네문화에 대한 활동들이 인상깊었다. 모임을 하다보면 종종 남녀간의 썸(?)을 기대하시고 오는 분들이 계시면 오래 참여하진 못하신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달꽃책방 같은 경우 고정멤버는 40여명정도고 모임별로 꾸준히 출석하는 분들은 15~20명 정도다. 성비로 따지자면 고전문학읽기 모임은 남자분들이 많으시고, 그림책과 글쓰기는 여자분들의 참석이 압도적이다. "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달꽃책방카페 /김명년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달꽃책방카페 /김명년

책방에서 이뤄지는 소모임 말고도 '청주'에 대해 찐 청주사람보다 더 자세히 알고 있는 이주연 대표는 제천에서 태어나 제천여고를 졸업하고 청주대 조경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경기도 화성시청 건축직으로 20년 이상 근무하고 명예퇴직 후 4년간 생활했던 대학생활을 떠올리며 청주에 정착한 케이스다.

"21년간의 공무원 생활은 나쁘지 않았어요. 현장도 뛰고 아파트 인허가 뿐만 아니라 불법건축물 단속 등 사건사고도 많았지만 일 자체가 재밌었다. 퇴직전 직책명은 '동탄신도시 아파트 인허가 총괄팀장'이었다. 관리자급으로 올라갈수록 일 보다는 정무적인 판단을 해야하는 상황들을 마주하게 되면서 사람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인생을 길게 놓고 볼때 직업을 공무원으로만 끝내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다 결단을 내리게 됐고, 가정을 꾸리지도 않아 딱히 제약은 없었다. 안양, 군산, 수원 등지에 여행을 다니며 다양한 책방들을 다녔고 책을 통해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날 수 있는 시간들이 좋았다. 그러다가 달꽃책방을 알게 됐고 지금 인수까지 하게 됐다. 대학때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책이 박경리의 '토지'였다. 친구아빠가 서점을 운영하셔서 종종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입시 이후에 국어시험에서 해방됐다는 생각에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처음 대학 입학 후 중앙도서관의 방대한 양의 책이 꽂혀 있는 것을 보고 놀란 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한테 책방을 연다고 했더니 '너 책 많이 읽었었잖아'라고 하더라."

달꽃책방은 소모임 뿐만 아니라 작가와의 만남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작가들이 직접 책을 들고와 소개를 부탁하기도 하고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북토크 일정을 조율하기도 한다. 특히 청주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 남경진, 문희정, 정만나 북토크 뿐만 아니라 그림책작가와의 만남 등도 간간이 이뤄지고 있다. 인지도는 낮지만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신 경우 북토크가 수월하게 진행된다. 현재 일반단행본과 독립출판물, 그림책을 함께 다루고 있다.

이주연 달꽃책방카페 대표 /김명년
이주연 달꽃책방카페 대표 /김명년

"책방과 함께 카페를 겸하다 보니 고객들의 컨디션도 살피게 된다. 일상에서 지치고 힘들 때 차 한잔 대접하면서 디저트를 하나 얹어드린다던가, 컵받침이라도 신경쓰면 금방 감동하시더라. 음악 하나에 귀기울이 실 때도 있다. 친절하다는 소리를 별로 못들었는데 책방카페를 운영하면서 자주 듣는다. 작가와 독자들의 만남을 주선하고, 마음에 와닿는 책을 추천하면서 고객들이 감동할 때 보람을 느낀다. 일상의 작은 쉼터같은 곳이 됐으면 좋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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