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채납 허와 실… 수년째 방치 흉물 전락 우범지대화 우려
성안길 대현지하상가도 운영 중단 위기… 활용방안 절실

16일 청주시 상당구 명암타워 유리창이 수년째 깨진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김명년
16일 청주시 상당구 명암타워 유리창이 수년째 깨진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속보= 한때 지역 대표 랜드마크였던 청주명암타워가 영업활동 미비와 관리 방치 등의 이유로 급격히 쇄락하고 있다. 특히 명암타워는 수년째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어 영업 중단위기에 놓인 청주 대현지하상가와 같은 처지에 놓여있다. <8월 11일자 4면 보도>

16일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 명암타워(관망탑)는 과거 청주 랜드마크로 여겨졌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흡사 폐허로 변한 모습이었다. 인근 인도에는 오랫동안 관리가 안된 듯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고, 계단은 훼손된 채 방치됐다. 

16일 청주시 상당구 명암타워에서 인도와 이어진 계단이 훼손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 /김명년
16일 청주시 상당구 명암타워에서 인도와 이어진 계단이 훼손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 /김명년

타워 내부로 향하는 입구에 위치한 언제 문을 닫았는지 카페의 깨진 유리창 모습은 이곳의 상황을 설명했다. 엘리베이터는 작동을 멈췄고, 빛조차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나선형 계단 내부는 고요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다.

또 층층마다 비어있는 사무실에는 공사 자재와 이전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소품과 물건들이 먼지를 뒤집어 쓴 채 고스란히 남았다. 게다가 구석 한켠에 놓인 빈 소주병은 사람이 드나들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관리는 물론 폐쇄조차 되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손 쉽게 오갈 수 있어 범죄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16일 청주시 상당구 명암타워 유리창이 수년째 깨진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김명년
16일 청주시 상당구 명암타워 유리창이 수년째 깨진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김명년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명암타워가 쇄락한 것은 7여 년이 조금 지났다. 지금은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좀처럼 알기 어려운 건축물이지만 명암유원지를 배경으로 전망대와 카페 등을 갖춘 대표 명소 중 하나였다. 한때 인기 모바일 게임인 '모두의 마블'에서 청주시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여겨지기도 했다.

주변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는 A(63)씨는 "10여 년 전만 해도 가족 단위 방문이 많았지만 현재는 주민들마저 외면한 곳"이라며 "지금도 종종 명암타워를 구경하러 온 타지 사람들이 방문하고 깜짝 놀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명암타워 관리는 운영권자의 권리라 시가 관리를 했을 경우 특혜를 준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며 "관리할 의무가 있는 운영권자에게 권고를 하고 있지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청주지역 한 사업가가 지난 2003년 시유지에 명암타워를 건립하고 20여년 간 사용한 명암타워 운영권은 2023년 6월 다시 청주시에게 넘어온다. 운영권을 넘겨받는 시는 이범석 청주시장의 공약이기도 한 명암타워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명암타워의 슬럼화 과정 배경이 청주 대현지하상가의 상황과 유사하다. 

16일 청주시 상당구 명암타워 유리창이 수년째 깨진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김명년
16일 청주시 상당구 명암타워 유리창이 수년째 깨진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김명년

이에 따라 시는 대현지하상가를 환수 받아 청년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활용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당장 이달 말 대현지하상가 관리 중단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한 공인중개사 B(47)씨는 "청주 성안길에 인접한 지하상가의 슬럼화는 청소년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명암타워보다 우범지대로 전락하기 쉽다"며 "이로 인해 유동인구가 줄어들면 성안길 상권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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