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해야 자연 지킨다'… 역발상 소통 주민공감 이끌다

삼악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의암호와 춘천시 모습. /김진선
삼악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의암호와 춘천시 모습. /김진선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남이섬과 소양호로 대표되던 호반도시 춘천은 '2026년 의암호 관광단지' 완성을 기점으로, 새로운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준비하고 있다.

춘천시가 관광개발과 환경보존이라는 난제를 풀고 의암호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던 동력은 주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이다. '개발하면 자연이 훼손된다'는 기존 논리를 '개발을 해야 자연을 지킬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으로 전환시키며 사업을 이끌었다.

지난달 29일 춘천시청에서 만난 이철호 관광과장은 '유원지 관광에서 테마·레저의 관광으로 변화'를 이끌어낸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 과장은 호수 관광자원 개발의 공을 인정받아,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을 받는 등 관광행정의 달인으로 평가받는다.

의암호 개발사업 추진으로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받은 이철호 춘천시청 관광과장. /춘천시
의암호 개발사업 추진으로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받은 이철호 춘천시청 관광과장. /춘천시

"10여 년 전 의암호는 지금의 의암호와 많이 달랐습니다. 무분별하게 설치된 낚시터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매우 심각했죠. 시 입장에서는 정비사업을 하려고 해도 원주민 반발에 부딪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오랜 기간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의암호'를 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곳으로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사업추진에 동력이 생겼습니다."

춘천시는 지난 2010년부터 환경수계기금 등 예산 100억원을 활용해 의암호 정비사업에 들어갔다. 낚시터를 운영하던 사람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등의 방법으로 이전을 장려했다.

"보상 과정에서 원주민들의 반발이 상당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한 과정이 춘천시의 아픔이기도 하고요. 의암호 개발의 첫 걸음을 어렵게 뗀 만큼 우리 시도 사업추진 하나하나에 신중했습니다. 주민갈등을 최소화는 개발이 최우선으로 고려됐고, 첫 성과는 바로 삼악산 호수케이블카입니다."

케이블카 사업은 대표적인 환경훼손사업으로 꼽힌다. 충북에서도 속리산 케이블카 사업이 무산된 이유도 환경이슈 때문이다. 그런데 춘천에서는 지역 환경단체조차 이 사업을 찬성하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개발계획부터 모든 내용을 공개한 투명행정이 주민들의 신뢰를 쌓았기 때문이다.

"삼악산 호수케이블카는 지역에서 친환경 케이블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시에서 이 사업을 추진할 때 개발계획을 주민들과 환경단체에 꾸준히 설명했고,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생태등급도 국립생태원을 통해 조정 받았습니다."

지난 2021년 10월 8일 문을 연 삼악산 케이블카는 호수를 가로지르는 국내 최장 케이블카(호수 2㎞·산악 1.6㎞)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전망대로 향하는 산책로(4월 8일 개장)가 펼쳐진다.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10여 분 오르면, 의암호와 춘천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광경이 펼쳐진다.

의암호 중도에 위치한 레고랜드도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조성 당시 고인돌 유적 훼손 등이 이슈로 떠올랐지만, 이 역시 주민합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았다.

삼악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의암호와 춘천시 모습. /김진선

춘천시는 민선8기 임기 내 의암호 개발사업의 완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삼천동과 위도 주변에 대규모 휴양시설 조성을 준비 중이다.

"마리나리조트 사업과 위도 관광지 사업은 8천억원이 넘는 대규모 자본이 투자됩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의암호에 수많은 유람선과 요트가 뜨는 등 고품격문화관광도시로써의 춘천이 완성될 것입니다."

삼천동 463-3번지 및 수변구역에 추진 중인 마리나리조트는 1천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이와 관련 춘천시는 춘천시민 우선 채용(정규직 70% 이상) 및 10대 사회공헌사업을 연계하는 등 지역상생방안을 적극 강구하고 있다. 위도 관광지 사업도 올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활형 숙박시설 및 인공해변, 캠핑장을 만들어지면 숙박시설이 부족 문제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발에 앞서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적극 수용하고, 지역여론을 바탕으로 관련 규제를 하나하나 풀어낸 결과가 2026년에 나타나게 됩니다. 충북도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암호와 달리 대청호는 상수원보호구역에 묶여있어 개발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상황이지만,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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