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바라보는 세상풍경
김정호 시민기자(청주시 상당구 명암로)

야생동물과 서식지에 대한 교육은 동물원의 중요한 기능이다. 요즘 교육을 해달라는 신청이 제법 많다. 동물을 아는것과 가르친다는 것의 차이를 느끼며 또다른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이 존경스럽다.

긍정적인 것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생생함은 힘이 있다. 경험을 이야기 할때면 나의 표정이 달라지고 듣는 사람도 몰입하는 지점을 알 수 있다. 직업을 통한 자아실현이 궁극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에 누군가 관심을 갖고 그런 관심들이 모여 동물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면 기쁜일이다.

청주랜드 동물원 시민교육
청주랜드 동물원 시민교육

얼마전 동물원 방문자센터에서 아이들과 부모님들 대상으로 남극에 다녀온 이야기를 해드릴 기회가 있었다. 남극평화조약을 이야기하며 "남극은 어느 나라 땅일까요?" 라고 물었다. 한국요 칠레요 미국요…각 나라가 소유한 기지와 국경을 예상했지만 아이들은 역시 작은 어른이 아니었다. 가장 어려보이는 아이가 "펭귄의 땅이예요" 라고 품격있게 말한던 순간 사람들의 공감어린 웃음이 터져나왔다.

남극펭귄은 기후변화의 상징적 이미지뿐아니라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만으로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예전 TV 호빵 CF에 나온 펭귄의 발 헛딛는 장면이 지금도 기억날만큼 재미있었다. 동물원에선 이국적인 동물이 눈에 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산야에 대한 보호색은 갖고 있지 않기에 더 그렇다. 개인적 바람은 외국동물만큼 우리 가까이에 있는 토종 야생동물이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이다.

야생동물 사고예방을 위해 쓰레기줍는 청주랜드 동물원 수의사들
야생동물 사고예방을 위해 쓰레기줍는 청주랜드 동물원 수의사들

며칠전 국내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보호를 위해 동료들과 서해안 석문방파제에 다녀왔다. 수도권과 가까운 바닷가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방파제 아래 갯바위속에는 낚시줄과 다양한 쓰레기들이 뒤엉켜져 있었다. 이런 쓰레기들에 발과 목이 끼인 야생동물은 먹질 못해 굶어죽을 수 있다. 실제로 아사직전 전국에 있는 야생동물센터에 구조되기도 한다.

야생동물이 살지 못하는 환경에선 사람도 살지 못한다. 또 당장의 이익과는 무관한 야생동물까지 챙기는 사회는 살만한 세상이라고 믿는다. 남극이 펭귄의 땅이라고 말하던 아이의 말을 떠올리며 야생동물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꿈꿔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