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명칭·지역 연계성 분석… 도민 의견 통합 구심 역할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지금은 충북 청주시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이 된 청주예술의전당. 그러나 이 시설은 개관 3개월여를 앞두고 가칭 충북종합문화예술회관이라 불렸다.

이런 저런 이유로 문패 달기에 어려움을 겪자 지역신문인 중부매일이 나섰다. 본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 10여 건의 명칭 중 '청주예술의전당'을 제일로 꼽았다.

1995년 1월 14일 중부매일 9면에는 '제 이름을 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 이 기사에서는 충북종합문화예술회관 명칭 선정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다. 이 기사는 충북도민들에게 큰 공감을 받았다. 결국 충북종합문화예술회관의 정식 명칭은 '청주예술의전당'으로 결정됐다.

청주시는 1994년 하반기 전 도민을 상대로 가칭 종합문화예술회관의 명칭을 공모했다. 접수된 이름만 180여 건. 이중 1차 심사를 통과한 명칭은 10여 개에 불과했다.

이중에는 당시 청주의 상징인 '흥덕'을 사용한 이름이 많았다. ▷충북흥덕문예당 ▷흥덕예술마당 ▷흥덕예술회관 ▷흥덕문화회관 ▷흥덕회관 ▷흥덕예술의전당 등 통과 명칭 중 50%에 흥덕이란 단어가 들어갔다. 그러나 국어학자나 작명가들은 "흥덕은 고인쇄의 상징이 너무 강하고, 상당구, 흥덕구처럼 구청부속건물을 연상케 한다"며 상징성과 통용성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청주문화예술회관 ▷충북종합예술회관 ▷서원경예술문화전당은 "회관이라는 명칭이 요즘 들어 대중음식점에 많이 쓰이고 있어 품격에 문제가 있고, 서원의 호칭은 너무 고답적이어서 미래성이 약하다"고 강조했다.

이색명칭으로 눈길을 끈 주예촌(주성과 예술을 결합), 예술의마음(시민의 모임터), 창작의터, 우무회관(우암산과 무심천의 합성어), 플라타너스공간(청주 상징 중 하나인 플라타너스 터널을 응용), 연당혜술회관(흥덕사지 옛 명칭인 연당리를 활용) 등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으나,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비슷하면서도 다른 다양한 명칭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면서, 사람들의 뜻이 한곳으로 모이지 못했다. 충북을 대표하는 문화시설인 만큼 각 문화예술 단체에서도 특정 명칭에 힘을 싣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

그러던 중 본보의 분석기사가 도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청주예술의전당'이라는 이름은 청주라는 접두어가 이용자들과의 지역 연계성을 만족시키고, 문화의전당보다 종교적인 냄새가 덜 난다고 풀이했다. 또 뜻풀이에서도 건물의 성격을 상당부분 충족시킨다고 했다.

이렇게 청주예술의전당은 1995년 4월 10일 충북 문화예술의 요람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그로부터 38년간 매년 600회 이상의 공연을 열며 충북도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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