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황새복원운동' 첫발…2015년 대한민국서 다시 자연부화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한반도에서 멸종된 황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막연한 기대는 20여 년 만에 현실이 됐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황새복원의 역사는 중부매일 신문에 그 과정이 고스란히 기록됐다.

지난 1996년 4월 3일 '황새 다시 볼 수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 한국교원대 박시룡 교수 등이 나서 황새 복원운동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기사에 따르면 '올해(1996년) 7월 내에 어미황새 3마리와 수정란 10개를 기증 받고, 그 수입국은 한국 황새와 유전자가 비슷한 독일산(어미)과 시베리아산(수정란) 등으로 한다'라고 돼 있다. 기사에는 산림청은 박시룡 교수가 제출한 황새 '수입 신청서'에 대해 '멸종위기에처한국제동식물거래법'에 따라 국내 반입을 허가한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렇게 첫 발을 내딛은 황새 복원사업은 같은 해 7월 17일 러시아 아무르지역에서 황새 30마리를 국내로 들여오며 본격화 됐다. 이후 박시룡 교수는 한국교원대 내에 황새복원센터를 만들고 직접 복원작업에 뛰어들었다.

복원센터에서 자란 황새 대부분은 교원대 내 사육장에서 길러졌고, 이중 일부는 황새는 야생에 방사됐다. 하지만 사업 시작 10년이 훌쩍 지나서도 복원 성공의 핵심이라고 하는 자연번식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박시룡 교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십수년 연구 끝에 황새복원의 노하우를 축적한 그는 2015년 9월 암컷 황새 1마리가 새끼 2마리를 자연부화에 성공한다. 한반도에서의 황새 자연부화 기록이 45년 만에 이어진 것이다.

2017년 정년퇴임한 박시룡 교수는 학교를 떠난 이후에도 황새 관련 책 발간, 황새박물관 건립 추진, 황새법 제정 국민청원 등 황새 관련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토종 황새는 1971년 이후 멸종됐다.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서 서식하던 암컷 황새가 사냥꾼 총에 맞은 것이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러나 박시룡 교수 등이 황새 복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서면서 현재는 100여 마리의 황새가관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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