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째 형제애로 운영… "가족만한 '힘'이 있나요"
25년째 형제애로 운영… "가족만한 '힘'이 있나요"
  • 김미정 기자
  • 승인 2017.02.0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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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소상공인] 14. 내수사거리 '북이카센터' 이종택·규택·우택 3형제
청주시 내수사거리에 위치한 '북이카센터'는 삼형제가 25년간 함께 땀을 흘리면서 일궈온 자동차공업사다. (오른쪽부터) 큰형 이종택, 규택, 우택씨가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다. 긴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면서 집에서는 '가족'으로, 일터에선 '동료'로 함께 해온 이들이 있다. 삼형제가 25년째 운영하는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북이카센터' 이야기다.

"일은 고되어도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어서 좋아요. 힘들 때 '가족'만한 게 있나요?"(첫째 이종택씨)

"일하다가 형을 보고 있으면 흐뭇해요. 형제 라는 게 '혼자'가 아니라 '우리'니까 힘이 강하잖아요. 그 '힘'에 버티는 거죠."(둘째 이규택씨)

"형제가 운영하니까 일단 의심을 접고 긍정적으로 바라봐주시는 것 같아요."(셋째 이우택씨)

25년째 형제애로 '북이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사진 왼쪽부터) 첫째 이종택, 둘째 규택, 막내 우택씨가 각자의 전문기술을 바탕으로 차량정비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 김용수

내수사거리에 위치한 '북이카센터'에는 사장인 이종택(54)씨, 그리고 둘째 이규택(50), 셋째 이우택(48)씨가 같은 작업복을 입고 일한다. 큰 형은 화물차쪽, 둘째는 도장·도색·정비, 셋째는 전자제어쪽으로 특화돼있어 3박자가 잘 맞는다.

30여년전, '마이카 시대가 온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보고 차량정비업종으로 직업을 선택했다는 삼형제. 동생은 형을 따라, 형은 동생들에게 의지해가며 서로를 이끌어주면서 카센터를 운영해왔다.

"고등학교 졸업후 진로를 고민하면서 "앞으로 집은 없어도 차는 있어야 하는 시대가 올거고, 카센터는 불황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거다"라고 생각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이규택)

"형이 이쪽일을 하니까 자연스럽게 동생들이 따라오더라고요."(이종택)

1인 1차량 시대, 경기불황을 타지 않는 업종 중 하나로 카센터가 꼽힌다. 실제로는 어떨까?

"차량이 점점 첨단화되고 고급화되면서 고장이 없어졌어요. 대기업에서 A/S기간도 길게 잡다보니까 차는 많이 늘었어도 카센터 같은 영세업자는 따라갈 수가 없어요."(이규택)

차량정비일이 몸을 쓰는 고된 작업이다 보니 그야말로 '죽을 고비'도 여럿차례 넘겼단다. 차량을 들어올린채 삼형제가 정비를 하고 있다. / 김용수

삼형제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영하권 날씨에도 온종일 밖에서 일한다.

"기름을 만지다 보니까 손도 트고 갈라지고…. 그래도 춥고 힘든 건 참을 수 있어요. 마음먹기에 달려있으니까! 일만 넘쳐나면 더 바랄게 없겠어요."(이종택)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난 이들은 '가난'이 더 열심히 살게 만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주7일에 야간근무까지 하다가 10년전부터 일요일 휴무를 챙기고 있다.

"어렸을 때 쌀밥을 못 먹어봤어요. 어렵게 살다 보니까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죠. 가난이 우리 삼형제를 더 단단하게 만든 것 같아요."(이종택)

"참 열심히 일한 것 같아요. 명절에도 당일 하루만 쉬었죠. 남들처럼 놀러가지도 못해 가족들에게 미안해요."(이규택)

"일이 많을 때에는 이틀삼일씩 밤새 일했는데 차밑에서 일하다가 피곤해서 잠든 적도 있었어요."(이우택)

차량정비일이 몸을 쓰는 고된 작업이다 보니 그야말로 '죽을 고비'도 여럿차례 넘겼단다.

"비오는 날, 덤프트럭 적재함을 들어올려놓고 작업을 하는데 안전장치를 깜빡한거에요. 저는 위에서, 동생은 밑에서 일을 하다가 동생이 사이드브레이크인줄 알고 덤트케이블을 잡아당긴 거죠. 트럭 적재함이 내려앉으면서 제 등을 눌러서 숨통을 조여오더라고요. '아, 이러다가 죽는구나' 싶었죠. 간신히 목숨을 건져서 병원에 누워있는데 가족들이랑 같이 울었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어요."(이종택)

"5년 전, 탑차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운전기사가 엔진속에 탑을 들어올린 상태에서 엔진을 정비하고 있는데 운전자가 갑자기 시동을 걸어서 탑이 내려가면서 제가 그 사이에 낀 거에요. 죽는구나 싶었죠. 별 생각이 다 나더라고요. 그 이후부터는 '안전', 또 '안전'을 생각하게 돼요."(이규택)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내수사거리에 위치한 '북이카센터' 전경. / 김용수

25년째 한 자리를 지켜온 장수 카센터이다 보니 단골도 가족 같다.

"단골이 많아요. 이제는 가족 같아요. 단골들이 농사 지으면 고구마며 감자며, 상추, 오이까지 갖다주세요."(이우택)

"94년께 밤 12시에 일하고 있었는데 강원도 차량이 고장차로 들어온 거에요. 1시간 가량 작업해서 고쳐드렸더니 2년간은 강원도에서 일부러 청주까지 오셔서 오일교환도 하고 음료수도 사다주더라고요. 보람을 느꼈죠."(이우택)

삼형제들에게 북이카센터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희망'이다. 여기서 무(無)에서 유(有)를 이뤘고, 희망을 품었고 또 앞으로 더 발전할 거니까."(이우택)

"제 젊음을 다 바쳤으니까 북이카센터는 제게 '젊은 인생'이죠."(이규택)

"내 삶의 전부이고, 나와 한 몸이나 다름없어요."(이종택)

종택씨의 바람은 카센터를 대물림하는 것. 종택씨의 장남은 주성대 자동차학과를 졸업한뒤 GM대우를 거쳐 지금은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 청주동부점에서 일하고 있다.

"큰아들이 아기 때부터 아빠 일하는 것을 봐왔으니까 자동차 바퀴 돌리면서 놀고 그랬어요. 솔직히 아들이 기름 만지는 걸 원치는 않았는데 이쪽 일이 좋다니까 지금은 든든해요. 아들이 나중에 '북이카센터'를 이어받아서 운영해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하는 일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이종택)

셋째 우택씨도 꿈을 향해 도전중이다.

"제 꿈은 신차부터 폐차까지 자동차의 모든 것을 다루는 '자동차 백화점'을 운영하는 거에요. 아직 꿈이 마음속에 있어요."

삼형제가 25년간 함께 일궈온 '북이카센터'. 큰형 이종택, 규택, 우택씨 형제는 오늘도 "초심을 잃지 않자"고 약속하면서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용수

가족이자, 동료인 형제들에게도 한마디 전했다.

"동생들에게 고맙고, 앞으로도 건강하게, 웃으면서 지냈으면 하는 게 형의 바람입니다."(이종택)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으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내 편'이길 바래요."(이규택)

"초심을 잃지 말자는 얘기를 꼭 하고 싶어요."(이우택)

25년차 자동차의 마이더스 손 이종택·규택·우택씨 삼형제는 오늘도 "초심을 잃지 말자"고 서로를 다독이면서 파이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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