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늦은 오후부터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비와 눈이 예보된 7일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의 밭에서 농부가 이제 막 싹을 틔운 마늘 순에 비료를 뿌리고 있다./신동빈

어느새 봄은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봄이란 아이들에게도 청춘 남녀에게도 장년이나 노인들에게도 소망과 생명 그리고 환희를 약동시켜 준다. 봄이 우리들에게 희망적이며 기대가 되는 것은 씨앗을 새로 뿌리고 심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좋은 씨앗을 많이 뿌린 자는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있고 뿌린 것이 없거나 심지 않은 사람은 수확을 바랄 수가 없다. 어느 큰 농장에서 일꾼을 모집하였다. 일꾼들이 하루 품팔이를 위하여 여기저기서 모여들었다. 주인은 할 일을 지시하고 주의사항을 전달한 후에 하루 종일 나타나지 않았다. 일꾼들은 잘 되었다면서 하루 종일 시원한 나무 그늘 밑에 앉아서 잡담하고 놀다가 점심을 실컷 먹었다. 그리고 늘어지게 잤다. 저녁이 되었다. 일꾼들은 일당을 받기 위하여 주인 앞으로 갔다. 그런데 주인은 일당은 주지 않고 엉뚱하게 청구서를 한 장씩 주었다. "점심값 삼천원, 농장 구경 값 이천원, 연장사용료 이천원, 합계 칠천원" 그리고 주인은 말했다. "당신들이 열심히 일했다면 당연히 임금을 주어야 하겠지만 당신들은 일하지 않고 내 농장에서 놀기만 하고 밥만 먹었으니 당신들이 돈을 내야 되겠소." 이 청구서를 받은 일꾼들은 모두 도망치고 말았다. 놀고먹으면서 어떻게 대가를 바라겠는가? 심어야 거두게 되는 것이다.

세계적인 육상선수 칼 루이스도 눈물의 씨를 뿌릴 때가 있었다. 그는 직장에 출퇴근하기 위해 모터사이클을 타고 다녔다. 그런데 어느 날 도둑이 모터사이클을 훔쳐가 버렸다. 그는 다시 자전거를 샀다. 그런데 얼마 후 그 자전거마저 도둑을 맞았다. 그래서 그는 다시는 모터사이클이나 자전거를 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그 때부터 12㎞를 뛰면서 힘들게 출퇴근했다. 그러니까 출퇴근의 거리를 합하면 하루 24㎞를 달린 것이다. 매일 그렇게 달리다보니 어느새 그는 세계 제일의 달리기 선수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어떤 동기가 되어 결단하고 자신을 채찍질하며 씨를 뿌리는 자는 분명 기쁨으로 결실을 거두게 된다.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이며 '보봐리 부인'의 작가인 플로벨에게 어느 날 한 부인이 찾아와서 자기 아들의 문학수업을 부탁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추천하여 주지 않은 처사에 대해서 선생님에게 항의를 하였다. 제자로 삼았으면 제자를 키워주어야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런데 플로벨은 그 청년에게 질문을 하였다. "너는 내 집에 온 지도 오래되었고 내 집 계단을 수천 번 오르내렸는데 그 계단의 수가 몇 개인지 아는가? 하고 물어 보았다. 그러나 이 청년은 아무 대답도 못하고 서 있었다.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이때 플로벨은 다시 "작가가 되려는 사람이 그렇게 관찰력이 없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너는 너의 키가 넘을 정도의 원고지를 습작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이 청년은 크게 깨닫고 정진하여 스승의 가르침대로 열심히 글쓰기 공부를 하여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기게 되었다. 바로 이 청년이 유명한 모파상이다. 노력한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정신, 그것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심은 대로 거둔다. 심지 않고 거둘 수는 없다. 좋은 종자를 심어야 좋은 열매를 거둘 수 있다. 적게 심는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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