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맞은 중부매일 주최 충북도지사기차지 역전마라톤 Ⅳ
30년 맞은 중부매일 주최 충북도지사기차지 역전마라톤 Ⅳ
  • 신동빈 기자
  • 승인 2019.03.17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광열 충북육상연맹 전무이사가 알려주는 대회 묘미
엄광열 충북육상연맹 전무이사를 비롯한 심판진이 제23회 대회에서 선수들의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중부매일DB
엄광열 충북육상연맹 전무이사를 비롯한 심판진이 제23회 대회에서 선수들의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2박 3일동안 펼쳐지는 모든 레이스가 결승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 일정을 보고 선수를 배치하고, 선수가 최상의 기록을 낼 수 있게 관리해야 합니다"

이는 30년 전 1회 대회부터 지금까지 충북역전마라톤과 함께 하고 있는 엄광열 충북육상연맹 전무이사의 말이다. 단순히 5천m, 1만m 기록이 좋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게임이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마라톤이라는 경기 자체가 다른 선수와의 순위경쟁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승부에요. 시속 20㎞로 20여분을 꾸준히 달리다보면 어느 시점엔가 사점(Dead point)이 찾아오는데 이 순간을 어떻게 이겨내는지가 그날의 경기력을 결정합니다"

역전마라톤 경기를 보면 선수 뒤에 코치차량이 따라붙어 '잘하고 있어', '거의 다 왔어. 조금만 더 가면 돼', '처지면 안 돼. 페이스 유지해야 돼' 등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진다. 일정수준 이상의 일반부 선수들은 대부분 사점을 극복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익히고 대응하지만 중·고등학생의 경우 경험이 부족해 이를 이기지 못하기 처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럴 때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코치들이 응원을 하며 힘이 돼 주는 것이다.

"대회 끝나면 코치들 중 목이 성한 사람이 없습니다. 선수들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기 때문에 적당히 할 수 없는 거죠. 선수들만큼 힘들게 대회를 치러내는 것입니다"

또, 기록합산으로 종합순위를 결정하다보니 구간별 시·군 감독들 간 지략싸움도 대단하다. 선발된 모든 선수가 각 구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잘하는 선수는 조금 더 많이 이겨야 하고, 기록이 뒤처지는 선수는 조금 지는 것이 역전마라톤의 핵심입니다. 우리 팀 에이스가 나갔는데 상대방보다 10초 더 이겼다고 하면 이날 경기는 졌다고 봐야 하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약한 친구가 출전한 구간은 1등과의 간격을 얼마나 좁혀서 들어오는지가 승부의 관건이죠"

그래서 감독들은 선수의 컨디션, 평소 습관, 성격, 상대팀 예상선수 등을 토대로 그날의 라인업을 구상한다.

"오르막을 잘 뛰는 선수가 있고, 오전보다 오후에 경기를 잘 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보다 기록이 빠른 선수를 붙여놓고 따라가게 하면 기록이 좋아지기도 하고 선두로 치고 나가야 자기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는 선수도 있어요. 이렇듯 다양한 변수들을 모두 머리 속에 넣어놓고 2박 3일 동안의 레이스를 계획해야 '우승'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시·군 감독들은 어느 구간에 누가 나올지를 미리 예측하거나 감추며 첩보전을 벌인다. 경기 당일 선수 선발명단만 봐도 그날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어느 정도 예측이 되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지도자들이 충북마라톤대회를 통해 열띤 승부를 벌이며 이제는 다들 전문가가 됐습니다. 감독의 전략·전술이 지는 경기를 이길 수 있게 뒤집는 '한방'이 되기 때문에 역전마라톤대회가 더 재밌다고 할 수 있죠"

이러한 경험은 전국단위 대회에서도 이어진다. 경기도·서울에 비해 선수 기량은 떨어졌지만 대회 10연패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경부역전마라톤대회 나가서 충북이 감독·코치 지략대결로 져 본적이 없어요. 기존 기록이 비슷한 선수라도 어떤 선수가 어느 구간에서 더 잘 뛰는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경부역전 대회를 충북이 독식하다보니까 독주를 견제하려고 경기 룰을 우리한테 불리하게 바꾸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의외의 선수명단으로 상대팀 허를 찌르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엄 전무를 비롯한 충북육상연맹 관계자들은 전국대회에서 최강자에 올라서면 충북육상 중·장거리 종목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좁아진 육상 인프라에 대한 걱정이 가득하다. 특히 신인발굴이 점점 어려워지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엄광열 충북육상연맹 전무이사. /중부매일DB
엄광열 충북육상연맹 전무이사. /중부매일DB

"육상에 대한 인식이 전무했던 과거보다 사정이 훨씬 안 좋아요. 과거에는 저변이 풍부해 그 중 훌륭한 선수를 찾아내는 것이 우리의 일이었는데 지금은 아무도 육상을 하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충북역전마라톤 만큼은 지역 대표축제로 발전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제1의 충북 육상 중·장거리 중흥을 이끌었던 만큼 지치지 않고 노력하겠다"

충북역전마라톤대회는 기획 당시부터 각 시·군을 들어갈 때 결승선을 통과하고 다시 동시 출발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져 모든 지역이 소외되지 않고 마라톤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엄 전무는 유일한 지역축제 마라톤대회인 제30회 충북도지사기차지 시·군대항충북역전마라톤대회를 통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제2의 육상 중흥기를 이룰 생각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