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초토화 과수화상병 막아야 한다 - 손실보상 적정한가
충북 초토화 과수화상병 막아야 한다 - 손실보상 적정한가
  • 김미정 기자
  • 승인 2019.07.18 1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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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후 다시 재배 정상 수확까지 10년 …보상은 3년만
올해 충북지역 손실보상금 350억원 육박할듯
보상금 늘자 감액기준 마련 농가에 책임 전가(?)
과수화상병 피해 모습. / 중부매일DB
과수화상병 피해 모습. / 중부매일DB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전국 과수화상병 피해의 90%가 집중된 충북지역 사과·배 농가에 대한 손실보상금은 올해 35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과수화상병에 걸리면 3년간 재배가 금지되기 때문에 정부가 3년치 수익을 '손실보상금'으로 보존하고 있다.

하지만 매몰처분한 땅에서 3년만에 다시 경작해 완숙한 수확을 거두기까기는 7~8년의 시간이 걸려 손실보상금이 적다고 농가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충북도 농업기술원이 보상금 감액기준을 마련해 과수화상병 발생에 대한 책임성을 농가에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갱생 재배 수확까지 7~8년 걸려

충주시 삼척면에서 15년간 사과농가를 지어온 김철기(가명)씨는 올해 과수화상병에 걸려 모든 사과나무를 뿌리째 뽑아 땅에 묻었다. 충주시 삼척면은 올해 도내에서 첫 발생한 지역으로, 이 지역 농가 4곳중 1곳이 과수화상병에 걸렸다.

700평 면적에서 300주를 재배해온 김씨는 지난해 실수익금이 1천600만원이었다. 하지만 3년치 수익금을 책정하는 과수화상병 손실보상금으로 2천만원 남짓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년 실수익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김씨는 "9년생, 7년생을 매립해 지금이 수확량이 한창 늘어나는 시기인데 수확의 결실을 보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뿐"이라며 "초생지의 경우 4~5년이 지나면 어느정도 수확을 보지만 기존에 작물이 심겨져있던 밭을 갈아 갱신해 재배하면 7~8년이 걸린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어 "정부의 금전적 보상 외에 지자체에서 우회적으로 농가를 도와줄 방안을 찾아달라"고 제시했다.
3년치 손실보상금은 10년생 기준 1주당 13만원(밀식)부터 최대 23만6천원까지 책정한다.

과수화상병이 발생하면 해당 과수원 전체 과수를 뿌리째 뽑아 매몰처분한다. 해당 과수원은 3년간 경작이 금지되고 '발굴금지표지판'이 세워져 주소, 매몰 시기, 발굴금지기간 등이 명시된다. / 충북도 농업기술원 제공
과수화상병이 발생하면 해당 과수원 전체 과수를 뿌리째 뽑아 매몰처분한다. 해당 과수원은 3년간 경작이 금지되고 '발굴금지표지판'이 세워져 주소, 매몰 시기, 발굴금지기간 등이 명시된다. / 충북도 농업기술원 제공

피해지역 늘면서 보상금 전년比 2배

손실보상금은 피해지역이 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충북의 경우 도내 첫 발생했던 2015년에는 1농가 0.8㏊ 피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5농가 29.2㏊로 당시에는 반경 100m까지 매몰처분했기 때문에 74농가에 51.1㏊에 대해 손실보상금 총 158억원이 지급됐다. 올해에는 해당 과원만 매몰처리로 변경돼 18일 현재 136농가 94.3㏊ 피해로 보상금이 35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적으로는 400억원 내외가 될 전망이다.

농가에 책임 떠넘기기(?)

보상금 규모가 늘어나자 최근 충북도 농업기술원을 중심으로 손실보상금 감액기준을 만들어 과수화상병 발병의 책임을 농가에 전가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실제로 충북농기원은 경감(감액)기준이 미비하다며 ▶발생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100% ▶동일 경작자가 다른 과원에서 발생한 재조성 과원에서 발생한 경우 100% ▶과수원 방치로 발병한 경우 50% ▶고의 인정시 50% ▶약제 방제 확인서 미제출시 25% ▶출입금지 미이행시 25% 등을 각각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충북농기원은 17일 과수화상병 협의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고, 이에 앞서 송용섭 원장은 지난 5일 충북 도·시·군 정책협의회에서 "농가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보상체계를 중앙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충북도 농업기술원은 17일 '과수화상병 발생에 따른 충북 사과산업 발전 협의회'를 열어 손실보상금 감액기준(안)에 대해 논의했다. / 김미정
충북도 농업기술원은 17일 '과수화상병 발생에 따른 충북 사과산업 발전 협의회'를 열어 손실보상금 감액기준(안)에 대해 논의했다. / 김미정

이에 대해 한 과수농가는 "정부에서 차단을 잘 했어야지 손실보상금이 늘어나니까 농가에 책임을 떠넘기는 건 말도 안된다"고 발끈했다.

신청후 지급까지 77일 걸려

손실보상금 신청에만 최대 77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수화상병 긴급방제 메뉴얼'에 따르면 손실보상금 청구는 매몰후 농가에서 30일 이내에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청구서를 신청하면 20일 이내에 검토를 거쳐 충북도농업기술원에 접수하고 이후 7일 이내에 농업진흥청에 제출해 검토를 거쳐 20일 이내에 보상금을 결정해 일시불로 지급한다.

요약하면 농가→시·군 농기센터→도농기원→농진청→도농기원→농기센터→농가를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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