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동시 심판대, 선거연령 하향·세대 교체 등 변수가 '관전포인트'"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석달 앞으로 다가온 4.15총선은 '정권심판론'과 '야당심판론'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르는 점이 특징이다. 경제정책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대북정책 등이 주요 판단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충북은 지역구 국회의원, 지자체장, 지방의원 등이 여당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조건에서 이번 총선을 치루는만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유리한 상황으로 보여진다. 동시에, 충북이 보수성향이 확대되는 경향을 고려하면 자유한국당에 불리하지 않다는 예측도 있다. 충북지역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4대4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되지만 변화 폭은 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각 비례대표의 청주권 지역구 출마가 판세에 영향을 미칠지 관전포인트다.

여기에 지난 연말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따라 올해 사상 처음 적용되는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연령 만18세 하향 등 선거제도 변화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체 득표율의 3% 이상을 차지한 군소정당이 의석수를 늘릴 수 있는 제도다.

또 최근 여·야 다선 의원들의 잇단 총선 불출마선언 속에서 5선에 도전하는 의원 3명이 있는 충북에서도 세대교체·인물교체 바람이 현실화될 지 관심이 쏠린다.

중부매일은 창간 30주년을 맞아 정치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지난 7일 본사 소회의실에서 '21대 총선의 이슈와 전망'을 주제로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진단했다.

장병갑 중부매일 정치부장
장병갑 중부매일 정치부장

▶장병갑 정치부장= 이번 4월 15일 치러질 제21대 총선은 결과에 따라 문재인 정부 후반기 국정 동력을 좌우할뿐 아니라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충북지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관전포인트를 꼽는다면?

안상호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안상호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안성호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번 총선은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결국 정권심판, 야당심판이 될 것이기 때문에 여·야가 사활을 걸고 경쟁할 것이다. 선진국은 중간평가가 중요하다. 총선은 지방선거와 달리 전국적 이슈가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전국이슈는 집권당에 불리한데 조국 전 법무부장관 낙마, 그로 인한 국민분열, 경제위기 같은 전국적 이슈가 충북지역이슈로 먹힐지 도민평가가 있을 것 같다.
올해부터 선거연령이 만18세로 낮아져 올해 충북지역 고3학생의 31%인 4천600여명이 이번 국회의원선거에 유권자로 참여하게 된다. 이들의 표심이 당락을 바꿀 변수가 될 수 있다.

엄태석 서원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엄태석 서원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엄태석 서원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대통령 지지율이 3년차 치고는 높은 편인데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안 통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통과 등 정치개혁, 검찰개혁이 높은 대통령 지지율을 등에 업고 갈 것인지, 경제문제가 발목을 잡을 것인지가 관전포인트다. 충북지역은 국회의원이 여야 4대4이고, 단체장 7곳이 여당, 지방의원 과반수 이상이 여당인 즉 '여당이 유리한 여건'인데 총선으로 이어질지 관전포인트다.

이선영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
이선영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

▶이선영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 역대 총선은 정권심판론이 우세했는데 이번 선거는 특이하게도 야당심판론 대 정권심판론 비율이 비슷한 것 같다. 충북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4대4로 균형을 이루고 있어서 수성이냐 탈환이냐가 관전포인트다. 문제점은 깜깜이선거다. 이번 선거도 선거법이 지난해 12월 27일에 겨우 통과된 상황이고, 선거구 획정위원 구성조차 안된 상황이다. 정치권의 직무유기다. 공직선거법에는 선거일 1년 전까지 선거구가 획정돼야 하지만 18·19·20대 총선이 각각 47일, 44일, 42일 전에 선거구가 획정된 것에 비춰보면 아직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정치신인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두번째 관전포인트는 세대교체 물갈이론이다. 각 정당마다 30~50%의 현역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고, 최근 3번의 총선 결과 현역 물갈이 비율이 높았던 정당이 제1당을 차지했다. 패스트트랙과정의 무더기 기소도 현역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선거연령 18세 하향에 따른 청소년 유권자 유입이 늘면서 양성평등, 청년수당, 지역불균형 등의 이슈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장병갑= 현 4대4구도는 어떻게 예측하는가.

▶안성호= 투표성향을 보면 충북이 전국의 바로미터역할을 해왔다. 충청권 전체가 그렇다. 충청권 27석 중 여야가 14대13, 충북은 4대4로 팽팽하게 나눠져있다. 영남은 특정 한 정당이 70%, 호남은 특정 한 정당이 90%를 차지한다. 이번 총선에서 충북은 5대3 또는 3대5, 2석 차이가 나지 않을까 예상한다.

▶엄태석= 5대3 가능성이 충분하다. 5는 자유한국당이다. 공수처 법안이 통과되고 자유한국당이 완전히 패배했는데 자칫 보면 청와대, 정부, 여당, 정의당이 굉장히 바람을 일으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수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표 결집현상을 보이면 자유한국당이 유리한 선거를 치루게 될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등장하니까 거론되는 정당이 50개가 넘는데 지역구 선거는 더욱더 양대 거대정당으로 쏠릴 것이다. 충북이 보수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군소정당이 10% 이상 갖지 못한다면 자유한국당이 불리하지 않다.

▶이선영= 4대4를 유지할 것 같다. 보수 결집이 되겠지만 진보결집도 맞대응해 팽팽할 것 같다.

▶장병갑= 여야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 공조로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이번 총선에 미치는 영향은? 또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유리하다고 보는 정당이 있다면?

▶엄태석= 직접적 수혜는 정의당, 간접적 수혜는 민주당에 돌아갈 것이다. 총선 이후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문제가 부각돼서 후폭풍이 있을 것 같다. 지역구 선거에서는 거대양당에 쏠림이 심해서 지역구 의석은 극소화될 것이다.

▶이선영= 4+1협의체는 당초 225+75로 지역구와 비례의석 규모를 정했다가 결국 현행대로 253+47로 고정시키며 호남의석을 줄이지 않기로 했다. 비례를 한 석도 늘리지 못하고 일부만 준 연동형을 도입하는 용두사미 개정안이 됐다. 취지가 사표 방지, 비례성을 높이자는 것인데 실망스럽다. 지역구에선 큰 효과는 어려울 것 같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비례들은 정의당이 가장 수혜를 볼 것이다.

▶안성호=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 1~2개 특정 소수정당이 5~9석 정도로 늘어날 수도 있다. 게다가 지난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비례정당을 만드는 것을 불허했기 때문에 소수정당이 의석에서 더 유리해질 수 있다.

▶장병갑= 충북은 4선 의원이 3명으로 모두 5선 도전이 유력하다. 일각에서는 다선 피로감을 호소하며 인물교체,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이선영= 5선에 도전하는 3명은 70대이거나 70을 바라보고 있다. 4선 중진으로서 당내에서 제대로 역할을 했는지, 지역발전과 개혁에 제 역할을 했는지 평가해야 한다. 40대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많은 역할을 하며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여야 불문하고 다선의원들의 불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는데 충북지역에서도 스스로 결자해지하면 좋겠다. 이것이 정치무관심과 정치혐오를 줄이는 길이다. 이번 총선에서 세대교체, 인물교체가 대폭 이뤄지길 바란다.

▶엄태석= 3선쯤이면 상임위원장, 당 의장을 맡는 등 기대치가 있는데 그 기대를 충족시켰는지 평가해야 한다. 다선 현역이 버티고 있으면 정치신인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못 뚫고 들어간다.

▶안성호=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교체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영남, 호남은 다선의원이 더 많다. 그 지역은 특정 정당 후보가 되면 평가도 없이 호남은 80~90%, 영남은 70%가 무조건 당선된다. 충청권은 당선확률이 50%다. 중앙당 차원에서 보면 충청권은 '험지'여서 충북에서의 4선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장병갑=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중앙무대에서 활동해온 인사들의 출마가 예상되고, 또 잇따르고 있다. 음성출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증평출신 이금로 전 수원고검장, 진천출신 임호선 전 경찰청 차장 등이 출마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엄태석= 어느날 갑자기 검사장 하던 사람이 지역에 내려와 선거출마하는 것이 낯설지 않게 받아들여지지만 그 분야 전문가일지 몰라도 정치초보자다. 국회의원에 당선돼도 지역구 관리를 잘 못한다. 정당득표율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처럼 중요한 일이 없는데 정치처럼 충원구조가 왜곡돼있는 구조도 없다.

▶안성호= 지역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나오고 서울에서 성공해 지역에 돌아오면 이 지역사람이 아닌가? 이 지역사람으로 봐야 한다. 서울에 안 가면 성공할 수 있었겠냐.

▶이선영-낙하산과 전략공천이 문제가 되는 것은 부작용이 많기 때문이다. 당선가능성만 염두에 두고 고위관료출신이나 법조인을 '모셔' 오는데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되면 싹부터 잘리는 격이다. 전략공천은 공정성, 투명성이 없고 사당화로 가는 지름길이다. 공천결과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나오게 되면 정치판이 어지러워진다.

▶장병갑=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이후 7번의 총선이 치러졌지만 충북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방의원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이번 총선에서 지방의원출신들이 대거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엄태석= 우리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제2인생을 국회에서 시작하는데 지방의회, 정당에서 길러진 사람이 국회로 올라가는 게 바람직하다. 국민들은 '시의원 하던 사람이 무슨 국회의원을 해?' 하면서 지방의원과 국회의원이 '격'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군의원-시의원-도의원-국회의원' 선순환 구조가 되면 정치에 관심있는 이들은 지방의원부터 시작할 것이다.

▶이선영= 충북지역은 관료출신, 법조인출신들이 특히 많다.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측면에서 보면 지역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에서 기초·광역을 두루 거친 지역의원출신들이 성장해 국회로 입성하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 현직 지방의원이 선거에 출마할 경우 의정공백, 보궐선거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민주당은 감점제도(25%)를 두고 있는데 패널티를 안고 출발한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안성호= 지방의원들뿐 아니라 정무부지사, 시장, 군수들도 지방-중앙을 오가기 때문에 국회의원 역할을 하는 데 플러스가 된다.

▶장병갑= 이번 총선을 키워드로 압축해 표현한다면?

▶이선영= '세대교체의 시작'이다. 세대교체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안성호= '국가심판'이다. 대한민국을 심판하는 선거가 될 것이다.

▶엄태석= '일야다여(一野多與)'다. 자유한국당 대 다수 여당의 구도로 치러지는 독특한 구조의 선거다. 극한 대립 속에서 야당은 독재타도를, 여당은 개혁의 완수를 내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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